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하수관부터 묻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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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하수관부터 묻자”
  • 윤상훈 기자
  • 승인 2007.05.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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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성실 시공과 안일한 행정이 부실 우려 키워
단양군이 시행 중인 ‘단양하수관거정비공사’가 당초의 설계 시방과 공사 규정과는 달리 편법적으로 부당하게 시공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돼 부실 공사의 우려를 낳고 있다.

단양군은 지난해 12월부터 총 사업비 40억 원을 들여 단양군 단양읍 도전`별곡리 일대 10.941㎞ 구간에 대한 하수 관거 정비 공사를 시행 중에 있다. 도화.한경 감리 아래 주식회사 한국종합건설이 시공 업체로 참여하고 있는 이 공사는 5월 현재 추정30%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

기존의 합류식 하수관거를 우수와 오수가 별도로 처리되는 분류식 관거로 교체해 단양읍 주민들의 주거 환경을 해소하고, 하수처리장의 처리 효율을 끌어올림으로써 충북 북부와 수도권 식수원인 충주호의 수질을 개선하기 위해 시행 중인 단양하수관거정비공사는 36개월의 공사 기간을 거쳐 2009년 12월 완공될 예정이다.

그러나, 시공사 측은 상`하수관거 매립 공사에서 사전에 반드시 거쳐야 하는 수밀도 검사를 형식적으로 처리하는가 하면 복토 과정에서 설계 상에 규정된 석분일부와 공사 과정에서 발생한 굵은 자갈 등이 섞인 부적격 토양으로 땅을 되메우는 등 원칙을 무시한 공사로 일관하고 있어 부실 공사에 대한 우려를 증폭시키고 있다.

관계자에 따르면 단양하수관거정비공사 설계 상에는 도전50개소 별곡40개소 상진30여개소 총 120여곳에 대한 수밀도 검사가 계획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각각의 시공 구간별로 수압을 가해 관거의 연결 상태를 최종적으로 확인함으로써 하수 유출 여부를 점검하는 수밀도 검사는 상하수관로 연결 공사에서는 반드시 거쳐야 하는 매우 중요한 과정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와 관련해 단양군은 현재 하수관로가 연결된 곳은 수밀도 검사를 실시했다고 밝히고 있으나, 확인 결과 이들 현장의 경우 이미 관거의 매설이 마무리된 상태에서 형식적으로 수밀도 검사가 이뤄진 것으로 나타나 실효성에는 많은 의문을 낳고 있다. 통상 상하수 관거에 대한 수밀 시험은 관거 위를 흙 등으로 메우기 전에 검사하도록 하고 있지만, 이 현장만큼은 땅을 다 메워놓은 뒤 수밀도 검사를 함으로써 육안으로 누수 등의 현상을 직접 확인하지 못하는 문제점이 발생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하수관거를 매립할 때는 관거의 파손 등의 문제를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모래나 곱게 간 석분 등을 사용토록 하고 있음에도 이 공사 현장에서는 굵은 자갈 등이 포함된 얽은 석분이 상당량 매립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런가 하면, 이 현장에서는 상하수 관거 자리를 되메울 때 반드시 거치도록 하고 있는 땅 다지기도 관거 보호를 위해 모래나 입자가 고운 석분을 넣고 그위에 30㎝ 높이로 토양을 메우고 다짐하는 과정을 무시하고 석분과 엉그런 토양을 섞어 건성으로 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돼, 시행처인 단양군의 안일한 관리 감독 자세 또한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실제로 공사 현장에서는 땅 다지기 전용 장비는 보이지 않고, 굴삭기 등을 이용한 형식적인 다지기만 목격됐다.

이에 대해 업체 측 관계자는 “하수관거 되메우기, 수밀도 검사 등은 모두 설계에서 정하고 있는 절차에 따르고 최종CCTV로 촬영하여 확인 할 것이라”며 “땅 다지기도 현장에 지시하여 부실 공사가 안되게 하겠다”고 말했다.

단양군 관계자도 “공사 현장에는 감리 업체 직원이 상주하며 하수관거 매립 과정에서 발생할지도 모를 기술적, 행정적 문제를 미연에 점검, 예방하고 있기 때문에 군으로서는 믿고 맡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

그러나 토목 공사 전문가들은 “하수관거를 되메울 때 기계다짐을 하여야 되고 수밀도 검사는 복토 전에 육안으로 확인이 가능한 상태에서 이뤄져야 하며, 복토용 흙에 자갈 등이 뒤섞이면 하수관 파열의 우려가 있으므로 규정된 토양만을 사용해야 하는 등 시공 자체에 상당한 주의를 기해야 한다”며 “토목 공사는 기본이 잘 지켜지지 않을 경우 주민 불편과 안전 사고로 직결되는 만큼 엄격한 관리 감독이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 윤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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