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재기자에 흉기 휘두른 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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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재기자에 흉기 휘두른 지사장
  • 충청리뷰
  • 승인 2003.04.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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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산 충청일보 지사장 비판보도 쓴 충북일보 기자 폭행

지역일간지 주재기자와 지사장간에 흉기를 휘두른 폭력사건이 벌어져 사건경위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사건의 피해자는 지난 7일 저녁 8시30분께 괴산군 괴산읍 D식당에서 식사를 하던 충북일보 괴산주재 남계현 기자였다. 지인들과 저녁식사 자리에 강산건설 강영목대표(38·충청일보 괴산지사장)가 공사장 칼을 들고 나타나 남기자를 위협했다는 것. 다급한 상황에서 남기자는 칼날부분을 손으로 움켜쥐고 막다가 손바닥을 4군데 베이는 상처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충북일보는 9일자 신문 사회면에 ‘본보 기자에 흉기 휘둘러’라는 제목의 3단기사를 게재, 폭력사건을 공개했다. 충북일보는 “강대표가 보도기사에 앙심을 품고 미리 준비한 70cm의 장검을 휘둘렀다”고 밝히고 이번 사건을 ‘취재보도에 대한 보복테러행위’로 규정했다. 확인결과 충북일보는 지난 3일자 지방면에 강산건설 공사현장의 문제점을 지적한 고발기사를 보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사내용은 괴산군이 발주한 외사∼갈론간 군도 확포장공사 현장의 관리감독이 소홀해 지역주민과 운전자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는 것이었다. 도로가 패이고 돌 투성이라서 통행차량의 피해가 따르고 산에서 깎아내린 돌덩어리를 인근 강가로 쏟아부어 미관을 해친다는 내용도 있었다. 지역의 선후배 관계인 강대표와 남기자는 기사보도 다음날인 4일 지역 건설업체 관계자 3명과 함께 H가든에서 만나 화해의 자리를 마련했다.
이때 남기자는 “지역에서 사업을 해 돈을 벌었으니 지역의 불우한 이웃을 위해 봉사해 달라”고 주문했다는 것. 강대표도 선선히 응해 이날 자리는 아무런 문제없이 마무리됐다. 이대로 서로간에 화해가 됐다면 흉기 폭력사건이 벌어질 리 만무였다. 하지만 강대표가 감정을 상한 것은 다음날 남기자와의 전화통화 때문이라는 주장이다. “남기자가 불우이웃돕기에 5천만원 정도 쓰라고 얘기했었다. 그렇게 듣고 말았는데, 이튿날 다시 전화를 걸어와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가만두지 않겠다고 말해 화가 치밀었다. 사건 당일에는 술이 많이 취한 상태라서 정확하게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결국 경쟁 일간지에 실린 공사현장에 대한 비판기사에 자존심이 상했던 강대표가 불우이웃돕기 문제가 불거나오자 흥분을 참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대해 지역 언론인 Q씨는 “강대표 자신이 일간지 지사장 신분인데, 다른 신문사 주재기자의 비판보도에 뒷통수를 맞다보니 속이 많이 상했을 것이다. 보도내용도 도로건설 현장 어디나 있는 문제인데 같은 신문업을 하면서 심하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하지만 흉기를 들고 사람을 찾아다니며 폭력을 행사하려 한 것은 상식을 넘어선 행동”이라고 말했다.
이에대해 충북일보 관계자는 “보도 다음날 만난 자리에서 강대표가 광고를 낼 것 처럼 얘기했으나 남기자가 거절하고 차라리 불우시설을 도와주라고 권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5천만원을 내놓겠다는 얘기도 나왔는데, 다음날 강대표가 마음이 변해 재차 광고 게재 의사를 밝히면서 남기자와 언쟁이 됐던 것 같다. 폭행이 있던 날도 건장한 남자 4명을 동행한 채 남기자를 찾기위해 3시간을 찾아헤맸다고 위협했다는 것이다. 이건 의도적이고 계획적인 폭력행위”라고 말했다. 한편 괴산경찰서는 흉기를 이용한 폭력행위라는 점을 감안, 정식수사에 착수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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