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에 돋친 가시를 보며...
상태바
내 안에 돋친 가시를 보며...
  • 김태종 시민기자
  • 승인 2007.03.18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아침에 한 생각, 즈믄온 일흔 셋.
엊저녁에는 별 것 아닌 일로 아내와 다툼이 있었습니다.
기분이 상해서 술을 마실까 글씨를 쓸까 하다가
글씨를 쓰기로 했는데 써나가다 보니 마침 쓰는 데가
師之所處엔 荊棘生焉이요 大軍之後엔 必有凶年이라는 말이 나왔습니다.

전쟁이 머물던 자리에는 가시가 무성하게 돋아나고
군사의 무리가 지나간 뒤엔 반드시 흉년이 온다는 말인데
쓰는 동안 내 안에 돋친 가시와 마음의 황폐함이 보여
쓰다 말고 일어나 사과를 하고 나서 나머지를 마무리했습니다.

'다투지 않겠다고 말하고 하루도 다 지나지 않았는데'
하는 마음도 생겼지만 어쨌거나 뒷설거지는 깔끔하게 되었고
짧은 시간이지만 개운하게 잠들었다가 깨어난 새벽
아직도 내 안에 돋친 가시들을 다 뽑아내기까지는
더 많이 살피고 들여다보아야 한다는 것을 다시 생각합니다.

얻으려 하지 않고 버리려고만 한다면,
올라가려 하지 않고 내려가려고만 한다면,
앞에 서려 하지 않고 뒤에 서려고만 마음 먹는다면
그 태도를 놓치지 않는다면
언젠가는 반드시 그리 될 것입니다.

내가 죽기 이전에 그런 날이 오도록 해야지 하며
두 손을 모으는 아침입니다.

날마다 좋은 날!!!
- 들풀 -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