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일자리 사업 불공정 ‘시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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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 일자리 사업 불공정 ‘시비’
  • 경철수 기자
  • 승인 2007.03.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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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 시니어 일부사업 모집공고 안해
청주 시니어 클럽의 노인 일자리 사업이 채용과정에서 공정성 시비에 휘말리고 있다. 23일 지역 일부 노인들에 따르면 해마다 1월 정식 모집 공고 및 면접 심사를 거쳐 제공되던 일부 일자리가 특정 경로당의 노인에게만 편중·제공 되면서 특혜성 의혹마저 일고 있다.

청주시에는 현재 동서남북에 4개의 시니어 클럽이 운영되고 있다. 지난해 2002년 11월 청주시 흥덕구 복대동에 제일먼저 설립된 ‘청주 시니어 클럽’을 시작으로 지난해 2월부터 10월까지 우암, 수동, 수곡 시니어클럽이 설립·운영되고 있다. 시니어 클럽은 지역 노인에게 알맞은 일자리를 개발, 제공하면서 사회·경제적 참여 기회를 높인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아 왔다.

   
▲ 청주 시는 지난 20일 청주 시민회관에서 노인일자리사업 참여자 등 73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노인일자리사업 발대식을 가졌다. 이나 발대식은 노인들이 일자리에 참여한다는 선언적 의미보다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자리매김 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표현하는 기회였다. 앞으로 1600여명의 노인이 52개 일자리 사업에 동참하게 된다. / 사진=육성준 기자
그런데 문제는 지난 2005년부터 올해까지 3년째 시행되고 있는 공익형 일자리 사업 중 청주 예술의 전당 광장에 자리한 ‘천년 대종 지킴이’ 사업과 관련 청주 시니어 클럽이 정식 모집공고 및 절차를 거치지 않고 특정 경로당에 일자리를 주면서 말썽을 빚고 있다. 천년 대종 지킴이는 말 그대로 청주 예술의 전당 광장에 있는 천년대종의 훼손을 막고 주변을 청소 하는 것.

이 일자리는 모두 6명의 노인이 2인 1조가 돼 하루 4시간씩 일주일 동안 3교대로 순번을 매겨 교대로 일하고 있다.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결국 일주일에 3일 나가고 노인들이 받는 노임은 월 15만원. 그런데 이 일자리가 1월 공개모집에서 빠져 있다 일부 경로당에서 전담하기로 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말썽을 빚고 있다. 특히 일부 노인들은 청주 시니어클럽 일자리에 대해 “이중 참여가 안 된다는 말을 제대로 듣지 못해 8일 동안 일한 뒤 노임을 받지 못했다”며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

노인 일자리사업…모집과정은?
공정성 시비를 불러온 청주 시니어 클럽의 ‘천년 대종 지킴이’도 바로 이와 같은 공익형 사업의 하나다. 이 일자리 사업의 채용과정은 매년 초 지역 생활정보 신문 등에 모집광고를 내거나 지역 경로당에 일자리 사업 참여 공고를 통해 이뤄진다. 60세 이상의 참여를 희망하는 노인들에 대해 간단한 서류 심사와 면접을 통해 채용하는 것이다.

특이할 점은 이 사업 모두가 저소득의 홀로 사는 노인에게 경제적 자립기반을 마련해 주기 위한 지방자치단체의 배려라는 것이다. 따라서 참여를 희망하는 노인은 신청서 이외에 재산세 납입증명서와 주민등록 등본, 신분 증 등을 갖춰야 한다. 또한 일의 경중에 따라 60세 이상의 노인과 65세 이상의 노인이 할 일이 구분 돼 있다. 이는 일자리는 한정돼 있고 일하고 싶어 하는 노인은 많기 때문에 기본적인 자격 요건을 심사하는 것이다.

