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육교사가 평생직장이 될 수 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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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육교사가 평생직장이 될 수 있길”
  • 오옥균 기자
  • 승인 2007.01.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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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인턴제 통해 보육교사로 근무한 김명회 씨
   
“평생직장을 가질 수 있다는 희망과 아이들과 함께할 수 있어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동주초등학교에서 8개월간 보육교사로 근무한 김명회 씨(36)는 인턴기간 만료일인 12월 20일자로 짧은 교사생활을 끝마쳤다. 직장을 알선해 준 충북도나 도교육청 어디에서도 그의 재계약에 대해 명확히 이야기해주는 곳은 없었다. “학교에서는 아이들에게 큰 도움이 됐다며 고마워했지만 자체예산으로 보육교사를 유지할 여건이 되지 않아 예산지원이 있기 전엔 재계약은 어렵다고 했다”고 김 씨는 말했다.

김 씨가 그만둬야 한다는 사실에 마음 조리는 사람은 다름 아닌 보육교실에 아이를 맡긴 학부모였다. 당장 아이를 맡길 곳이 없는데다 학원비 또한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김 씨는 “1·2학년 아이들로 구성된 보육교실은 대부분 형편이 어려운 저소득층 맞벌이부부의 자녀들이다. 상대적으로 교육혜택을 받지 못하다보니 성적도 중하위권이 많았다”고 말했다.

받아쓰기 시험에 절반을 못 맞추던 아이들이 김 씨의 근무기간이 끝날 무렵인 12월엔 90·100점의 성적을 올렸다. 저소득층 아이들이 방과후 다른 아이들과 같이 교육을 받고 쉴 곳이 있어 생겨 안도했던 담임선생님들도 아쉬워하긴 마찬가지다.

대학에서 평생교육학을 전공하고 아이들에 대해 관심이 많아 아동복지학을 다시 전공했다는 김 씨는 “보육교사 인턴교육을 받은 대부분의 선생님들은 이미 교원자격증 등을 갖춘 분들이다. 공부방을 운영하거나 일선 강사로 활동했던 분들이 평생직장을 꿈꾸며 이 길로 들어섰는데 지난 1년간의 노력이 물거품이 되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여성들에게 기회를 주기위한 제도라면 좀 더 책임지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씨는 50만원 정도의 급여를 받으면서도 아이들의 학습준비물을 직접 준비하는 등 평생직장에 대한 열정을 보였다. “학교가 운영하는 수업이 아니기 때문에 학습준비물을 지원받을 수 없다. 또한 저소득층 아이들이 방과후 학습준비물까지 갖추는 것도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다.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보육교실 운영에 더 큰 지원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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