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도하자 서양학문” 구호 외치는 충북대 권일찬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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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도하자 서양학문” 구호 외치는 충북대 권일찬 교수
  • 박소영 기자
  • 승인 2007.01.25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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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도권에서는 반역자 , 비제도권에서는 학문적 독립운동가
   
▲ ‘하바드·예일보다 미아리 철학관이 더 위대하다’라는 책을 낸 충북대 권일찬 교수는 이제는 제도권의 서양학문의 중심의 ‘독재’을 타파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충북대 권일찬 교수(61)가 최근 ‘하바드·예일보다 미아리 철학관이 더 위대하다’라는 책을 냈다. 권 교수는 “제도권에서 서구 학문을 일방적으로 가르쳐온 것은 ‘학문적 독재’이고, 따라서 ‘타도’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인다. “교환교수로 잠시 미국에 가 있던 적이 있었는데 그때 깜짝 놀랐어요. 교과 과정 뿐만 아니라 학교 운동장에 철봉이 놓인 것까지 닮아있더라고요. 한마디로 그동안 미국 교육체계를 수입해서 열심히 가르쳐온 셈이죠.”

그러나 이러한 주장을 제도권의 수혜를 받고 있는 대학교수가 내놓다는 것이이례적이다. 그는 93년 갑작스런 지병이 찾아와 온갖 약을 다 쓰다가 못 고쳐 생식과 수지침 등 민간요법으로 병을 고쳤다고 한다. 그리고 제도권 의학이 해결하지 못하는 것에 대해 딜레마에 빠졌고, 이때 동양학에 대한 관심도 자연스럽게 싹텄다는 것.

“서양은 이미 자신들의 학문이 한계에 다다랐다는 것을 깨닫고, 동양으로 눈을 돌린지 오랩니다. 일례로 프리초프의 카프라는 그의 저서인 ‘터닝 포인트’에서 주역(上經)의 스물네번째 괘인 지리복괘를 써 놓았고, 닐스보어는 자신의 상보성(相補性)개념이 주역의 음양론과 유사성이 있음을 깨달아 이를 기념하기 위해 주역의 기호인 태극도를 의복에 새깁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아직까지도 동양학문을 사주팔자 보는 정도로만 인식하고 있으니 참 답답합니다.”

권교수는 “21세기를 구원할 학문은 바로 주역이며, 앞으로 주역이 설명하는 정신물질 일원론적인 세계관이 펼쳐질 것”이라고 예견한다. “이미 기계론적이고 정신물질 이원론적인 서양학문은 끝에 다다랐어요. 이제 새 패러다임의 시대가 올 것입니다.”

그러나 선지자의 길은 늘 외로운 법. 사회과학을 평생동안 공부했던 행정학 교수가 목소리 높여 말하는 주역이야기는 때때로 오해를 낳기도 했다.

“제도권에서 나같은 사람이 바로 반역자죠. 제도권에서는 하버드나 예일 나온 사람들이 학문을 선도하는 최고선봉자들이잖아요. 그런데 저는 미아리 철학관에서 말하는 사주명리학보다 못하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이책을 일부러 하버드 예일대 나온 사람들한테 보란듯이 보내기도 했어요.”

그는 자기 자신을 ‘학문적 독립운동’하는 사람이라고 소개했다. 권교수가 말하는 주역이 이 시대에 꼭 필요한 이유는 무엇일까. “주역은 동양의 학문이자 위정자들의 것이었죠. 어느 나라가 만들어지면 제일 먼저 사회 경제 등 모든 분야에서 제도와 함께 철학과 이론이 만들어지게 되는 법입니다. 행정학도 마찬가지죠. 동양 행정학의 본질은 서양것이 아닌 바로 주역이었습니다.”

주역은 5000년전 복희씨가 삼라만상과 음양의 이치를 8괘로 나타냈고, 이어 3000~4000년전 문왕과 주공이 ‘괘사’와 ‘효사’를 엮어 ‘역경’을 만들고 64괘를 완성했다고 전해진다. 그리고 공자가 주역해설서인 역전을 지었는데, 오늘날 주역은 이 역전과 역경을 묶은 것이다.

“주역의 핵심개념은 결국 기와 음양오행론입니다. 또한 주역이 동양의 근본적인 철학과학사상이라면 사주, 풍수, 의학, 기수련, 천문과학등은 응용과학인 셈이죠.”

요즘에는 주역보다는 응용과학이 더 대우받고 있는 형국이라고. 권교수는 “주역을 공부하는 것이 또한 우리민족의 주체성을 회복하는 지름길입니다”고 강조했다. 그는 주역의 창시자인 복희씨는 단군의 후손으로 우리나라 사람이라는 증거도 댔다.

권교수가 2~3년동안 준비해 펴낸 이번 책은 앞으로 발간할 동양학 관련 책들의 총론서이기도 하다. “동양과학개론, 동양행정론, 동양학적 의사결정론, 동양학적 건강관리론, 음양론적 삶의 지혜등 앞으로 낼 책들이 이미 다 정리돼 있어요. 부지런히 연구하고 책쓰고, 민족문화복원운동에 매진하는게 남은 삶의 목표입니다.”

그는 현재 일반대학원에서 주역을 바탕으로 한 현대 행정을 바라보는 ‘동양행정론’ 과목을 개설하고 있다. “태어날때부터 죽을때까지 서양학문을 배우고 있는데, 이미 머릿속은 서양사람이 다 된것 아닙니까? 어째서 서양학문은 최고고 우리 것은 모두 미신이며 비과학이 됐는지, 모두 제도권에서 만들어낸 것이죠. 그러고 보면 일반국민들이 더 똑똑한 것 같아요. 급하면 동양학(사주팔자)을 더 자주 자유롭게 이용하니까요.”

권 교수는 “앞으로 동양과학대, 동양과학기술연구원등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의견을 피력했다. 이러한 권교수의 학문적 독립선언이 벌써부터 여러 화제를 낳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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