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모병원, 오웅진신부 수사 불똥 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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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모병원, 오웅진신부 수사 불똥 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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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3.03.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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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리라병원 경락대금 97억원, 꽃동네 후원금 전용의혹 제기
천주교 청주교구, ‘총 190억원 은행대출받아 정상운영중’ 반론제기

■오마이뉴스 기사 발췌■
재단법인 청주교구천주교회유지재단(이하 유지재단)은 지난 97년 3월12일 경매에 들어간 청주 성모병원(전 리라병원)을 97억3000만원에 낙찰받았다. 감정평가액이 140억원대에 달했으나 3차례 유찰되면서 가격이 낮아졌다. 그렇다면 유지재단은 당시 100여억원에 가까운 거액의 낙찰금을 어떻게 마련했을까. 유지재단은 그간 꽃동네 후원금과 청주교구의 재산을 공동관리해왔다. 꽃동네 후원금의 총 규모는 베일에 싸여 있지만, 회원 규모가 80만명에 달하는 것을 감안하면 연간 수십억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청주교구의 1년 예산은 40억원 정도. 대부분 청주지역 50여개 성당에서 보내온 교납금(각 성당에서의 헌금 등 수입의 일부를 받은 수입)이다. 이와 관련 한 신부는 “대부분의 교구는 인건비와 신축 성당 지원 경비 등으로 교납금을 지출하고 빠듯한 살림살이를 꾸려간다”고 말했다. 결국 유지재단이 가용할 수 있는 돈은 대체로 후원금인 셈이다.
이와 관련 오웅진 신부의 한 측근인 윤시몬 수녀는 <오마이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성모병원을 인수할 때 꽃동네 후원금을 준 적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그런 일이 없다”면서 “청주교구와 우리와는 전혀 상관이 없다”고 부인했다. 하지만 <오마이뉴스>가 접촉한 관계자들은 “두 가지 자금이 혼용돼 관리해왔을 것”이라면서 “성모병원 낙찰대금도 후원금에서 빠져나갔을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성모병원의 전 명칭은 리라병원으로 이사장이 병원보다는 투기에 관심을 쏟다가 말썽이 나서 감옥에 가면서 병원이 기울기 시작했고, 이에 담보은행인 충북은행이 매각을 추진중 충북은행 내 천주교 신자들이 신부들을 부추겨 매각작업이 진행됐다”면서 “병원 인수를 두고 청주교구 내 신부들 사이에서 반발이 일자 당시 정진석 청주교구장이 ‘본당 신부들에게 손 벌리지 않겠다’고 해서 신부들이 묵인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97억에 낙찰됐는데, 이후 병원 등기부 등본을 떼보니 이미 값비싼 의료기계는 다 빼돌리고, 주차장도 타인명의(25억), 병원 입구 부지도 타인명의(10억)로 돼 있어 한마디로 ‘의료쓰레기’였다”면서 “낙찰금을 포함해 병원 인수 초기 자금인 150억원의 출처는 ‘미스터리’지만 아마 이 돈을 오웅진 신부가 댄 것이라는 얘기가 나왔다”고 전했다.
또 다른 신부도 “사제들이 대부분 성모병원 인수는 역부족이라고 반대했는데 교구장(정진석 대주교)의 힘으로 밀고 나간 것”이라면서 “청주교구가 무슨 돈이 있어서 그 돈을 댔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익명을 요구한 또 다른 관계자도 “청주교구에서 청주성모병원 인수시 부족분 100여억원을 오웅진 신부가 후원금으로 대납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당시 정진석 청주교구장과 오웅진 신부는 아버지와 아들 관계로 불려졌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오마이뉴스>는 당시 병원 인수자금의 출처를 확인하기 위해 당시 청주교구장이었던 서울대교구 정진석 대주교측에 전화를 걸었지만, 비서실의 한 관계자는 “정 대주교와는 직접 통화할 수 없다. 정 대주교는 이미 청주교구를 떠난 사람이고, 그곳과는 하등 상관이 없다”면서 “(정 대주교는) 어떤 식으로 대답해도 그것이 이용당하기 때문에 현재 묵언 중이다. 말씀을 하지 않으신다”고 밝혔다.

성모병원 인수후 신도모금
일부 신부 반발

천주교 청주교구가 성모병원을 경락받아 운영 정상화를 하는 과정에서 자금난에 봉착하자 교구내 성당에서 신도들의 헌금을 받기도 했다. 이에대해 일부 소장 신부들은 “과거처럼 국민 의료서비스가 부족한 상황에서는 교단에서 의료시설을 운영하는 것이 명분이 있었다. 하지만 민간의료시설간에도 생존경쟁이 치열한 마당에 굳이 병원을 인수해 신도들에게 부담을 지우는 것은 합당치않다”는 의견을 제기했던 것. 또한 오웅진신부는 지난 99년 당시 정진석청주교구장이 서울대주교로 영전하면서 내놓은 사재 5억원에 꽃동네 후원금을 보태 충북도교육청에 20억원 출연기금으로 ‘정진석장학회’ 재단법인 설립등록을 마친 것으로 나타났다.
정리=권혁상 기자

꽃동네 후원금 쓴 사실없다
청주교구, 허위보도에 법적대응 시사

천주교 청주교구 꽃동네대책위원회의 위임을 받은 김동국변호사는 지난 21일 청주교구 홈페이지에 다음과 같은 반론을 게재했다. 반론 가운데 성모병원 관련부분을 전재한다.
“재단법인 청주교구 천주교회유지재단(교구유지재단)은 1997년에 청주지방법원으로부터 청주성모병원(당시 리라병원, 청주시 상당구 주중동 589-61)의 부지와 건물을 97억 3,000만원에 낙찰받았습니다. 교구유지재단은 당시 낙찰대금 중 보증금 9억 7,000여만원을 자체에서 보유하던 자금으로 납부하였고 나머지 잔금을 우리은행 청주지점(당시 한국상업은행 청주지점)으로부터 금 100억원을 대출받아 납부한 후, 위 부지와 건물에 대하여 채권최고액 130억원에 근저당권설정등기를 마쳤습니다(이점은 위 보도물의 내용에서도 그대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또 그 후 주차장과 입구 부지 매입 등 병원 인수 초기 자금을 위해 40억원과 50억원을 차례로 대출을 받았을 뿐만 아니라, 현재까지 위 대출금 전체에 대한 이자를 지불하고 있으며 원금을 일부 상환하고 있는 중이라는 사실을 관계 서류로 확인하였습니다. 따라서 교구유지재단이 꽃동네 자금으로 청주성모병원을 인수하였다는 의혹이나 보도는 전혀 사실에 근거한 것이 아님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1961. 3. 31. 설립허가를 받은 재단법인 청주교구천주교회유지재단의 사업목적상 위와 같은 의료활동과 사회복지활동은 재단의 설립목적에 부합하는 활동임을 확인한 바 있습니다”
한편 청주교구의 이같은 반론게재 이후 <오마이뉴스> 타이틀 화면에 게시된 꽃동네 관련기사 배너가 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청주교구측의 민형사 소송제기 움직임도 감지되지 않고 있다. 이에대해 청주교구와 <오마이뉴스>간에 모종의 타협점을 찾은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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