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명물 미선나무 상품화·연구개발 '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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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명물 미선나무 상품화·연구개발 '분주'
  • 양정아 기자
  • 승인 2024.03.29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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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선나무 바디워시 등 제품개발, 미선나무 표준화 확립
괴산군, 식약처 승인 늦어져

괴산 미선나무의 迷路 [다양한 사업화 진행]

1속 1종으로 1919년 충북 진천에서 처음 발견돼 학계에 보고된 미선나무. 국내에만 자생하면서 이른 봄 벚꽃 보다 먼저 피고 향기가 많아 인기가 높다.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미선나무 자생 군락지는 괴산군 3곳과 영동군, 전북 부안군으로 5곳이다. 특히 괴산지역은 나무 번식 등을 연구해 사업화를 이루기도 했다. 이를 넘어 기능성 제품, 식품화를 위한 사업화가 진행되는 등 십여년 넘는 활동이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미선나무 꽃 축제 및 사업화 과정에 복잡하고 미묘한 사연이 미로(迷路)처럼 얽혀 있다. 미로의 종착지가 궁금하다.

괴산에 자생하는 미선나무.
괴산에 자생하는 미선나무.

봄이 오면 우리나라 곳곳에서 다양한 꽃들이 만개하며 계절의 변화를 알린다. 특히 우리나라에만 있는 미선나무는 봄을 알리는 전령 중 하나로, 그 가치와 의미가 남다르다.

미선나무는 그 열매의 모양이 전통 부채인 둥근 ‘미선(尾扇)’을 닮았다고 해서 이러한 이름이 붙여졌다. 이 나무는 전 세계적으로 한국에서만 자생하는 매우 특별한 식물로, 강한 향기를 지니고 있어 멀리서도 그 존재를 알릴 수 있다.

현재 전국에서 5곳의 미선나무 자생지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보호받고 있으며 그 중 괴산 3곳, 영동 1곳 등 4곳이 충북에 있다. 이는 자생지 보호의 중요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

특히, 미선나무는 그 아름다운 꽃과 그윽한 향기로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이에 충북을 대표하는 특산식물인 미선나무의 가치를 널리 알리기 위해 상품개발과 미선나무 연구개발 등의 다양한 사업화를 진행하고 있다.

향기를 머금은 충북

충북향기연구소는 ‘솔찍(Soul Chic)’이라는 브랜드를 통해 충북 고유의 향기를 알리는 데 앞장서고 있다. 특별히 충북에서 자생하는 천연기념물인 미선나무를 활용한 바디워시와 로션 제품이 개발돼 충북의 고유한 향기를 전국에 알리고 있다.

충북테크노파크 바이오센터 내에 위치한 충북향기연구소는 충북 고유의 향기 소재 개발을 목표로, 지난 2021년부터 충북의 특화 천연물을 조사해 향기 소재를 개발해왔다. 이들은 이미 정이품송향과 직지향을 개발해 디퓨저와 캔들 제품을 출시한 바 있다. 최근에는 미선나무향과 초정탄산수향을 담은 바디워시와 바디로션을 새롭게 선보였다.

충북향기연구소 관계자는 “미선나무는 괴산 지역에서 자생하는 희귀식물”이라며 “봄에 아름다운 꽃을 피우며 산뜻하고 깨끗한 향기를 지니고 있어 이 향기는 충북의 플로럴한 이미지와 잘 어울린다고 판단됐다”며 미선나무 향을 선정한 이유를 밝혔다.

연구소는 이러한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향기 소재 개발을 통해 충북 고유의 향기를 전국적으로 알리고,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를 위해 괴산 세계 유기농산업 엑스포와 오송 화장품 뷰티산업 엑스포 등 다양한 행사에 참가해 ‘솔찍(Soul Chic)’ 브랜드를 통해 충북의 향기를 선보이며, 국내외 소비자들에게 충북의 향 브랜드 홍보 활동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충북테크노파크 바이오센터 관계자는 “올해 6월까지 향기연구소내 향기 추출 시스템 장비 설치할 예정이다. 미선나무 향처럼 충북의 자연과 문화를 활용해 지역 경제 발전과 함께 충북의 아름다움과 특색을 널리 알리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충북향기연구소가 선보인 미선나무향과 초정탄산수 향을 담은 바디로션과 바디워시 제품.
충북향기연구소가 선보인 미선나무향과 초정탄산수 향을 담은 바디로션과 바디워시 제품.

미선나무 국가R&D 과제 선정

충북산림바이오센터는 이달 산림청 출연 국가연구개발사업에 미선나무, 산돌배나무 관련 연구개발 사업에 2건의 신규 과제가 선정됐다. 충북산림바이오센터와 산업체, 대학 등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신청한 ‘미선나무 산림자원 기능성 원료 표준화 기술개발’에 선정돼 11억원을 지원받는다. 이를 통해 원료 표준화 및 시제품 개발, 근손실 감소를 위한 개별인정형 원료 분석, 대량생산 표준화 체계 확립 등을 진행한다.

정은숙 산림바이오센터 연구개발팀장 “지난 2022년 개청한 충북산림바이오센터는 기업과 농가의 산업화를 위한 중간단계를 지원하는 곳”이라며 “생산단지는 작년에 준공돼 이제 막 재배를 시작하는 단계지만, 이번 과제를 통해 미선나무 재배 표준화를 준비 중이다. 산업화를 위해서는 원물에 대한 대량공급이 필요한데, 센터가 그를 위한 재배 표준화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충북산림바이오센터와 공동연구기관은 “이번 연구개발 과제를 통해 논문 발표와 특허 출원·등록 등 개발된 지식재산권에 대한 기술 이전에 나서며, 유용한 산림 자원의 기술 성과를 도내 임업인에게 보급해 신소득 창출을 지원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식약처 승인 지연

한편, 미선나무가 가장 많이 자생하는 충북 괴산군 또한 미선나무를 이용한 사업화의 추진하고 있다. 괴산군과 미선나무식품화사업단은 2019년부터 60여억원을 투입해 미선나무를 활용한 가공식품 개발을 비롯해 가공센터 구축, 건강기능식품 개발 등에 나서고 있다.

이에 사업단은 지난 2019년부터 2020년까지 미선닭가슴살 육포, 미선 커피, 미선 스포츠 크림 개발 등을 진행했다. 하지만 취재 결과 커피는 시제품 생산, 닭가슴살 육포의 경우 미선나무 소스를 제공하고 생산·판매 등은 기업에서 진행하고 있다. 스포츠크림의 1차 초도분만 생산해 판매했고 아직 2차는 생산은 미정인 것으로 나타났다.

조명근 미선나무식품화사업단 사무국장은 “현재 초점을 두고 있는 것은 식품보다는 건강기능식품 원료에 힘을 쏟고 있다”며 “현재 식약처에 항비만 건강기능식품 원료로 보완서류 작성 후 재신청하고 있다. 지난해 말 사업이 종료가 예정됐지만, 식약처 승인이 늦어지면서 사업기간이 연장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선나무 종합가공센터가 미가동 상태인 것에 대해 “가공센터의 경우 원료생산이 목적인데, 시설은 GMP설계까지 해서 기준에 맞췄지만 아직 인가는 안됐다”며 “GMP승인을 위해서는 원료생산 목록이 있어야 가능하지만, 앞서 말한 것처럼 식약처 승인이 늦어져 원료 생산도 늦어지고 있다. 사업이 본 괘도에 오르기 위해서는 식약처 승인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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