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에 사느라 애쓰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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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에 사느라 애쓰셨습니다’
  • 충청리뷰
  • 승인 2023.12.28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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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통팔달의 지정학적 장점이 위력 발휘한 한 해
오송 지하차도 참사…안전불감증에 무책임 표본
도지사 언행 구설수, 주민소환 문턱서 구사일생

159만 명이 함께 겪은 2023 충청리뷰 10대 뉴스

국토의 중심에 있는 충북은 지정학적으로 볼 때 여러모로 유리하다. 2023년은‘사통팔달’의 위력이 무엇인지 확인한 해다. 오송역이 1000만 이용객 시대를 굳혔고 청주국제공항도 인천-제주-김포-김해와 함께 국내공항 TOP5 시대를 열었다. 

폐기 직전에 가까스로 국회를 통과했지만, 중부내륙지원특별법도 법적인 위상을 재확인한 내륙의 핵심은 충북이다. 
수도권 전철의 연결과 충청권 광역철도의 개통, 충북선 철도 직선화 등은 사람과 물류가 흐르는 소통과 물류의 핵심으로 충북을 더욱 부각하게 할 것이다.

청주는 비록 특례시에 진입하진 못했지만, 대한민국에서 열네 번째로 인구가 많은 도시이며, 비수도권 일반시 가운데는 인구가 가장 많은 대도시이다. 청주의 지역내 총생산은 35조 원에 육박해 특례시 평균 31조7000억 원보다 월등히 많다. 

그런데 2023년 충북도민들의 삶은 고단하고 위태로웠다. 
7월 수해 때 오송 지하차도 침수 참사로 열네 명이 숨지고 열한 명이 다쳤다. 장마철에 대비하지 않은 현장, 잇단 신고 묵살, 아무도 반성하고 책임지지 않은 정치와 행정 등으로 슬픔 위에 분노를 보탰다. 12월 24일, 청주시 운영을 위탁한 눈썰매장의 구조물이 무너진 것도 ‘꿀잼도시’의 허상을 보여준다.

교육계도 단재교육연수원 강사 블랙리스트, 단재고등학교 개교 연기 논란 등 갈등을 해소하고 화합하기보다는 갈등을 조장하고 반목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도시는 팽창하고 농촌은 위축되고 있다. 청주시의 원도심은 낡고 허물어져 가는데, 외곽 개발은 서부개척시대를 방불케 하고 있다. 아파트 분양은 불패의 신화를 기록하고 있단다. 

토건 자본은 “페달을 구르지 않으면 쓰러지게 되는데 어떻게 하냐”고 반문한다. 굴러라. 구르다 구르다가 우리가 함께 쓰러질 곳은 어디일까? 
/ 편집국


오송 지하차도 참사 14명 사망 
부실제방·늑장대처 관재 비난… 감리단장 구속 기소

7월 15일 오전 청주 오송 궁평2지하차도가 완전 침수돼 14명이 숨지고 11명이 다치는 대형 참사가 발생했다. 2020년 7월 부산 동구 초량 제1지하차도 침수로 2명이 숨진 사건이 발생한 뒤 터진 비극적 참사였다. 충북에서는 2017년 제천 화재 참사 후 발생한 대형사고다.

이 사고는 관재(官災)로 드러나 충격을 주었다. 극한 호우로 지하차도 침수 위험신호가 여러 번 있었지만 제대로 대처하지 않은 것이 화근이었다. 감독기관인 행복도시건설청은 임시제방 부실시공을 방치했고 충북도와 청주시, 경찰 등은 대처에 늑장을 부려 참사를 불러왔다.

검찰은 참사 160일 만에 감리단장을 구속했다. 기존 제방을 불법 철거하고 임시제방을 부실하게 쌓아 올린 사실을 알고도 이를 방치한 혐의다. 그러나 유족들과 시민단체는 자체 진상규명 조사위원회를 발족하고 원인 규명에 나섰다.

김영환 충북지사 ‘첩첩산중’ 
주민소환 면했으나 부적절한 언행 자충수

김영환 충북지사에 대한 주민소환은 무산됐지만, 잇단 설화와 부적절한 언행으로 인해 부정적인 여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는 22대 총선에서도 여당에 불리한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김영환 지사 주민소환운동본부는 12월 12일까지 120일 동안 13만1759명 서명을 받았으나 도내 유권자의 10%인 13만5438명에 이르지 못해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 지역별 유권자의 10% 이상 서명을 받은 곳도 청주가 유일하다. 이로써 최악의 상황은 모면했으나, 오송 지하차도 침수 참사 등으로 유독 차가운 청주 민심을 확인했다. 

