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자서전 제작, ‘자긍심‧눈물’ 표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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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자서전 제작, ‘자긍심‧눈물’ 표출
  • 김천수 기자
  • 승인 2024.04.18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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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의회는 예산 대폭 삭감…탑재 동영상 5556개, 구독자 1860명

내 삶의 영상기록

평범한 충북민의 개인 인생사가 영상으로 기록되고 있다. 우리 이웃의 친근한 어르신이나 장애인 등 서민들의 인생 서사가 담겨지고 있다. 이미 수천명의 얼굴과 목소리가 자신들의 삶을 공개하고 있다. 이들은 5분여 동안 자신들이 수십년 살아낸 인생 이야기를 덤덤하게 때로는 눈물을 훔치며, 그러다가 웃음을 지으며 지나온 발자취를 드러낸다. 그 속엔 나라의 역경도 있고 가족의 눈물도 행복도 있다. 사람들의 생로병사와 고진감래 이야기가 심금을 울린다.

지난해 12월 27일 개최된 충북영상자서전 성과보고회 및 시상식 사진.   /충북도

충북도의 ‘영상자서전 제작 지원사업’이 호평에도 충북도의회의 적극적인 지원을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다.

충북도는 2022년 9월 영상자서전 사업을 시작해 지난해부터 본격화하고 있다. 도민들의 진솔한 인생 이야기를 영상콘텐츠로 무료 제작해주는 주요 공약사업이다. 영상자서전은 도민들이 20분 정도 살아온 삶을 이야기하는 장면을 촬영해 5분 내외로 편집하는 방식으로 제작된다.

제작된 영상자서전은 충북도가 운영 중인 전용 유튜브 채널에 업로드 된다. 개인이 소장을 원하면 다운로드 하면 된다. 4월 15일 현재, ‘충북영상자서전’ 유튜브에는 5556개의 동영상이 올라 있고, 구독자는 1860명이다.

충북도 관계자는 “자서전을 제작해 공유하면 세대 간 소통과 교감에 도움이 된다”며 “인식변화를 위해 올해 장애인 등의 인생에 대해서도 영상 제작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예산확보가 계획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해에는 부족하지만 확보된 7억9000만원의 사업비로 사업을 펼쳐 높은 만족도를 이끌었다고 도는 밝혔다. 이에 따라 올해에는 17억8000만원의 예산액을 편성했지만 7억2500만원으로 대폭 삭감됐다.

지난해 12월 6일 개최된 충북도의회 예결위원회 회의에서 박진희 의원은 “지난해 대비 예산이 많이 증액됐는데 긴축재정 속에 증가 편성할 만큼 사업 효과가 있다고 생각을 하냐”고 물었다.

이에 이제승 보건복지국장은 “올해(2023년) 처음으로 영상자서전 사업을 과학인재국에서 총괄해 노인복지관을 중심으로 시행해 봤는데 상당히 만족도도 높았고, 실버유튜버로 참여하셨던 분들을 만나 보니 우려했던 것보다 더 잘하고 엄청 즐겁게 일을 하더라”고 밝혔다.

이어 “그래서 노인복지관 쪽에 확대를 하면 상당히 효과가 있겠다, 해서 내년(2024년)도에는 노인복지관과 눈이 안 보이는 분 등을 대상으로 장애인 사업을 추가하고자 했다”고 했다. 이 국장은 “‘내가 죽지 않고 살아서 참 잘했다’ 이런 말을 많이 하는 걸 들으니 기록을 남겨서 같이 공유하고 공감대가 필요하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부연했다.

