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택없고 규제만 있어 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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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택없고 규제만 있어 반대”
  • 홍강희 기자
  • 승인 2007.08.29 14: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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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편입 예정지역 청원군 부용면을 가다

 찬성·반대 의견 갈려있으나 대부분 “몰라요”
“군수가 반대하니 주민도 반대” 정확한 정보 필요

“각종 규제로 부용면민 다 죽는다” “세종시 곁방살이 보다는 우리 스스로 고대광실 만들자” “지금은 하나가 되어야 합니다” 지난 25일 청원군 부용면 부강리. 청주시에서 청원군으로 갈 때 이미 청원IC 훨씬 전부터 내걸린 세종시 편입반대 플래카드는 부용면에 들어서자 몇 걸음에 한 개씩 붙어 있다. 여기 저기 나붙은 플래카드가 이 곳의 심상찮은 분위기를 전했다. 한낮의 수은주는 섭씨 30도를 넘어 불같이 뜨거웠다.

부용면이 시끄러운 이유

이 뜨거운 여름날 부용면민들이 흥분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주민 김용식씨(57)는 “세종시에 들어가야 우리만 손해라는 의식이 주민들 사이에 퍼져 있다. 우리는 우리가 주인되는 것을 원한다. 그러나 청원군은 주변지역이기 때문에 예정지역보다 차별받을 것 같다. 규제만 받고 혜택이 없다면 들어갈 필요가 없지 않은가”라고 반문했다. 그래서 김씨는 청원군을 이대로 가만두길 원한다고 말했다.

   
 
  ▲ 세종시 편입반대 플래카드가 홍수를 이룬 청원군 부용면.  
 
또 주민 이경호씨(55)는 “청원군 11개리가 세종시로 들어가면 청원군은 인구와 면적이 줄어 군세가 약화될 것이다. 여기에다 나중에 오창읍이 인구 5만명을 채워 오창시로 승격되면 청원군은 ‘차 떼고 포 떼고 졸만 남을 것’ 아니겠는가. 이런 점에서 청원군은 기로에 서있다. 요즘 평화롭던 우리 마을이 세종시 문제 때문에 시끄러워졌다. 마을 사람들끼리 찬·반이 갈려 서로 말다툼을 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주민들은 세종시 편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대답을 회피했다. 모르겠다는 게 그 이유였다. 시장통으로 들어서 한 상인을 붙잡고 물었다.

“모르겠다. 나라에서 하라는 대로 하는 거지 우리가 찬성한다고 되고, 반대한다고 안 될까. 국가에서 밀어붙이면 다 되는 것 아닌가. 동네사람들 중에는 편입을 찬성하는 사람도 있고, 반대하는 사람도 있는 것 같다. 잘 모르는 사람들은 대개 청원군이 시키는 대로 한다. 먹고 살기 바쁘고 요즘 장사도 안 되는데 이런 문제에 일일이 신경쓸 겨를이 없다.” 채소를 다듬던 그 상인은 “나는 솔직히 뭐가 뭔지 모르겠다”면서 하던 일을 계속했다. 옆 집의 한 아주머니에게 질문을 던지자 “저 사람에게 가보라”며 서있는 아저씨를 손으로 가리킨다.

하지만 청원군에는 반대파만 있는 게 아니다. 채평석 부용면 생활체육협의회장은 지난 6월 부용면 세종시편입위원회를 조직했다. 채 위원장도 처음에는 반대했으나 행복도시건설청에 항의하러 가서 자세한 설명을 들은 뒤 찬성으로 마음을 돌렸다고 말했다.

   
 
  ▲ 청원군 주민들은 벌써 몇차례 세종시 편입반대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사진=육성준기자  
 
“건설청에 다녀오는 길에 휴게소에서 몇 몇 사람들이 반대할 게 아니라 찬성해야 겠다는 의견을 나눴다. 그 뒤로 모임을 조직했다. 나는 당초에 세종시가 특별자치시로 가면 무조건 반대만 할 것은 아니라는 생각을 해왔다. 우리는 그동안 반대파처럼 집회를 연 것은 아니고 조용히 활동했다. 얼마전 건설청 자유게시판에 찬성하는 이유에 대해 의견을 올리고 연락처를 남겼더니 많은 사람들에게서 연락이 온다. 전에는 부용면 사람들이 없었으나 부용면민들에게서도 전화를 많이 받았다.”

정확한 정보없이 떠도는 반대의견들

이어 그는 “세종시 건설은 정부에서 수도권 과밀화 방지와 국토균형발전 차원에서 하는 것이고 충청권이 상생할 수 있는 발전 방안이다. 세종시에 편입되면 잃는 것보다는 얻는 것이 더 많을 것이다. 우리 동네가 주변지역으로 규제가 있는 것은 사실이고 주민들이 이를 불편해하고 있다. 그러나 규제는 세종시에 안 들어가도 받아 이왕이면 들어가서 받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며 “영원히 청원군민으로 사는게 좋은가, 세종시민이 되는 게 좋은가. 세계적인 모범도시를 만든다고 하는데 세종시민이 되는 게 낫지 않은가. 나는 우리 동네가 세종시와 더불어 발전하는 길을 택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세종시 편입 찬성 플래카드가 한 장도 눈에 띄지 않는 이유에 대해 채 위원장은 “처음에 10여장 걸었으나 돈도 없고 지금은 다 떨어져 나가 더 이상 걸지 않았다. 대신 자세한 내용을 담은 자료를 주민들에게 틈틈이 돌리고 있다”며 “오는 31일 부강신협에서 열리는 설명회에서 그동안 알지 못했던 정보를 많이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청원군에서는 산발적으로 세종시 편입 반대 집회가 이어지고 주민들은 찬성과 반대로 갈려있는데다 대다수 주민들은 정확한 정보가 없어 엉거주춤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몇 몇 주민들은 “군수가 반대하니 주민들이 당연히 따라가는 것 아니겠느냐”고 전했다.

이는 정작 해당지역인 청원군에는 세종시 건설에 대한 정확한 정보가 없다는 사실을 반증하고 있는 것이다. 행복도시건설청에서 벌써 여러 번 부용면과 강내면 주민들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개최하려고 했으나 일부 주민들이 이를 원천봉쇄해 이 지역에는 설명회가 열리지 않았다.

따라서 주민들이 반대를 하더라도 정확한 정보를 알고 반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청원군과 청원군의회에서 주민들을 대상으로 반대의견을 전파하기보다 세종시 건설이 어떤 의미가 있고, 청원군이 편입됐을 때와 되지 않았을 때는 어떻게 다른가 등 보다 객관적인 내용을 알려줘야지 무조건적으로 반대하는 것은 세종시 건설 자체를 어렵게 하는 것 외에 다름아니라는 게 중론이다. 또 정확한 정보가 없어 해당지역에는 왜곡된 정보들이 떠다니는 것도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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