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옹기의 질퍽한 향기를 느껴보세요”청주옹기박물관 15일 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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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기의 질퍽한 향기를 느껴보세요”청주옹기박물관 15일 개관
  • 충청리뷰
  • 승인 2003.02.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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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옹기박물관 15일 오픈
지하1층 지상 3층의 복합 문화시설
유훈종씨 3500여점 수집품 전시계획

드디어 ‘청주옹기박물관’이 오는 15일 오픈한다. 지역마다 모과박물관, 합죽선 박물관, 목각인형 박물관, 테디베어 박물관 등 테마를 가진 박물관이 인기를 누리는 요즘 충북도에서 유일한 테마박물관 건립은 화제를 낳기에 충분해 보인다.
옹기박물관은 명암저수지 일대 국립청주박물관과 어린이회관 사이에 위치하며, 유훈종(50·무역업)씨가 10년동안 수집한 옹기류 3500점에 한해 주제별·분기별로 300~400점의 옹기를 교체 전시할 계획이다.
유씨는 10억원을 들여 지하 1층, 지상 3층의 박물관을 건립, 지상1층은 옹기박물관과 판매시설, 2층은 레스토랑 3층은 전시공간으로 구성했다.
옹기박물관에서는 흔히 장독대에서 보았던 항아리에서부터 물이나 술 또는 분뇨를 담아두었던 장군, 의료기기를 담았던 사발, 등잔대, 주방기구, 국수내리는 옹기까지 그야말로 ‘생활속의 옹기’를 만나볼 수 있다. 또한 옹기의 제조과정, 옹기의 종류와 쓰임새를 알리는 기록물도 만들어 놓아 관객들의 이해를 돕는다.
옹기 수집하는 사람들의 꿈이라고도 할 수 있는 개인사설박물관을 갖게 된 유씨는 “플라스틱세대에게 흙냄새나는 옹기를 보여주고 싶었다. 옹기마다 이야기가 서려있어 애착이 간다. 시민들이 많이 와서 옛날의 정취도 느끼고 또한 신세대들은 골동품이 돼버린 옹기를 보는 것도 색다른 경험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무역업을 하며 국내뿐만 아니라 외국도 많이 방문하게 됐다는 유씨는 전통옹기 외에도 소위 ‘엔틱’이라고 부르는 가구들도 상당량 소유하고 있다. 그래서 2층 레스토랑에는 이국적인 분위기를 내는 엔틱소품과 가구들이 눈길을 끈다. “그동안 모았던 것을 하나하나 풀어놓을 계획”이라는 유씨는 3층 별도의 전시공간에서는 대관이나, 옹기박물관 특별전 등도 준비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유씨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수집품에 대해 묻자 옹기박물관내에 전시된 큰 독의 사연을 들려주었다. “옹기를 구입하러 수차례 갔는데 주인인 할머니가 결단코 팔지 않겠다고 해서 애를 먹었는데 알고보니 6.25전쟁때 할머니 내외가 그 독에 숨어 화를 면하게 했던 귀한 보물이었다.” 실제로 그 독은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야 그 밑을 내려다 볼 수 있을 정도로 깊고 두 세사람이 들어가도 족할 넓이와 크기였다.
이처럼 올 봄, 우리 아버지의 아버지의 세대의 때가묻은 옹기들을 보며 옛추억을 떠올려 보는 것은 어떨까.

◎ 인/ 터/ 뷰 유훈종 대표

“어릴적 추억이 담긴 옹기를 보여주고 싶었다”

유훈종 대표(사진)의 스케줄은 빡빡하다. 오픈이 얼마남지 않은 요즘 문의 전화가 하루에도 수십통씩 걸려온다. 또한 그에게 쏟아지는 질문중의 하나는 역시 방대한 수집품에 대한 얘기다. 10여년에 걸쳐 모았다는 수집품들은 3500여점.
“처음에는 우리나라 고유의 민속품을 모았다. 직업이 이곳 저곳을 다니며 물건을 매매하고 중계하는 일을 하다 보니 자연스레 수집하고 싶은 물건들이 눈에 띄었다. 옹기에 관심을 갖게 된것은 내가 어릴적부터 사용한 친숙한 것들이기 때문이다. 옹기의 투박함에 정감이 갔고 옹기를 수집하기 시작했다.”
현재 박물관에서 전시된 옹기는 400여점. 나머지 수집품들은 개인창고에 보관하고 있다고 한다.
가장 고가의 물건에 대해 질문하자 그는 “옹기는 가격을 매길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옹기의 가격은 부르는 것이 값이다. 100만원에서 천만원까지 가격을 부를 수 있는 것이 골동품이다. 내가 수집하는 대상은 예를 들어 똑같은 컵이 있더라도 손잡이의 위치가 좀더 위에 있거나 아래에 있거나 한 것들이다. 내 기준일지 모르겠지만 좀 더 구별된 것들을 구입한다”고 덧붙였다.
현재 그가 옹기박물관에 투자한 금액은 약 10억원정도다. 여기에 시비 1억원을 지원받았다. 그러나 앞으로 운영비용이 만만치 않다. 이에 대한 대책을 묻자 그는 “레스토랑 운영수입, 입장료 수입등을 계산하고 있고 내 사업의 이익금도 투자할 생각” 이라고 밝혔다. 또한 “박물관이라는 것이 투자가 지속되지 않으면 죽은 박물관이 된다. 살아있는 전시·기획들이 필요하며 많은 시민들이 와서 봐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개인사설박물관의 경우 입장료를 받는 것이 관행. 그는 “한달동안 무료 개방을 생각하고 있으며 앞으로 소정의 입장료도 받을 생각”이라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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