단위사업 요건 안 돼 생긴 오해
그렇다면 청주 시니어 클럽은 왜 특정 경로당에만 ‘천년대종 지킴이’ 일자리를 제공했을까? 청주 시니어 클럽 김선영 과장은 “연초 사업에는 빠져 있었다. 뒤늦게 천년대종 지킴이 사업이 추가 되면서 인력 요청이 있었고 청주 예술의 전당과 가장 가까운 경로당을 찾아 일자리를 제공하다 보니 오해가 생긴 것 같다. 그러나 관련서류 구비와 심사과정은 있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해당 경로당 J회장(75)은 “사회복지사가 찾아와 일할 의중을 묻길래 ‘하겠다’고 말했다”며 “재산과세 납입 증명서와 신분증 사본을 요구해 제공했다”고 전했다.

인근 경로당 K회장(79)은 “지난 2년 동안은 사전 공고와 적법한 절차를 거쳐 일자리를 제공했다. 천년대종 지킴이의 경우 복대동 4명, 봉명동 4명, 타동 2명씩 골고루 선발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그렇지 못했다”고 말했다. K회장은 “공정한 심사로 적격자를 선발해야지 사전 고지도 없이 특정인에게 만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은 상호 형평성에 어긋난다”며 “이중 참여도 금지돼 있는데 정실에 의해 특정인에게 이중 참여의 기회를 주는 것도 불공정한 행위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청주시 사회 경제과 관계자는 “지난 2년 동안 특정 경로당이 ‘천년대종 지킴이’사업을 독차지 한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청주 예술의 전당과 가까운 경로당에 일자리를 제공한 점도 있다. 그러나 가장 큰 이유는 보건복지부 내규 상 10여명 이상이 참여 할 때만 단위 사업으로 인정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천년대종 지킴이는 여건이 안 돼 당초 사업에 빠져 있었다. 하지만 도 문화정책과에서 천년대종 훼손을 우려해 인력 파견을 요청해 급조한 것이다”고 말했다.

청주 시니어 클럽 김현숙 실장은 “보건복지부 노인일자리 사업 참여조건 합의서에는 이중 참여자 확인 시 1개 기관 사업의 참여분에 한해서만 보수를 지급토록 돼 있다. 노인 일자리 이중 참여 후 노임을 받지 못했다는 것은 사전 합의서 작성 시 고지를 하기 때문에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지나친 욕심을 부리다 관련 조항 때문에 불이익을 당한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고 말했다.
/ 경철수 기자

”경로당 원초적 생산활동 공간으로”
남상우 청주시장 100대 공약 사업중 하나


청주 시니어 노인 일자리 창출 사업은 남상우 청주시장의 100대 공약 사업 중 하나다. 일찌감치 4개권역 시니어 클럽 설립이 마무리 됨에 따라 올해 만 20억원을 들여 각종 주요 사업에 1600여명의 노인을 참여시키고 경제적 자립 기반을 만들어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일자리 사업은 매월 적게는 15만원에서 20만원, 많게는 60만원의 수입을 올릴 수 있다. 실제 청주 시니어 클럽 소속 회원수만 현재 700여명에 이른다. 이는 청주시가 고령화 사회에 노인문제 해결을 위한 대안으로 짜낸 일자리 사업이다.

시니어 클럽 일자리 사업은 권역별로 약간의 차이는 있으나 큰 틀에서 ▲시장형 ▲공익형 ▲복지형 ▲교육형 ▲인력파견의 형태를 띠고 있다. 시장형은 공동작업장 참여로 생산 활동에 참여하는 것이다. 친환경 콩을 재배한 뒤 두부를 만들어 팔거나 리본 공예, 쇼핑백 만들기, 홍보지 자석 붙이기 등이 있다. 교육형 사업은 자연학습장 운영이나 동화 구연 강사를 교육현장에 파견하는 사업이다.

복지형 사업은 홀로 사는 노인을 찾아가 말벗이 되 주거나 간단한 심부름을 해 주는 사업이다. 공익형 사업은 아름다운 마을 가꾸기 사업 등을 통해 노인들이 환경정화 활동에 나서는 것을 말한다. 일부 시니어 클럽에선 불법광고물 적발 및 철거 업무에 노인들이 나서기도 한다. 또 교통사고가 많이 발생하는 현장에서 안전지킴이 활동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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