“나도 친일파가 되련다” 발언 등 각종 설화, 기자와 도의원 테러 사주 의혹, 폐기물업체와 30억 원 부적절한 돈거래 등 논란은 입지를 흔들고 있다. “일부 의혹이 조금만 먼저 터졌다면 소환을 면하기 어려웠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 

중부내륙특별법 국회 통과 
지역사회 총동원령… 환경규제완화 등 주요 내용 빠져

중부내륙특별법이 12월 8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중부내륙의 발전과 권리회복 기회를 맞았다. 2022년 12월 29일 법안을 공동발의 한 지 1년여 만에 일궈낸 성과다.

충북도는 “중부내륙 지역은 수도권 확장·해안권 개발 전략의 특혜를 전혀 받지 못했다”며 “백두대간으로 인한 교통 접근성 부재 등 열악한 여건 속에서도 댐 건설·국립공원 지정 등 공익적 역할을 수행했지만 정당한 보상·지원이 이뤄지지 않은 채 국가 정책에서 소외돼 왔다”고 주장했다.

이 특별법이 발효되면 환경부와 행정안전부 장관은 8개 시·도 28개 시·군·구의 체계적 발전 지원을 위한 종합계획과 자연환경 보전이용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법안은 공포 후 6개월 뒤 시행된다. 하지만 환경 규제 완화, 예비 타당성 조사 면제 등 주요 내용이 정부 부처 협의와 국회 심의 과정에서 빠졌다. 

100억 설계비 날린 청주시 신청사 
본관 철거 놓고 갈등, 재공모 단행

민선 8기 들어 이범석 시장은 청주시 신청사 재공모를 실시해 청주시의회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들 및 시민단체들과 갈등을 빚었다. 이미 전임시장 때 국제현상공모를 통해 당선작을 선정했음에도 불구하고 현 시장이 일방적으로 파기했다.

이로 인해 설계비 등 총 100억 원의 매몰비용이 발생했다. 옛 본관동 존치를 여부가 갈등의 핵심이었다. 결국 본관동은 흔적만 남기고 사라지게 됐다. 

청주시는 지난 9월 신청사 설계 공모를 진행했으며 최근 국내 공모를 통해 당선작이 발표됐다. 컨소시엄으로 접수된 4개 작품에 대해 기술심사와 본심사를 거쳐 해안종합건축사사무소와 선엔지니어링 종합건축사사무소가 공동 제출한 ‘아카이빙 시티(Archiving City·도시의 일상을 기록하는 청사)’를 당선작으로 선정했다. 공교롭게도 신청사 뒤에는 선엔지니어링이 건축한 초고층 아파트가 건립돼 있다. 

바람 잘 날 없는 청주시의회 
여야 의원 동수로 출발했지만 엇갈려

청주시의회는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21대 21명으로 동수로 출발했다. 하지만 한병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급작스런 부고 및 한재학 의원의 자진사퇴 등으로 힘의 균형이 깨졌다.

임정수 의원이 시청사 본관 존치 문제를 두고 같은 당 의원들과 충돌 끝에 더불어민주당을 탈퇴해 무소속 의원이 됐고, 박정희 국민의힘 의원은 ‘선거구민에 음식제공’을 한 혐의로 10월 26일 의원직을 상실했다. 대법원은 이날 선거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박 의원의 상고를 기각하고, 벌금 250만 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또 한재학 의원(더불어민주당)은 10월 10일, 청주시 기혼 여성 당직자와의 부적절한 관계를 이유로 스스로 물러났다. 
고 한병수 의원의 빈자리는 국민의힘 이상조 의원이 보궐선거를 통해 당선됐다. 따라서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구도는 21대 18명으로 한쪽으로 기울었다. 무소속은 1석, 두 자리는 공석으로 남아있다. 

충북 교육계 갈등 격화 
블랙리스트, 단재고 개교 연기 등

진보교육감에서 보수교육감으로 체제가 바뀌면서 올 한해 교육계는 진통을 겪었다. 

올 1월, 김상열 전 단재교육원장이 이른바 특정성향의 강사를 찍어낸 ‘블랙리스트’를 교육청 주도로 작성했다며 소셜미디어에 폭로했다. 블랙리스트 사건을 처음 폭로한 김상열 전 단재교육원장과 유수남 전 감사관은 이 사건으로 강등처분했고, 현재 교육청을 상대로 행정소송 중이다. 

또 충청북도교육청은 2024년 2월 단재 신채호의 철학을 바탕으로 한 단재고를 개교할 계획이었지만 교육감이 바뀐 뒤 단재고에 대한 개교 1년 연기 및, 교육과정 전면수정을 예고했다. 이를 두고 진보적인 교육단체들과 지난 5년여 동안 개교준비를 했던 교사들 사이에서 반발이 커졌다. 

