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전하는 이 마을, 음성군 원당2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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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전하는 이 마을, 음성군 원당2리
  • 김천수 기자
  • 승인 2024.02.22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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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피해 없는 기피시설 유치 ‘행복한 부자마을’ 단초 마련
원당2리 주민들이 설 명절을 맞아 이틀 동안 '한마음 놀이마당'을 펼쳤다. 원안은 김익환 마을 이장. 

지난 13일 오전 한 시골마을 회관 앞마당이 사람들로 꽉 들어차 떡매치기와 윷놀이 등으로 왁자지껄 웃음꽃이 만발했다. 마을 주민들은 물론 이웃 마을 사람들도 찾아와 윷놀이를 하고 음식을 함께 나눠먹으며 즐거워했다. 설날 명절에 이어 이틀 동안 진행된 ‘원당2리 한마음 놀이마당’ 첫날의 풍경이다.

충북 음성군 감곡면 원당2리는 최근 수년 사이에 행복한 부자마을의 단초를 마련해 주민 화합의 열기가 높아졌다. 단기간에 20억원 안팎의 자산을 확보해 마을회관 부지를 마련하는 등 전형적인 농업마을이 짧은 기간 잘사는 마을로 변화하며 주목을 받고 있다.

당초 이 마을은 공장 하나 없고 논밭만 있는 80여 가구가 사는 작지 않은 농촌으로 마을 자체의 재산이 없다시피 했다. 그러나 마을 주민들은 이장을 중심으로 지혜를 발휘해 마을 발전의 획기적인 기회를 잡아 반전을 이뤄내고 있다.

대부분의 토지가 농업진흥구역으로 묶인 상황에서 지난 2015년 음성군이 실시한 ‘음성군 가축분뇨공공처리시설 설치사업 후보지 공모’에 응해 최종 선정되면서 마을은 새로운 역사가 수립되기 시작했다. 공모에서 7개 마을 9개 부지의 경쟁을 뚫고 최적합 후보지로 심의 선정되면서 해당 시설 유치에 성공했다.

공공처리시설 지원 정책 활용

선정된 마을에 지원되는 혜택은 20억원의 지원금, 음성군 음식물쓰레기 봉투 판매대금 10%, 축산분뇨수거업 허가, 시설 폐열 이용 등으로 마을 입장에선 획기적 발전의 호기였던 셈이다. 이를 계기삼아 원당2리는 공공처리시설 인근을 대상지로 2016년 ‘친환경에너지타운’ 공모 사업에 선정돼 국도비 등 52억원의 사업을 지원 받았다.

원당2리의 효자가 된 음성군 가축분뇨공공처리 시설 모습. 전국에서 수시로 선진지 견학을 오고 있다.

이 사업은 공공처리시설에서 발생하는 폐열을 이용한 온실 운영, 마을 커뮤니티 시설 설치와 운영 등으로 재정에 보탬이 되는 또한번의 계기가 되고 있다. 친환경에너지 타운은 600㎡ 규모의 작업장과 3662㎡의 온실을 갖고 있다. 또한 트랙터2대, 저온저장고 등을 갖추고 있다. 또한 원당2리는 경쟁을 뚫고 마을만들기 사업에도 선정돼 2020년부터 2022년까지 5억원이 투입되는 사업을 끌어와 매년 꽃가꾸기 등 마을환경 사업을 벌이고 있다.

이런 노력으로 수년 사이 원당2리 재정은 급속히 성장했다. 마을회에 따르면 지난 1월초 기준 재산내역은 19억4000여 만원에 달하고 있다. 감곡면 내에 7억여 원을 들여 3층 원룸을 구입해 임대료 수입을 거두고 있고, 마을 내에 약 1300㎡ 넓이의 토지도 마련해 향후 마을회관을 신축할 계획이다.

친환경에너지타운 적극 운용

현재 마을회관은 타인 토지에 세워진 수십년 된 건물이란 점에서 지금까지의 궁핍한 처지가 읽힌다. 10억원의 적립급도 예치돼 있다. 원당2리는 지난 연말에 즈음해 감곡면에 200만원의 이웃돕기 성금을, 음성군장학회에 300만원의 장학기금을 기부하기도 했다.

이 마을은 특히 규정위원회, 운영위원회, 반상회 등의 운영을 통해 주민 의견을 통합해가고 있다. 처음 시설 공모 초기 때 일부 반대도 있었지만 슬기롭게 넘어갔다. 김은식 청년회장은 “공공처리시설 유치 때 몇몇이 반대했지만 이제는 모두가 하나가 됐다”면서 “시설에서 악취를 맡을 수도 없을 만큼 쾌적해 주민들이 좋아하고, 타지에서 견학을 많이 온다”고 자랑했다.

즐겁게 떡매를 치고 있는 원당2리 주민들. 

현재 마을 인구는 총 184명으로 남자 86명, 여자 98명이다. 이 중 농업인은 102명으로 남자 52명, 여자 50명이 종사하고 있다. 가구수는 총 87호로 4인이상 8가구, 2~3인 60가구, 단독 19가구로 분포돼 있다. 마을은 용머리, 원뎅이, 뒷벌, 새터와 개별 주택이 산재하고 있다. 주로 복숭아 농사를 짓는 가구가 가장 많고 사과, 버섯, 쌀 농가도 있다. 아울러 개인 사업 및 직장인 가구도 있다. 특히 노인들도 많다.

이웃돕기성금‧장학금도 쾌척

이런 복합적인 농촌 마을을 감안해 원당2리는 2022년 ‘중장기 발전계획’을 수립했다고 한다. 김익환 마을 이장은 “우리 마을은 공공처리시설 유치를 계기로 화합 발전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면서 “중장기 계획의 핵심은 ‘요람에서 무덤까지’다”라고 강조했다. 김 이장은 “마을에서 태어나 죽을 때까지 거주하는 것을 지원하는 시스템을 마련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향후 마을 내에 ‘노인주간보호센터’ 개념의 시설을 설치할 계획이란 점을 밝혔다. 그는 “이곳에 자라 동네에서 어르신들을 끝까지 모시는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이 마을은 매년 5월 어버이날을 ‘공경의 날’로 정해 명절처럼 마을회관에 모여 음식을 마련해 나눠먹고 놀이마당을 펼치고 있다. 또한 철철이 야유회도 가고 명절 때는 물론 수시로 음식물, 선물 등을 집집마다 나눠주고 있다. 이런 행사에는 청년회와 부녀회, 노인회까지 활발하게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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