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로에 선 전문대]족벌사학에 마침내 ‘사법철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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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로에 선 전문대]족벌사학에 마침내 ‘사법철퇴’
  • 충청리뷰
  • 승인 2003.02.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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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경찰청, 극동전문대 류택희 전 학장 80억원 교비 횡령혐의 구속
개인착복 여부 수사미진 의혹, 교육부 로비여부 자금추적 했나

음성 극동정보대 교비횡령 의혹사건이 재단주 류택희씨(68)의 구속으로 일단락됐다. 지난 8일 청주지검은 94년 5월부터 2002년 6월까지 교비 80여억원을 횡령하거나 전용한 류씨에 대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업무상 횡령) 혐의로 구속했다. 한편 극동정보대 기획실장을 맡았던 류씨의 아들 기일씨(37)도 같은 혐의로 불구속입건됐다. 이에앞서 교육부는 지난 5일 관선이사 4명을 선임, 대학 정상화의 활로를 열었다. 한편 극동정보대 교비횡령 사건은 지난해 9월 직원노조가 류씨와 아들 등 3명을 검찰에 형사고소하면서 비롯됐다.
사건수사는 충북지방경찰청으로 이첩됐고 결국 5개월만에 마무리된 셈이다. 이에대해 극동정보대 공동대책위측은 “직원노조가 증거가 될 회계자료 일체를 제공했음에도 불구하고 수사가 장기화된 것이 유감이다. 또한 수사결과 류택희씨의 개인착복 부분에 대해선 비껴간 부분이 많아 신뢰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류씨의 혐의사실과 극동정보대의 향후 운영전망에 대해 알아본다.
/ 편집자

류씨는 학교법인 영산학원(경기도 과천)과 극동학원 설립자로 지난 94년 극동정보대 개교와 함께 학장직을 맡아왔다. 영산학원 산하에는 과천외국어고, 과천여고가 있고 극동학원에서는 2년제 극동정보대와 4년제 극동대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충북지방경찰청의 수사결과는 극동정보대 직원노조가 제기한 의혹사안 가운데 일부 개인횡령과 로비자금 의혹 규명이 미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관사구입과 토지매입에 따른 의혹을 들 수 있다. 2000년 7월 극동정보대는 관사 구입 명목으로 3억3890만원의 교비를 들여 서울 강남 아파트를 매입했다. 당시 류씨는 딸 결혼을 앞두고 장만한 것으로 추정되며 직원노조의 고소직전까지 극동정보대 또는 극동학원의 재산으로 등재되지 않았었다. 94년 4월 충주시 이류면 만정리 191번지 일대(현 극동정보대 충주캠퍼스 진입도로변) 토지 3필지를 교비 4억300만원으로 구입하고 극동학원 이금자이사장(류씨 부인) 개인명의로 등재했다. 하지만 본보 확인결과 충주 토지 3필지는 지난 1월 13일자로 이금자이사장의 소유권이 극동학원으로 변경돼 등재된 상태였다. 문제 소지가 있는 재산에 대해 수사가 진행되자 뒤늦게 원상회복시킨 것이다. 하지만 고소시점을 감안할 때 개인횡령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는 지적이다.

고소후 명의변경, 면책되나?
또한 매 학기 강의교재를 학교에서 일괄 구매해 판매하면서 발생한 수익금의 처리여부에 대해서도 수사결과가 나오지 않았다. 직원노조는 교재 구입시 정가의 20∼30% 할인된 가격에 산 뒤 학생들에겐 정가에 판매하는 수법으로 94년 개교이래 2001년까지 수억원의 부당이익을 취한 것으로 분석했다. 지난 95년 2월 극동정보대 교비 1억2500만원을 류씨의 서모인 이모씨 앞으로 송금한 의혹에 대해서는 수사결과는 없었다. 다만 류씨 자신이 교육부 감사에서 ‘서모로부터 빌린 사채를 받은 것’으로 해명했다는 것. 또한 류씨의 동생인 류공희씨를 극동정보대 일반직 6급으로 2000년 5월부터 2001년 10월까지 근무한 것처럼 속이고 임금을 받도록 한 사실에 대해서도 규명되지 않았다.
특히 교육부에 대한 로비의혹이 별다른 수사진척을 보지 못함에 따라 경찰 수사의 한계를 드러냈다는 지적이다. 노조측이 제시한 일계표에 따르면 97년 한햇동안 교육부를 상대로한 지출금액이 2200만원에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4년제 극동대학교 설립인가(97년 10월)를 앞뒤로 한 9∼12월 사이에는 한번에 200만∼500만원씩 1600만원이 집중적으로 지출됐다. 또한 97년도엔 극동정보대가 교육부로부터 가장 많은 증원인가(600명)를 받는등 적지않은 혜택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류씨가 96년 5월∼97년 5월 사이에 지출내역조차 적지 않은채 2억2000만원의 교비를 인출한 것에 대해 로비자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수사진은 한번에 1000만∼5000만원까지 뭉칫돈이 빠져나간 부분에 대해서도 자금흐름을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생장학금 횡령의혹에 대해서도 경찰과 직원노조의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경찰은 “관련 자료를 확인한 결과 허위로 이름만 적힌 채 장학금이 미지급된 사례는 발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에대해 직원노조측은 “우리가 교비횡령을 고소하자 뒤늦게 서류를 다시 꾸민 흔적이 역력하다. 교육부 감사반에 제출된 명단은 우리가 확보한 학생명단이 대거 줄어든 것이다. 교육부에서 노조측 자료는 사본이기 때문에 인정하기 곤란하다고 하니, 어쩌겠는가. 이런 식의 솜방망이 감사와 수사가 사학비리를 근절시키지 못하는 원인 중에 하나”라고 지적했다.

● 충북지방경찰청 수사결과 범죄사실
①교비를 영산학원 학교로 유용
95년 5월부터 96년 11월까지 극동정보대 교비 12억2828만원을 영산학원과 과천여고, 과천외국어고 교실 증개축 비용등으로 유용.
②사학기금 유용
사학진흥재단으로부터 95년 7월부터 98년 7월까지 극동정보대 시설비 명목으로 38억원을 융자받아 이 가운데 10억원을 들여 서울 강남구 신사동 율애빌딩을 매입, 극동학원 명의로 등재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97년 7월 8억3000만원을 극동학원 법인예탁금으로 예치하는등 총 18억3000만원을 유용.
③극동대학교 신축공사비로 유용
류씨는 96년 12월부터 98년 1월까지 13회에 걸쳐 총 46억5653만원을 극동정보대 공사비용으로 유용.
④구내식당 임대보증금 횡령
99년 4월 극동정보대 경천관 구내식당 임대업자로부터 임대보증금 8000만원을 받아 교비회계로 입금시키지 않고 개인용도로 지출한 뒤 뒤늦게 4000만원만 교비로 반환.
⑤학교버스 통학요금 횡령
97년 10월부터 2002년 6월까지 교비로 구입한 학교 통학버스 2대로부터 발생한 수익금 2억4225만원을 류씨 개인관리 통장에 입금시켜 지역주민 접대비, 학생 격려비 등 개인 활동비로 지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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