양당 붕괴, 제3지대는 열릴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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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당 붕괴, 제3지대는 열릴 것인가
  • 이재표 기자
  • 승인 2023.12.14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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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이준석, 이재명-이낙연보다 가까운 ‘낙준연대’
12월 안으로 가시화되지 않으면 물거품 될 가능성도
원내교섭단체 못 만들면 정계개편 불쏘시개 될 수도

2024410 총선에서 국민의힘도, 더불어민주당도 찍기 싫다는 유권자들을 투표소로 향하게 만들 수 있는 제3지대 정당은 과연 탄생할 수 있을까? 또 이 정당이 나온다고 한들 충북에서 존재감을 확인할 수 있을까?

3지대는 진보와 보수 같은 이념이 아니다. 양당 구도가 점점 고착화하는 상황에서 지역구든 비례대표든 원내 진출이 가능한가가 중요하다. 이번 호에서는 비례 진출을 목표로 하는 위장(?) 정당 또는 양당의 위성정당을 제외하고 양당의 비주류들이 창당하려는 신당을 중심으로 살펴본다. /편집자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와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의 움직임이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두 사람은 상대를 높이 평가하며 힘을 합칠 가능성까지 열어 놓아 공동으로 창당하거나 연대할 가능성도 있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와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의 움직임이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두 사람은 상대를 높이 평가하며 힘을 합칠 가능성까지 열어 놓아 공동으로 창당하거나 연대할 가능성도 있다.

신당 창당을 준비하고 있는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에 이어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신당의 필요성을 적극적으로 언급함에 따라 이들의 움직임이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두 사람은 상대를 높이 평가하며 힘을 합칠 가능성까지 열어 놓아 공동으로 창당하거나 연대할 가능성도 있다.

이른바 낙준연대. 하지만 두 사람의 탈당 및 신당 창당 가능성을 낮게 보거나, 연대하더라도 큰 영향력을 발휘할 수 없다면서, “낙준연대가 아니라 낙석연대 될 것으로 전망하는 혹평도 있다. 두 사람의 몰락을 돌이 굴러떨어지는 낙석(落石)’에 비유한 것이다.

특히 충북은 그동안 양당을 제외한 3당의 무풍지대였다는 점에서 더 가혹한 평가가 나오고 있다. 충북에서 원내에 진출한 제3당은 충청을 기반으로 한 자유민주연합(자민련)이 사실상 마지막이다. 1995년 지방선거에 맞춰 창당한 김종필의 자민련은 199615대 총선, 200016대 총선까지 충북에서 존재감을 떨쳤다.

실제로 자민련은 15대 총선에서 도내 여덟 개 선거구 중 구천서(청주 상당), 오용운(청주 흥덕), 김선길(충주), 어준선(보은옥천영동), 정우택(진천음성) 등 무려 다섯 곳에서 당선자를 냈다. 자민련은 16대 총선에서도 송광호(제천단양), 정우택(진천음성괴산) 등 두 곳에서 금배지를 챙겼다.

하지만 여기까지였다. 2006년 자민련 해체 후 심대평의 국민중심당, 이회창의 자유선진당 등 그 어떤 충청 기반의 정당도 세력을 형성하지 못했다. 다만 200817대 총선에서 여당인 열린우리당 공천에서 탈락한 이용희 후보가 자유선진당으로 출마해 당선됐을 뿐이다. 하지만 이는 이 지역에서 모두 5선을 지낸 이용희 의원의 개인기였다.

충북은 안철수, 손학규, 정동영 등이 이끌었던 국민의당,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민생당 등도 충북에서는 존재감을 발휘하지 못했다. 국민의당은 201620대 총선에서 무려 서른여덟 석을 차지하며 3당으로 급부상했으나 충북에서는 여덟 개 선거구 중 네 곳에 후보를 내는 데 그쳤으며, 후보별 득표율도 10% 안팎으로 당선과 거리가 멀었다.

