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영, 민주당 떠날 채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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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영, 민주당 떠날 채비
  • 이재표 기자
  • 승인 2007.04.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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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미련없다… 모든 길 열어놓았다”
기본 지지층에 한나라 표 얹으면 ‘해볼만’

   
호남이라는 지역적 기반을 중심으로 ‘인동초’처럼 생명력을 이어가고 있는 민주당의 충북지역 대표 주자인 김기영(45) 충북도당 위원장이 당을 떠날 태세다. 이미 보따리는 싸놓았고 택일만 남은 상태다.

김 위원장은 1996년 15대 총선에서 국민회의 후보(청원)로 출마한 이래 끈질기게 당을 지켜왔다. 16대 총선 당시 당이 정종택 충청대 학장을 전격 공천하자 이에 반발해 잠시 당을 떠나 무소속으로 출마한 적은 있지만 이는 당이 의리를 지키지 않는 것에 대한 반발이었을 뿐 결별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었다.

김 위원장은 2002년 12월 대선에서도 노무현 후보의 청원지역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아 고군분투했지만 대통령을 따라 ‘열린우리당 행’을 택하지 않았다. 대선 정국에서 ‘이회창 후보가 낙선하면 나라가 망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던 한나라당 탈당파 이부영, 김부겸 의원 등과는 손을 잡으면서도 김상현, 한화갑, 박상천 등 오랜 동지들을 외면하는 모습을 보고 마음을 접었다는 것이다.
그런 김 위원장이 10년 소신을 접고 정치적 유연성을 내세우는 것은 다가오는 대선을 통해 정치적 입지를 다지고 내년 총선에서는 승부수를 던져야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김 위원장은 이와 관련해 “원외 지구당 위원장은 사실상 군의원만도 못한 자리다. 이제는 당선이 돼서 일을 하고싶다”고 털어놓았다. 김 위원장은 또 “민주당에는 미련도 없고 빚진 것도 없다”며 “다만 주민들이 나의 선택에 대해 용서해줄 지가 문제다”라고 말했다.

민주당 중앙위원을 겸하고 있는 김기영 위원장은 비록 결렬되기는 했지만 열린우리당 탈당파인 중도개혁통합신당과의 당 대 당 통합 추진에 대해 강한 불만을 가졌던 것으로 확인됐다. 민주당은 호남이라는 분명한 지역적 기반이 있는 만큼 23명 탈당파와의 통합협상에서도 분명한 주도권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김 위원장은 “사실 민주당 의석이 11석이라는 점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교섭단체 구성에 필요한 9명이었다”며 “대선보다는 18대 총선에만 관심이 있는 탈당파 의원들의 요구에 끌려다니는 모습을 보이는 것에 대해 불만이 많았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이 통합신당과의 통합추진에 대해 불만을 가질 수밖에 없는 것은 18대 총선에서 대결이 불가피한 변재일 의원이 통합신당의 주축 가운데 한 명이기 때문이다. 김 위원장은 이에 대해 “내가 민주당을 탈당한다고 해도 변재일 의원이 무서워서 도망가는 것은 결코 아니다”라고 전제한 뒤 “다만 변재일, 서재관 의원은 노무현 대통령과 죽어도 함께 죽고 살아도 함께 살아야 하는 사람들”이라고 주장했다.

이처럼 이유야 어찌됐든 자신의 정치적 성향과는 관계 없이 열린우리당과 등을 지고 민주당마저 떠날 채비를 마친 김 위원장이 택할 수 있는 정당은 결국 한나라당 뿐이다.

김 위원장은 “현재 한나라당 청원지역에는 오성균 당원협의회 운영위원장이 있지만 내가 10여년 동안 관리해 온 기본 지지층에다 한나라당 지지표를 더한다면 가장 경쟁력이 있다고 볼 수 있다”면서 “기회가 닿는다면 경선이든 여론조사든 모든 것을 수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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