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알루미늄,옥천 이전 발표 부지확보도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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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알루미늄,옥천 이전 발표 부지확보도 못해
  • 홍강희 기자
  • 승인 2007.11.14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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섣부른 MOU 체결이 준 ‘반면교사’
정우택 도지사와 한용택 옥천군수, 심현영 현대알루미늄(주) 회장은 지난 2006년 11월 22일 충북도청에서 ‘현대알루미늄주식회사 옥천군 이전·투자’ MOU를 체결했다. 현대알루미늄은 2008~2016년까지 총 8315억원을 옥천군 청산면 효목리 일원 78만평 부지에 전문화단지를 조성한다고 발표했다.

현대알루미늄은 또 10만평 부지에 국내 최대 규모인 연간 10만톤 생산설비를 갖춘 알루미늄특화산업단지를 조성하고 주거시설과 근린생활시설, 문화·체육시설 등을 건설하는 한편 20개의 협력업체도 이주시킨다는 청사진을 내놓았다. 현대건설 건재사업부로 설립된 이 회사는 국내 알루미늄 시장의 30%를 점유, 알루미늄업계 1위로 인정받고 있어 옥천군으로서는 쌍수를 들어 환영했다.

그러나 현재 현대알루미늄의 옥천군 이전은 ‘물 건너’ 간 것으로 알려졌다. 충북도와 옥천군은 ‘끝났다’는 표현을 쓰지 않고 있지만 속사정을 아는 사람들은 사실상 끝난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한다. 옥천군도 이미 오래 전 청사 중앙계단 2층 로비에 걸어놓았던 ‘옥천군-현대알루미늄 MOU협정 체결 기념식’ 사진을 다른 것으로 교체하고, 군의회에 투자협약 체결 성과를 보고하면서 현대알루미늄 건은 제외했다는 후문이다.

옥천군의 한 관계자도 “현대알루미늄측과 오고 가는 얘기는 없다”고 말했다. 군이 현재 이 일대에 청산산업단지를 추진키로 하고 타당성 조사를 끝낸 것만 보아도 분위기가 충분히 감지된다.

일이 이렇게 된 표면적인 이유는 지가 상승이다. 군 관계자는 기업 입주 소문이 있기 전 평당 5만원 이내 하던 땅값이 현재 10~15만원으로 부쩍 뛰었다고 밝혔다. 현대알루미늄이 들어선다는 소문이 돌자 부동산투기꾼까지 몰려들며 땅값을 부채질해 기업유치가 어려워졌다는 게 군의 이야기인데, 여기에는 뒷말들이 무성하다.

이 문제를 지속적으로 보도했던 백정현 옥천신문 기자는 “옥천군의 현대알루미늄 유치관련 보도가 대중에게 전달된 것은 한용택 군수가 공직선거법위반혐의로 선고공판을 받기 직전이었다. 한 군수의 개인적 상황이 성급한 발표를 부추긴 것은 아닌지 한 군수의 적극적인 해명이 필요하다”며 “천문학적인 규모의 기업유치가 옥천군의 실수로 좌초될 위기에 놓였다. 군수· 도지사 등은 이 문제를 책임질 사람이 누구인지 분명히 밝혀 군민 앞에 사과하고, 이에 상응하는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한다. 옥천군은 주된 책임을 피해자인 주민에게 돌리고 있다. 그러나 군은 기업이 부지를 확보할 때까지 투자계획을 보호하는 등의 대책을 강구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 항간에서는 현대알루미늄이 옥천군으로 이전하려는 의도 중의 하나는 골프장 개발에 있었다는 소문도 있다. 당초 78만평의 부지에 골프장을 포함한 복합리조트 개발 계획이 들어있기 때문이다. 현대알루미늄의 실패는 충북도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충북도는 이 회사와 MOU를 체결한 뒤 “2조 8541억원의 생산유발효과와 약 1조원의 부가가치 창출, 2만1000명의 고용유발효과가 창출될 것으로 추정된다, 현대알루미늄은 바이오농산업단지와 함께 남부권의 획기적 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고 향후 10년내 충북이 한국 알루미늄산업의 중심지로 자리매김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큰 소리를 쳤다.

옥천군도 ‘옥천을 뿌리째 뒤바꿀 수 있는 대역사’라고 엄청나게 홍보했으나 현재 남은 것은 군민들의 패배감과 터무니없이 뛴 땅값뿐이다. 현대알루미늄의 당초 투자금액이 8315억원이나 달해 충북도의 기업유치 실적에서 제외될 경우 적잖은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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