 

이준석 ‘27일 탈당 데드라인

 

이준석 전 대표가 공언하는 국민의힘 탈당 데드라인은 1227일이다. 11월부터는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지지자 연락망을 구축하고 있다. 신당 창당 시 발기인으로 참여할 인사들을 모으는 사전작업이다. 최근에는 총선 출마 희망자도 모집했다.

문제는 현역 의원을 포함한 기존 여권 인사들의 합류 여부다. 이 전 대표의 측근 4인방을 칭하는 천아용인(천하람·허은아·김용태·이기인)’ 중에서도 탈당 및 신당 창당에는 적극적으로 동조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국민의힘 관계자 A씨는 이준석 신당이 생기는 것은 어렵다고 봤는데 상황이 좀 달라지는 것 같다라면서도 창당한다고 하더라도 의미있는 의석을 만들어낼 가능성은 희박하다라고 전망했다.

A씨는 “2016년 국민의당은 안철수라는 대통령 후보가 있었고 좋은 호남 후보도 있었지만, 이준석 전 대표는 차기 대선 도전이 유력함에도 아직 그런 중량감을 갖추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역시 당내 비주류인 유승민 전 의원이 신당에 가세할 것인지 여부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시각이 지배하고 있다. 또 다른 소식통 B씨는 총선이 끝나고 나면 (유승민 의원이) 박근혜 탄핵을 주도했다는 배신자론에서 벗어날 것으로 보인다그러면 자연스럽게 국민의힘 당권을 차지하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B씨는 또 이준석 전 대표가 유승민 의원을 넘어섰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두 사람이 더는 호흡을 맞추기 어렵다고 잘라 말했다.

A씨와 B씨는 모두 국민의힘 계열 3당이 생기더라도 충북에서는 경선도 붙지 못하는 인물들이 모일 뿐 경쟁력은 기대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낙연 창당과 낙석연대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의 신당 행보는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못지않게 확고해 보인다. 이낙연 전 대표는 1128일 자신의 싱크탱크 연대와 공생이 개최한 포럼 자리에서 창당 가능성을 열어 놓았다. 128일 언론 인터뷰에서는 도움닫기가 필요한 단계라며 창당 준비에 들어갔음을 내비쳤다.

지금까지는 이재명 대표 사당화를 비판하며 개선을 요구했으나, 뚜렷한 응답이 없다고 보고 더는 당에 남을 이유가 없다는 명분을 확보해가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

다만 아직은 이낙연 전 대표의 결심과 달리 이막연 신당에 힘이 실리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충북의 이낙연 계로 분류되는 Q씨도 현재의 모습만 가지고는 힘을 발휘하기 어려울 것 같다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은 분명히 있지만 할 수 있는 만큼 모이지는 않았다고 진단했다.

Q씨는 국민의힘도 민주당도 싫다는 여론이 무려 30%나 되는 것은 분명하다면서 3지대나 제3의 길이 결국 국민을 설득할 길이자 자신의 길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준석과 이낙연 두 전 대표가 만날 수도 있다고 밝힌 점을 고려할 때 두 사람의 심리적인 거리가 각각 윤석열 대통령, 또는 이재명 대표와의 거리보다 가까운 것은 분명해 보인다. 하지만 만난다고 해서, 또는 두 사람의 연대하거나 공동창당한다고 해서 뾰족한 수가 있겠느냐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김병민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 “정치적 교집합을 찾기가 쉽지 않다라고 지적했다. 장경태 민주당 최고위원도 같은 프로그램에서 두 전직 대표의 연대 가능성과 관련해 낙석 연대가 아니라 낙석을 주의해야 한다고 평가절하했다.

 

총선 뒤 정계개편 불쏘시개?

 

낙준연대가 되든 3, 4당이 만들어지든 어설픈 신당은 생명력을 갖기보다 총선 뒤 정계개편의 불쏘시개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도 있다. 이는 A씨의 생각이다.

