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도 한나라당, 저기도 한나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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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도 한나라당, 저기도 한나라당?
  • 홍강희 기자
  • 승인 2007.01.1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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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여성국장, 당출신 내정설에 공모제 '무색'

정책보좌관도 한나라당 인사 유력, 논공행상 어디까지?
최근 공모한 충북도 복지여성국장 자리를 놓고 지역사회가 시끌시끌하다. 도는 지난 5일 공모에 응한 5명의 여성을 대상으로 면접을 실시하고 11일 인사위원회를 열 계획이다. 그런데 한나라당 출신 인사가 기용될 가능성이 높다는 소문이 나돈데 이어 모 지역 일간지는 10일 특정 인사가 내정됐다며 사진과 함께 보도했다. 한나라당 출신 인사인 김양희 충북청소년활동진흥센터 소장은 지난 지방선거 때 도의원 비례대표를 신청하면서 한나라당 당원 등록을 했으나 낙선한 뒤 탈퇴했다.

   
▲ 정우택 지사를 만든 공신들은 이미 한 자리씩 차지했으나, 논공행상은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 사진은 지방선거후 가진 한나라당충북도당의 축하연.사진=육성준기자
충북도 “사실무근이다”
이번 복지여성국장에는 민경자 전 충북도 여성정책관, 박정희 도의회 의사담당관, 김양희 소장, 외지 인사 2명이 신청했다. 인사위원회도 열지 않은 상태에서 특정 인사 내정설이 나오자 충북도 관계 공무원들은 대책회의를 열고 진상파악에 나섰다.

도 관계자는 “인사위원회가 11일인데 내정됐다는 기사가 10일 아침에 나왔다. 어떻게 인사위원회도 열리지 않은 상태에서 이런 기사가 나올 수 있는가. 사실무근이고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우리는 공정하게 하기 위해 당연직 간부와 외부 인사 7명으로 심사위원회를 구성했고, 인사위원회에서 5명 중 3명을 뽑아 도지사한테 올리면 지사가 최종 한 명을 선정하는 것이다. 현재 이 절차를 밟고 있다”며 펄쩍 뛰었다. 당사자인 김 소장도 “어떤 약속도 받은 게 없다. 전혀 모르는 일이다”고 잘라 말했다.

항간에는 인사위원회라는 절차도 밟지 않고 특정 인사를 내정한 것이 사실이라면 이번 공모는 ‘무효’로 봐야 한다는 의견들도 있다. 한나라당 출신 인사가 유력하다는 소문은 7명으로 구성된 심사위원단에 한나라당 의원인 모 도의원, 한나라당 공천심사위원을 지낸 모 교수가 포함돼 있어 이런 소문이 났을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그렇다보니 도지사도 한나라당인데다 한나라당 사람으로 분류되는 사람들이 2명이나 있어 자연히 한나라당 인사가 선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았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또 모씨는 “복지여성국장 공모에 응한 사람 중 한 명이 ‘한나라당 출신인 모 인사는 안된다’며 이런 저런 연고를 동원해 도 담당 과에 전달하고 이를 도지사한테 전해달라고 했다. 그래서 이런 소문이 났을 것이다”고 귀띔했다.

그러자 여성계를 비롯한 도민들은 우여곡절 끝에 공모제로 여성국장을 초빙하는 만큼 복지와 여성분야에 정통한 인사를 선정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더욱이 정무부지사 정책보좌관까지 한나라당 인사가 차지하는 마당에 복지여성국장마저 당 출신을 앉힌다면 도 행정이 어떻게 되겠느냐며 우려하고 있다.

여성계 인사 K씨는 “오래전부터 여성계가 여성국 신설과 여성국장 배출을 주장해 왔다. 이번에도 도 공무원들이 복지여성국장 외부 공모를 반대, 하마터면 남성들이 국장자리를 차지할 뻔한 것을 여러사람들의 노력으로 개방형 직위로 돌려놓지 않았는가. 이렇게 어렵게 개방형이 된 복지여성국장에 도지사 개인 연고가 강한 사람을 선정하면 노력한 게 물거품이 될 것”이라고 분개했다.

‘킹 메이커’들 한 자리씩 차지
정우택 지사는 취임 전 경제에 주력할 정무부지사를 대신해 정당과 의회, 언론분야를 담당할 국장급 정책보좌관을 기용하겠다는 계획을 여러 차례 밝혔다. 노화욱 정무부지사를 영입할 때도 국장급 정책보좌관을 채용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그러나 지난해 조직개편안을 발표할 때는 정책보좌관 신설이 시기상조이고, 하더라도 비전임으로 할 계획이라고 말했으나 돌연 계약직으로 전환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현재 정책보좌관에 거론되는 인물은 이원호 전 한나라당 사무처장이고 도는 현재 이 전 처장을 영입하기 위한 임명절차를 밟고 있다.

당초 한나라당충북도당은 정 지사 취임과 때를 맞춰 최영호 전 한나라당 사무처장을 정책보좌관에 추천했다. 그래서 내정 사실까지 언론에 보도됐으나 정 지사가 정작 원하는 사람은 이 전 처장이라는 소문과 함께 이를 번복해 말도 많았다. 두 사람은 이런 잡음이 일기 전, 도지사 직무인수위에서 나란히 활동하기도 했다. 이후 최 전 처장은 한나라당도당 사무처장에 기용됐다.

이렇게 되면 정 지사를 만든 ‘킹 메이커’들은 모두 한 자리씩 차지하게 된다. 정 지사 선거캠프에서 일했던 사람 중 권우중 사무국장(55)은 이미 별정 5급 비서관, 유경선(34)씨는 별정 6급 비서, 송소위(26)씨는 별정 9급 비서에 채용됐다. 그 뒤 홍순철 홍보팀장(43)은 충북테크노파크 홍보팀장으로 발령이 났고, 한충 본부장(59)은 현재 충북중소기업지원센터장에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자 지역민들은 논공행상은 언제 끝나는 것이냐면서 도정이 ‘한나라당 판’이 될 것 같아 걱정스럽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 홍강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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