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년 외길, ‘양복 명장’으로 우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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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년 외길, ‘양복 명장’으로 우뚝
  • 박소담 기자
  • 승인 2024.03.20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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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지 않는 열정이 나의 원동력”
마스터 테일러 한상권 대표.
마스터 테일러 한상권 대표.

충북 청주시 상당구 용암동 마스터 테일러 한상권 대표는 52년째 활동 중인 맞춤 양복계의 살아있는 전설이다. 마스터 테일러란 상의‧하의‧조끼의 바느질은 물론 패턴부터 제작까지 모든 것을 총괄하는 숙련된 재단사를 일컫는 명칭이다. 어릴 적부터 손재주가 뛰어나다는 말을 유난히 많이 들었다는 한 대표. 열여섯 살 되던 해, 우연한 계기로 양복점에 취직했다고 한다. 한 대표는 “손으로 하는 것은 무엇이든 잘했던 터라 2년 만에 바지제작을 익혔다. 양복 기술자들 사이에선 아주 짧은 시간이다”라고 말했다. 그 후 전국을 누비며 기술자 생활을 하다 청주에 안착해 양복점을 차린 지 47년이 됐다.

재단 부분 국무총리상 수상

한상권 대표는 1998년과 2001년, 2006년, 충북 지방 경기대회 금메달, 2017년 세계 골드 핑거 대회 우수상, 2018년 양복제작 소상공인 부문 최우수상에 이어 충청북도 명장으로 선정됐다. 한 대표는 “명장으로 선정된 후 어깨가 더 무겁다”고 말했다. 이어 2019년에는 소상공인 전국기능경진대회 재단 부분 국무총리상 대상을 받고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국가기술자격 정책심의위원회 의원으로 활동했다. 청주교도소 재소자 교육과 중‧고등학교 진로교육 등 30년째 재능 기부와 봉사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12일에는 보은군 마루면으로 농촌 사랑 봉사활동에 다녀오기도 했다.

“내일모레 일흔인데 이놈의 열정이 식지를 않는다”며 웃는 한 대표. 그는 “내 분야에 최고가 되겠다는 투지가 꺾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수제자를 여럿 배출하고 명장의 자리에 올랐지만, 아직도 나는 배움에 목마르다”며 웃었다.

옷을 빨리 만들어 많이 파는 데는 관심이 없다. 한 벌의 상의가 완성되는데 사나흘이 걸린다. 혼을 쏟아 만드는 나의 작품이다. 내가 만든 옷을 입고 ‘몸에 그림을 그려놓은 듯 편하다’라는 말을 들을 때 보람을 느낀다. 시간이 얼마가 걸리든 제대로 만드는 것. 그것이 나의 자존심이자 원동력이다

마스터를 가르치는 마스터

이미 수십 명의 수제자를 배출한 그는 “같은 업종에 계신 분들이 제도, 봉제, 제작 등을 배우러 전국에서 찾아온다. 명장의 이름에 누가 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바늘을 잡고 있을 때가 가장 행복하다. 눈 감는 날까지 양복을 만들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인생에 중요한 순간 좋은 옷을 입어야 할 때는 반드시 온다. 살면서 한번은 제대로 만든 양복을 입어봐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사람이 옷에 맞춰 입는 것이 아니라 옷이 사람에 맞춰져야 한다. 내 몸에 꼭 맞는 옷을 입었을 때의 편안함은 결코 잊히지 않는다. 세상에 하나뿐인 자신의 양복을 가지는 기쁨을 모두가 누려봤으면 좋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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