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1기 김현수& 변자문
‘수동계’ 식객 거느렸던 여장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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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선1기 김현수& 변자문
‘수동계’ 식객 거느렸던 여장부
  • 이재표 기자
  • 승인 2006.11.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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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생 찾던 남편과 함께 야반도주한 1등 후원자
‘보험왕’ 오를 정도 억척스러움, 강한 성격 구설수…
민선 첫 청주시장인 김현수 전 시장의 정치이력은 무려 45년에 이른다. 4.19혁명 이후 제1야당인 신민당에 참여한 뒤 1968년 32살의 나이로 신민당 청원지구당 위원장을 맡았고 1978년 국회의원 당선, 신군부 등장에 따른 국회해산, 정치활동 규제, 12대 국회의원 당선, 1995년 민선 1기 청주시장 당선으로 정치적 재기 성공 등이 그의 정치인생이다. 당선의 영광 사이사이에 수차례 낙선과 좌절의 시간이 있었음은 물론이다. 아니 그러한 절치부심의 기간이 더욱 길었다.

   
김 전 시장의 부인인 변자문 여사는 김 전 시장의 이러한 정치인생에서 1등 후원자였다. 김 전 시장이 청년당원으로 활동하던 시절 한 부녀당원의 중매로 결혼했던 만큼, 김 전 시장의 정치적 삶을 충분히 각오하고 결단했던 것인지도 모른다. 이러한 결단은 장남인 아들이 가업(농사)을 잇기를 바라면서 정치인이 되는 것을 반대했던 시부모의 눈을 피해 남편과 함께 사실상 야반도주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오창면 백현리에 있는 본가에서 도망치듯 나온 이들 부부는 청주시 수동 달동네에 3000원짜리 월세방을 얻어 생활하게 되는데, 당시는 이른바 ‘가신정캄가 지배하던 시절로 굳이 표현하자면 ‘김현수계(?)’에 속하는 정치지망생들이 이웃해 살았으며 이들의 살림을 거드는 것도 모두 변 여사의 몫이었다.

당시 김 전 시장의 식객이었던 박문희(도의원 3회 출마)씨는 “변 여사가 새벽시장에 나가 주워온 배춧잎 등을 넣고 죽을 끓여먹을 정도로 생활이 곤궁했지만 특유의 억척스러움으로 버텨나갔다”며 “변 여사는 큰 누님과도 같은 존재”라고 회고했다.

김 전 시장이 10대 국회의원으로 당선됐으나 국회가 해산되면서 다시 야인생활을 하게 되자 변 여사는 본격적으로 직업전선에 뛰어들었다. 김 전 시장의 청주상고 동창이던 박태순씨가 흥업백화점을 운영하던 시절 백화점 내 점포를 얻어 옷가게를 운영하기도 했고, 외부인 추천케이스로 모 손해보험사에서 영업소를 운영하기도 했다. 변 여사는 특히 남편이 청주시장으로 재기하기까지 10여년 동안 보험영업으로 생계를 책임지다시피 했는데, 수차례 보험왕에 오르는 등 발군의 실력을 발휘한다.

변 여사는 청주의 퍼스트레이디가 된 뒤에도 ‘부창부수(夫唱婦隨)’라 할만큼 남편과 비슷한 저돌적인 캐릭터로 인구에 회자됐다. 부인회 활동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김장철에는 젓갈류를 팔았고, 마음에 들지 않는 공무원을 직접 혼냈다는 뒷얘기도 나돌았었다.

퇴임식 때 직접 마이크를 잡고 “그동안 수고했다”며 ‘한말씀’을 했다는 것도 유명한 일화다. 박문희씨는 “김 전 시장을 싫어하는 사람들이 공격의 무기로 흔히 부인을 끌어대지만 변 여사는 전형적인 한국의 어머니상과 같이 여성으로서의 억척스러움을 지녔을 뿐”이라고 항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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