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고인쇄문화전수관 제 역할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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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 고인쇄문화전수관 제 역할 못하고 있다”
  • 홍강희 기자
  • 승인 2006.12.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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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재봉 청주시의원 전수관 운영문제 지적
청주시, 공간 비좁아 고인쇄박물관 근처로 옮길 계획
청주고인쇄문화전수관의 운영문제가 지적됐다. 이 전수관은 금속활자 제조기법 교육과 후계자 양성, 금속활자장의 기능보존을 위한 연구 및 조사활동, 고인쇄문화의 재현과 보존 연구 등을 하는 곳으로 구 수동사무소를 리모델링해서 사용하고 있다.

   
▲ 고인쇄문화전수관은 우리의 자랑스런 인쇄문화를 체험하고 전수하는 곳으로 활성화돼야 한다. 사진은 청주시 수동의 고인쇄문화전수관./사진=육성준기자
현존하는 세계 最古의 금속활자본인 직지를 탄생시킨 청주시는 지난 2000년부터 중요무형문화재인 금속활자장 보유자에게 전수관을 위탁 운영하면서 1년에 2400만원의 운영비를 지원하고 있다. ‘청주시고인쇄문화전수관설치및운영조례’를 보면 전수관은 전통문화의 계승발전, 특히 국가지정 중요무형문화재 금속활자장의 기능 보존 및 전수를 위한 후계자 양성과 시민홍보 교육장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그런데 전국 유일의 금속활자장(중요무형문화재 제101호)인 동림 오국진(62)씨가 병을 얻어 활동을 못하게 되면서 문제가 생긴 것. 오씨는 직지 상·하권과 증도가, 월인천강지곡 등을 복원해 주위를 놀라게 했고 청주고인쇄박물관에도 오씨의 작품들이 전시돼 있다.

문화재보호법상 문화재청장은 중요무형문화재의 보유자 또는 보유단체의 전수교육을 보조하기 위하여 이수증을 교부받은 자 중에서 전수교육조교를 선정토록 하고 있다. 임인호(괴산 무설조각실 운영)씨는 오국진씨에게 교육을 받고 지난 2004년 문화재청장으로부터 전수교육조교 타이틀을 따냈다.

임씨 역시 유일한 조교다. 또 이수자는 중요무형문화재로부터 전수교육을 3년 이상 받은 자에 대해 기능 또는 예능이 상당한 수준에 이르렀다고 판단되는 사람에게 주고 있다. 이수자는 현재 7명이다.

다시 말해 법적으로 중요무형문화재가 가장 높은 기·예능 보유자로 인정받고 그 아래에 전수교육조교, 그 밑에 이수자가 있는 것이다. 정부는 중요무형문화재에게 월 100만원과 국가유공자에게 준하는 혜택을 주고, 전수교육조교에게는 월 40만원을 지급하고 있다. 단 이수자에게는 주지 않는다.

“관리감독기관인 청주시 나서라”
지난 9월 청주직지축제 때는 오씨가 와병중으로 금속활자 주조과정을 시연하지 못하게 되자 이수자로 돼있는 오씨의 가족과 친척들이 청주예술의 전당 광장에서 이 일을 대신했다. 그러나 임인호씨는 참여하지 못해 이를 아는 사람들이 문제를 제기했다.

당시 Q모씨는 “금속활자장인 오국진씨 밑에는 전수교육조교가 엄연히 있는데 왜 이수자들이 하는가. 이수자는 이 분야에서 피나는 노력을 해야 조교가 되고, 또 엄청난 노력을 기울여야 금속활자장이 되는 것이다. 만일 개인감정에 얽매여 말을 못한다면 청주시에서 교통정리를 해야 하는 것 아닌가. 고인쇄문화전수관도 차제에 정리를 해서 전수조교가 이수자들을 교육시키고 고인쇄문화를 홍보·전수하는 장소로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청주시 관계자는 이에 대해 “오국진씨 가족과 임인호씨의 말이 서로 다르다. 한 쪽 말만 들어서는 안된다. 오씨측은 ‘임씨가 돈 되는 일만 하지 전수관에 오지 않으려고 한다’고 하고 임씨는 ‘오선생 가족들이 받아주지 않는다’고 한다.

현재 양측간에 감정이 쌓여 있다. 앞으로 함께 일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문제는 직지와 관련있는 사람들에게 광범위하게 퍼져 있고, 하루빨리 시에서 나서 정리를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앞으로 시는 직지특구를 만들면서 고인쇄문화전수관을 고인쇄박물관 근처로 옮기는 안을 계획하고 있다. 현재 계획상으로는 마당이 있는 넓은 작업장을 갖추는 것이다. 수동에 있는 현 전수관은 공간이 좁고, 박물관과 동떨어져 있어 적당치 않다. 그래서 시민들 중에도 이 곳이 전수관이라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이 곳을 방문했던 황재봉 의원과 시의회 운영총무위 소속 의원들도 공간이 전수관으로는 적절치 않다는 데 동의했다. 따라서 앞으로는 고인쇄문화전수관이 금속활자 주조과정을 시원스레 보여줄 수 있는 공간으로 옮기는 동시에 금속활자장과 전수교육조교, 이수자 등 고인쇄문화 연구의 길을 가고 있는 사람들이 함께 작업하고 이를 시민들에게 교육·홍보·전수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게 뜻있는 사람들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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