A씨는 어차피 민주당이든 국민의힘이든 단독과반은 어려울 것이라면서 신당이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할 수 있는 20석 이상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당 대 당 통합 등 정계개편의 불쏘시개가 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A씨는 그 근거로 정부 여당이 총선에서도 민주당을 이기기는 어려워 보인다“0.74%p 차이의 대선 승리로 집권 전반기를 버텨왔던 여당이 총선에서 다시 야대여소에 처한다면 총선이 끝남과 동시에 레임덕이 시작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따라서 절박한 심정으로 정계개편을 추진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대통령과 여당에는 선물로 줄 자리가 있다. 이른바 매관매직(賣官賣職)을 통해서라도 민주당 포위전략을 구사할 가능성이 작지 않다는 얘기다.

A싸는 그러나 대통령과 여당이 여기까지 생각하면서 이준석 신당을 방관할 만큼 전략적이지는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총선 전에도, 총선 이후에도 이합집산이 일어날 수도 있다. 만약 그렇다면 유권자의 표심은 유린당하는 셈이다.

3 하면 떠오르는 김수민-유행열-신용한

비례대표 병립형 되면 3당 깃발도 세우지 못할 것

양당 구도 문제 있어도 운명 걸만한 그 무엇 없어

“‘낙준연대좋은데 만나도 실효성 기대하기 어려워

 

본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충북의 제3지대 블루칩은 ‘김‧유‧신’, 김수민(왼쪽부터), 유행열, 신용한이다.
본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충북의 제3지대 블루칩은 ‘김‧유‧신’, 김수민(왼쪽부터), 유행열, 신용한이다.

충북의 제3지대는 이삭줍기일 가능성이 크다. 자민련 이후에는 늘 그랬다. 이준석과 이낙연 신당 창당이 코앞에 다가왔는데 충북에는 아직 깃발을 든 사람이 없다. 이러다가는 또 양당이 대진표를 짜기 시작하는 1월 중순 이후에야 윤곽이 드러날 수도 있다.

충북의 정치인 가운데 그래도 제3지대에서 블루칩 역할을 할 수 있는 인물들을 꼽아보았다. 비례대표 의원을 지낸 김수민 국민의힘 청주 청원 당협위원장과 유행열 전 문재인 정부 청와대 행정관, 국민의힘을 탈당한 신용한 전 바른미래당 충북지사 후보 등 ’ 3인이다.

당사자 의사와 상관없이 세 명을 꼽았고, 돌직구 질문을 던졌다. 먼저 김수민 위원장은 무조건 국민의힘으로 총선에 도전하고 경쟁력이 있다고 단언했다. 김수민 위원장은 과거 국민의당은 지역구도 지역구지만 비례대표에서 다수 의석을 확보했다이재명 민주당 대표마저 병립형으로 선회한 상황에서 누가 신당을 만들든 당사자의 존재감을 살리는 정도일 뿐 깃발도 세우지 못한다고 장담했다.

민주당 비명계로 분류할 수 있는 유행열 전 청와대 행정관은 양당체제가 극한 대립을 보이고 있고 다당제가 절실하게 필요한 시기인 것은 맞다면서도 정치철학이 맞아야만 운명을 걸 수 있다고 털어놓았다. 아직은 신당행이 운명을 건 선택인 셈이다.

바른미래당 충북지사 후보를 거쳐 국민의힘에 입당했다가 탈당한 신용한 전 서원대 석좌교수는 이낙연과 이준석 전 대표가 만나기는 하겠지만 실효성은 없을 것이라고 전제한 뒤 최근 원칙 없는 대통령의 장관 인사를 보며 여당 안에도 부글부글 끓는 사람들이 있다. 3지대는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신 전 석좌교수는 그동안 진행하거나 고정출연하던 방송을 접고 상황을 관망 중이다.

상황은 정중동(靜中動)! 아무도 움직이지 않지만 곧 요동칠 수 있는 것이 정치판이다. 20241월이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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