도, 의회 설득에 총력

또한 이 국장은 “농업 쪽의 특별한 기술 보유자 등의 관련 단체를 통해 어떤 삶인지 영상기록으로 남기는 것도 가치가 있겠다”는 야사 가치의 중요성도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이어갔다. 특히 “기록문화 차원에서도 우리 도가 세계적으로 선도하는 데, 잘 기록을 유지하면 좋은 성과로 나타날 수 있지 않을까 해서 새로운 진영에서 한번 추진하려고 사업을 증액하게 됐다”고 예산 증액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에 박 의원은 “정사·야사의 개념은 아닌 것 같다. 이 영상자서전은 그냥 개인사인 거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 국장은 “개인사지만 모이면 어떤 민중의 삶이 되기 때문에…”라고 반응했다. 다시 박 의원은 “호응이 굉장히 좋다는 말인데, 유튜브를 찾아본 결과 조금은 다른 거 같다”며 “내용적으로 영상적으로 질적으로 거의 천편일률적이고, 조회수도 한 2∼3회 정도가 다인 그런 경우도 있는데, 우리 가족들도 사실은 별로 관심이 없다”면서 “어떻게 생각하냐”고 따져 물었다.

재차 답변에서 이 국장은 “영상자서전을 촬영하는 거의 주목적은 조회수를 높이는 건 아니다. 우리 민중의 삶이라든지 그런 것을 기록·보관하고 후대에도 그걸 전달하려는 그런 사업이기 때문에 조회수 높이기, 공감대 형성은 부수적인 사업”이라고 설명했다.

그러자 박 의원은 “하지만 개인의 삶을 영상자서전으로 세금으로 만드는 거 아니냐”고 되묻고 “그렇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에개 공유되지 못한다면 그만큼 사업 취지를 또 상쇄시키는 측면도 있다”고 했다. 다시 이 국장은 “그래서 저희도 지적한 대로 부각됐기 때문에 홍보를 중심으로 홍보비를 세웠고, 질을 높이기 위해서…”라고 언급하자, 박 의원은 “내 인생을 찍고 싶다는 분들이 사실은 많지 않아서 찾는 데 애로점이 많았다고 들었다”고 맞섰다.

그렇지만 이 국장은 “그런 분도 있지만 단체 같은 데서 이야기를 나눠보면 의외로 하고자 하는 분들도 꽤 있다”고 물러서지 않았다. 이후에도 두 사람의 공방은 이어졌다. 박 의원은 긴축 재정 속 양척 팽창 아니냐는 지적이고, 이 국장은 양적 확대와 질적 제고라는 투트랙을 강조했다.

추경‧조례안 통과 관건

이어 조덕진 기획관리실장은 김꽃임 의원의 포괄적인 질의에 대한 답변에서 “추가로 영상자서전 같은 경우도 참여 대상이라든지 홍보 확대의 필요성 같은 거를 추가로 고민을 해서 보완 점검해 올렸는데 상임위 차원에서 많이 설득을 못 시켜드렸고 좀 아쉬운 부분이 있다”고 한발 물러섰다. 그러면서 “지적한 대로 공약에 들어간 사업은 좀 더 철저히 보완해서 계획을 가지고 설명드리고 예산을 부탁드리겠다”고 밝혔다.

앞서 같은 해 11월 30일 열린 정책복지위원회 회의에서는 좀 더 세부적인 내용에 대한 의원들의 질문과 해당 부서장의 답변이 있었다. 결국 2024년도 본예산에는 앞서 밝혔듯이 편성액 17억8000만원이 7억2500만원으로 대폭 감액됐다.

충북도는 조만간 이루어질 1회 추가경정예산안에 약 7억7900만원을 요구할 계획이다. 시군에 지원할 예산액이 포함된 내용이다. 아울러 도는 영상자서전 제작 활동을 장려하고 지원하기 위한 ‘충청북도 영상자서전 활성화 지원 조례안’을 마련해 입법 예고를 마쳤다. 조례안 또한 다가오는 도의회에서 처리되길 기대하고 있다. 충북도민의 기록문화 활성화를 통한 삶의 질 향상에 이바지함이 조례 제정의 목적이다.

조례안에는 행정적·재정적 지원 사항으로 △소요경비 지원 △홍보물품 및 실비 지원 △교육사업 추진 △사무 위탁 가능 등의 조항이 담겨 있다. 또한 사업평가, 우수영상물 활용, 포상 등에 대한 내용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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