2018년에 ‘충북형 공립 대안고 설립 TF’가 꾸려졌다. 이미 교육부 승인까지 다 받은 상황을 새로운 교육감이 뒤엎은 것이다. 교사들은 올 한해 피켓을 수차례 들었다. 

충북대-교통대 통합한다 
글로컬대학 최종 10곳에 선정돼

‘글로컬대학’ 최종 10곳에 충북대와 한국교통대가 이름을 올렸다. 두 대학은 통합을 전제로 한 개혁안이 채택돼 앞으로 5년간 1000억원을 지원받게 됐다. 글로컬대학 사업은 교육부가 대학들이 낸 실행계획서를 바탕으로 서면과 대면 심사를 거쳐 최종 결정했다. 비수도권 대학을 지원하는 정책이다.

충북대와 한국교통대는 공동으로 공유·연합 등의 과정을 거쳐 2027년 3월 통합대학을 출범시키겠다며 계획서를 제출했다. 통합의 당사자들 가운데 충북대 학생들은 이번 과정에서 반대의 목소리를 냈다. 

이들은 △통합 학교의 교명 충북대 사용 △입학년도 기준으로 졸업장 수여 △단과대·학과·학생 이동 금지 등을 주장했다. 두 대학의 통합의 3주체인 교수, 학생, 직원들은 지난 9월 통합 찬반투표를 벌였고, 충북대 학생들만 통합을 압도적으로 반대했었다.

오송역 붐비고 청주공항 떴다 
각각 1000만-370만 교통 중추로 부상

KTX분기역인 오송역과 충청권 관문공항이 청주국제공항이 2023년 교통 중추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 

오송역은 11월 말 기준 1013만178명이 이용해, 2010년 경부선 개통, 2015년 호남선 개통 이후 최다 이용 기록을 경신했다. 10월에는 97만2214명으로 월간 최고 이용률을 보이기도 했다. 충북도는 평택~오송 2복선화, 천안~청주공항 복선 전철, 대전~세종~충북 광역철도 구축, 철도클러스터 조성 등을 추진하고 있어 오송역의 위상은 더욱 굳건해질 전망이다.

청주국제공항도 저비용항공사들의 선의의 경쟁과 국제선 활성화에 힘입어 1997년 개항 이후 처음으로 TOP5에 등극했다. 인천과 제주, 김포 공항의 규모와 개항 시점을 고려할 때 부산 김해 공항에 이어 지방공항 중 두 번째에 해당하는 것이다. 특히 2024년에는 국제선 승객이 두세 배 이상 성장할 전망이다. 

에코프로 주가 가장 많이 올라 
한때 129만 원 까지… 이동채 회장 구속 동력 상실

에코프로는 올해 지옥과 천당을 오갔다. 주가가 세계에서 가장 많이 오른 반면 이동채 회장 구속으로 한때 위기를 맞았다.

미국 매체 모닝브루에 따르면 블룸버그 세계 대·중견기업 가격수익(PR) 지수에 포함된 2567개 종목 가운데 12월 21일 기준 연초 대비 수익률이 가장 높은 종목은 에코프로로 나타났다. 현재 주가는 65만 원 정도다. 7월에 비해 절반 이상 떨어졌으나 여전히 높은 수익률이다.

그러나 이동채 전 회장의 구속은 충격이었다. 서울고법은 미공개정보로 부당이득을 얻은 혐의를 받는 이 전 회장에 대해 징역 2년 실형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대법원 역시 석 달 뒤 그의 상고를 기각하고 형을 확정했다.

한편 청주상의를 중심으로 한 지역 경제계는 이 전 회장 부재로 투자 축소, 의사결정 지연 등이 우려된다며 구명 운동에 나섰다.

청주는 아파트 청약 불패 지역 
청약 경쟁률 수십 대 1… 입지·싼분양가 한몫

올 한해 청주 아파트 시장에 불황은 없었다. 지방 부동산 시장의 청약 경쟁 미달 현상 속에 청주 만은 열풍 한가운데 있다.

이달 초 분양에 들어간 현대 가경아이파크 6단지와 원건설 원봉공원 힐데스하임이 입증한다. 특히 이번 분양은 대기업과 지방 기업의 브랜드 경쟁이 겹쳐져 청약 결과에 관심이 컸다.

현대 가경아이파크 6단지는 1순위 청약 경쟁률 평균 98.61대 1을 기록해 올해 지방에서 공급된 분양단지 중 가장 높았다. 같은 날 진행된 토종 브랜드인 원건설의 원봉공원 힐데스하임도 1순위 청약이 44.1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청주 테크노폴리스 내 아파트 분양도 흥행에 성공했다. 지웰푸르지오(73대 1)와 해링턴 플레이스(57대 1), 힐데스하임(48대 1)은 모두 완판됐다. 내년에도 청주엔 1만 여 세대가 공급될 예정이어서 흥행이 이어질지 관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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