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의 용사들이 昌앞에 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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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의 용사들이 昌앞에 모였다
  • 이재표 기자
  • 승인 2007.11.07 17: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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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식 “관망 중” -김진영 “내년 총선 昌과 함께”
   
 
  ▲ 0년 전 과거의 정치인들이 대선을 계기로 다시 등장했다.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의 출마가 이들에게 어떤 지형을 제공할까. 신경식 전 의원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의 대선 출마가 유력시되면서, 경향의 지역정가에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는 가운데, 사실상 10년 전 일선에서 물러난 노(老)정객들이 대선을 기화로 다시 모여들고 있다.

지역출신 정치인 가운데 눈에 띄는 인물은 과거 이회창 전 총재의 복심으로 통했던 신경식 전 의원과 정주영의 국민당 바람으로 14대 의원을 지낸 김진영 전 의원이다. 아이러니한 것은 신경식 전 의원이 이 전 총재의 품을 떠나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배후로 자리를 옮긴 반면 김진영 전 의원은 ‘이회창 선생 제17대 대통령후보 추대위원회’라는 조직을 결성해 이 전 총재의 출마를 촉구하고 나섰다는 것이다.

이들은 모두 자신의 정치적 역할이 ‘킹메이커’에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각각 이 후보와 이 전 총재를 당선시킨 뒤에 자신의 뒷일을 생각해보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들의 관망론은 오랫동안 현실정치를 떠나있었기에 변화하는 상황을 예의 주시하겠다는 것일 뿐, 그저 지켜보겠다는 입장은 아닌 것으로 이해됐다.

실제로 두 정객은 모두 진의를 확인하는 질문에 대해 “아직은 구체적이지 않다(신)”, “창님의 지시에 따르겠다(김)”고 대답했다.

신경식 전 의원은 현재 이명박 후보 선대위의 30인 고문단에서 활동하고 있지만 최근까지도 일부 중앙언론은 이회창 전 총재의 대선행보가 구체화될 경우 이 전 총재의 곁으로 돌아가 도울 수도 있는 인물로 분류하고 있다. 이 전 총재 밑에서 중앙당 사무총장으로 일했고, 2002년 선거 당시에도 대선기획단장을 맡았던 각별한 인연 때문이다.

“알아보니 의지 굳혔다”
그러나 신 전 의원의 언행은 이와는 다소 거리가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오히려 선대위 관계자들로부터 “신 전 의원이 나서서 이 전 총재를 설득해 보라”는 주문에 곤혹스러워하고 있는 것으로 보일 정도다.
신 전 의원은 11월6일 충청리뷰와 가진 전화 통화에서 “이 전 총재도 여러 가지 생각이 있을 것이고 환경을 보고 결정할 문제이기 때문에 ‘해라마라’해서 될 일도 아닌 것 같다”면서 “모두들 나에게 알아보라고 난리인데, 만나보니 이미 의지를 굳혔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 전 총재가 출마를 결심했지만 사실을 확인했을 뿐 설득할 처지에 있지는 않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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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진영 전 의원.  
 
선에서 차떼기 수사로 퇴출
총선과 관련해서는 더 말을 아꼈다. “개인적으로 고민 속에 들어있는데, 꼭 재개하겠다는 것은 아니고 이것저것 보겠지만 아직까지는 담담한 입장”이라는 것이 공식 반응이다. 그러나 모든 정치인들의 발언이 그렇듯 신 전 의원의 대답도 얼마든지 중의적인 해석이 가능하다. 2002년 대선자금과 관련한 사법처리로 정치권에서 강제 퇴출되다시피 물러났기에 명예회복 차원에서라도 출마를 저울질할 수 있다는 것이다.

2003년 8월 SK해운 비자금 사건으로 불거진 불법 대선자금 수사는 2004년 5월까지 진행되면서 한나라당 차떼기 모금에 대한 수사로 이어졌고, 이회창 전 총재의 최측근인 서정우 법률특보와 최돈웅, 신경식, 서청원 의원 등이 줄줄이 구속 기소됐다. 당시 신 전 의원은 비록 패장의 측근이었지만 내리 3선에 성공하면서 17대 출마를 꿈꾸던 상황이었다.

신 전 의원은 정치 고수답게 “아직이야 모르겠다. 국민에게 도움이 되는 대통령이 당선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가 구체적으로 누군지에 대해서도 묘한 여운을 남겼다.

참회하는 마음으로 한번 더
당초 이회창 전 총재의 출마설은 ‘스페어론’과 함께 제기됐으나 출마선언이 임박한 것으로 알려진 6일 현재, 양상은 전혀 다르게 진행되고 있다. 김진영 전 의원 등 이 전 총재 추대위 관계자들의 기자회견을 통해서도 이 전 총재의 출마는 ‘구국의 결단’으로 떠받들어졌다.

김 전 의원은 이 자리에서 “스페어론은 해괴망측한 논리다. 이 전 총재는 역사와 소명의식 속에 참회와 사죄하는 마음으로 주민들에게 다시 한 번 평가받고자하는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김 전 의원은 이를 다시 확인하는 전화통화에서도 “당락 여부를 떠나서 과거사에 대한 옳고 그름을 얘기하겠다는 순수한 생각에서 출마하는 만큼 어떤 식으로든 단일화는 없다”고 못 박았다. 김 전 의원의 생각이 이 전 총재와 일치한다면 한나라당이 가장 우려하는 3자 대결 구도가 펼쳐질 가능성이 높다.

김 전 의원의 총선 출마는 물론 전적으로 이 전 총재의 당선을 전제로 한다. 여권 후보가 당선될 경우 이 전 총재는 현재 한나라당 지지세력들에 의해 대선 3연패를 초래한 장본인으로 낙인 찍힐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명박 후보가 당선되도 이 전 총재 세력이 곱게 보일리 없다.

17대에도 출마, 가능성 높아
어찌 됐든 김 전 의원은 자신의 총선 출마 가능성에 대해 부인하지 않았다. “나중 얘기지만 창(昌)의 지시에 따르겠다”는 것이다. 김 전 의원은 “이철승 헌정회장 등 헌정회 관계자들을 만나 설득하며 전국적인 활동을 벌였다”며 자신이 이 전 총재와 깊이 소통하고 있음을 누누이 밝혔다. 특히 3년 전부터 움직이며 충청지역을 조직했다는 것.

김 전 의원은 1992년 14대 선거에서 3만540표를 얻어 당시 여당인 민자당의 거물 정종택 후보(현 충청대 학장)를 약 2000여표 차로 누르고 당선되는 기염을 토했다. 그러나 2004년 17대 선거에서는 투표수의 2.5%인 2510표를 얻는데 그쳤다.

이에 대해 지역의 한나라당 정치인 Q씨는 “선거에 나오고 안나오는 것은 당사자의 선택이지만 정치 원로라면 당당하고 떳떳한 모습을 보여야 한다”며 대선정국에 지각변동을 일으킨 이회창 전 총재까지 싸잡아서 비판했다.

Q씨는 또 “누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과거의 정치인들이 다시 복귀하는 것은 우리 정치의 후퇴로 규정할 수밖에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반해 이 전 총재 지지를 선언한 ‘역사바로찾기모임’의 한 회원은 “그동안 정치에는 큰 관심이 없었지만 더 이상 좌시할 수 없다는 생각에 출마를 촉구하게 됐다”며 “두 차례 대선에서 여권의 공작으로 좌절했지만 검증된 후보는 이 전 총재 뿐”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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