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사납금제는 사실상 노사간 ‘탈세공모’
상태바
[커버스토리]사납금제는 사실상 노사간 ‘탈세공모’
  • 충청리뷰
  • 승인 2003.03.07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전액관리·사납금 업체간 부가세 신고액 차이커
사업주 의도따라 ‘평생직장’ 개념없는 기사들 사납금 현혹

택시업계의 오랜 화두는 운송수입금 전액관리에 의한 완전월급제다. 운송수입 전액을 그날그날 회사에 입금시키고 한달 뒤 월정액 급여를 받는 제도다. 하지만 운송수입에 대한 개인편차 때문에 완전월급제를 시행하는 곳은 거의 없다. 대부분 한달평균 운송수입금(청주 영진교통 월 220만원)을 정해 그 이상 입금시킬 경우에는 개인 성과급제를 적용, 월급 이외의 수당을 지급하는 형태로 운용하고 있다. 하지만 정액급여가 사납금제(2002년 청주 주야교대 차량 월 69만7451원)보다 한결높은 110만원(운송수입금 입금시)에 책정되기 때문에 보다 안정된 급여체계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청주지역 21개 택시회사 가운데 전액관리제를 실시하는 곳은 영진교통·세림택시·원일교통 등 3개사에 불과하다. 일부 회사에서는 월급제와 사납금제를 기사들의 희망에 따라 혼용하는 곳도 있다. 하지만 나머지 18개 회사는 사실상 건설교통부의 입법에 따라 98년부터 시행중인 전액관리제를 지키지 않고 있다. 가스비 영수증을 비롯한 모든 서류는 전액관리제처럼 위장해 작성하지만 실제로는 사납금제를 고수하고 있다.
사실상 법인택시 사업주가 가장 두려워하는 ‘아킬레스 건’은 탈세다. 청주에서 전액관리제를 실시하는 회사와 사납금제를 유지하는 회사간의 부가가치세 신고내역을 보면 이같은 의혹이 더욱 증폭된다. 지난 2000년 1분기 택시회사별 부가가치세 납부할세액을 비교한 결과 전액관리제의 영진택시가 1억699만원(차량대수 110대) 사납금제로 운영하는 ㅁ택시는 6131만원(차량대수 110대)로 나타났다. 똑같은 차량대수를 운행하면서 수입금이 100:60까지 차이가 난 셈이다. 청주시에 확인한 결과 이같은 업체간 부가세 납부할세액의 차이는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액관리제는 말그대로 운송수입금을 회사에 전액 납부하기 때문에 매출을 누락시킬 수 없다. 택시에 부착된 타코메타기를 통해 운행거리, 시간, 수입이 기록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같은 타코메타기를 쓰는 사납금제 업체의 상대적 매출축소를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이에대해 일부에서는 타코메타 기록지의 폐기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실제로 법인택시 사업주들은 사납금 인상시비에 대해 “운전기사들의 타코메타를 분석해보면 주야 교대차량의 경우 하루평균 20만원의 수입을 올리고 있다. 따라서 현재 일일 15만5000원의 사납금은 너무 낮은 수준이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하루평균 20만원 수입근거를 공개하는데는 몸을 사리고 있다. 사실이 그렇다면 당연히 세금과표가 높아질 수밖에 없고 결국 사납금제는 노사가 ‘탈세공조’를 하고 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운전기사들은 열악한 법인택시 근로조건 때문에 ‘평생직장’이 아닌 ‘임시직장’이란 인식이 강하다. 따라서 성과급으로 포장된 사납금제에 현혹되기 쉽다. 또한 5년이상 근속한 베테랑기사들은 개인택시 면허에 발목잡혀 사업주의 입장에 순응할 수밖에 없다. 한 회사 근속연한이 개인택시 자격요건에 1차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한편 지난해 7월 인천에서는 65일간의 장기파업 끝에 노사간에 월급제 시행에 합의했다. 따라서 인천지역 61개 택시업체 가운데 민주택시노조 소속 27개 업체에서 월급제를 시행하고 있다. 2개월 간의 홍역을 치른 끝에 전국에서 전액관리제 시행업체가 가장 많은 지역으로 탈바꿈한 셈이다.
민주택시충북본부는 지난달 27일 성명을 통해 검찰, 청주시, 청주노동사무소는 전액관리제를 시행하지 않고 사납금제를 채택하고 있는 회사에 대해 적법절차에 따라 처벌하도록 요구했다. S교통 노조위원장 피살사건을 계기로 지역 택시업계에서는 전액관리제 시행요구가 올해 춘투의 주요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 권혁상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