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풍호’ 북부권 갈등 부를 뇌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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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풍호’ 북부권 갈등 부를 뇌관
  • 윤상훈 기자
  • 승인 2007.11.14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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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주시 무대응 접고 강경 선회, 지역 갈등 조짐
   
 
   
 
최근 제천시가 추진 중인 충주댐 담수호 명칭의 ‘청풍호’ 변경 운동에 대해 무대응으로 일관하던 충주시가 맞대응 방침을 천명하고 나서 청풍호로 개명 운동이 중대 국면을 맞이하게 됐다.

11월 12일자 주간 〈충주신문〉은 청풍호 개명 운동과 관련한 제천시의 움직임 등을 ‘충주호 호수 이름 갈등, 대책 절실‘이라는 제목의 1면 머릿기사로 비중 있게 조명하면서 ”충주시는 그동안 청풍호로 명칭을 변경하기 위한 제천지역의 움직임에 대해 ‘소모적 논쟁’이라며 대응을 자제해 왔으나 최근의 과정이 도를 넘어섰다고 판단, 본격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이어 “최근 제천 지역에서 일어나는 일련의 과정이 도를 넘었다고 판단, 충북도를 방문해 지역적 갈등을 조장하는 청풍호 이름찾기 범시민운동본부의 즉각적 해체와 10만인 서명운동 중단 조치, 대형 광고탑 철거 등 행정적 조치를 취해줄 것을 강력히 요구키로 했으며 충주시와 제천시의 경계 지역에 충주호를 알리는 대형 광고판을 설치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충주시는 이와 관련, 청풍호 개명 운동을 원천 차단한다는 방침에 따라 법원에 명칭 사용 금지 가처분을 신청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홍보물 제작과 15만 명 서명 운동을 준비하는 등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맞불을 놓는다는 복안이어서 지명 문제를 둘러싼 논란은 자칫 두 도시 간 소지역 갈등으로 비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앞서 제천시는 지난 9월 19일 ‘청풍호 이름 찾기 범시민 제천운동본부’를 발족하고 시민을 상대로 10만인 서명운동에 돌입하는 등 적극적인 개명 운동에 나선 상태다. 이에 따라 제천시는 중부내륙고속도로 음성 감곡 IC와 중부고속도로 이천IC 부근에 ‘청풍호가 있는 제천’, ‘청풍호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라는 문구의 대형 광고판을 각각 설치하는 등 청풍호 개명 운동의 붐 조성을 위한 홍보활동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제천지역 곳곳에 ‘청풍호를 되찾자’는 문구의 현수막을 설치하고 시민 참여를 유도하는 한편, 호수 면적의 절반 이상이 제천시에 소재해 있는 등 호수 이름 개명의 당위성을 조목조목 내세워 충북도 등에 개명을 위한 행정 절차 이행을 꾸준히 요구해 오고 있다.

그러나 이처럼 제천시가 대내외적인 홍보 활동을 강화하며 호수 명칭 개정 운동에 적극적으로 나서자 무대응으로 일관하던 충주시의 입장은 전에 없이 다급해지기 시작했다. 제천시의 공격적 움직임이 지역 언론에 자주 보도되면서 위기의식을 느낀 충주시민들의 반발 수위도 크게 고조된 분위기다.

충주시 한 공무원은 “지난 9일 충주 후렌드리 호텔에서 친 기업도시 건설과 관련한 지역혁신협의회 포럼이 개최됐는데, 이 자리에서 한 참석자가 충주호 명칭의 개명 움직임에 대한 충주시와 지역 시민단체의 미온한 대응을 꼬집는 돌출 발언을 제기해 행사장 내에 잠시 찬 바람이 불기도 했다”면서 “요즘 들어 제천시의 청풍호 명명 움직임에 강력한 대응을 주문하는 민원 전화가 시청에 종종 걸려오고 있다”는 말로 충주시민들의 격앙된 분위기를 전했다.

그러나, 제천시는 충주시의 강경 대응 입장을 예견된 수순으로 평가절하하면서 “무대응으로 일관했던 충주시가 청풍호 개명 운동에 반응을 보였다는 사실 자체가 제천시의 전략이 먹혀들어가고 있다는 반증”이라며 오히려 이를 반기는 눈치다.

양측이 호수 명칭 문제를 놓고 한 치의 양보도 없는 대립 국면에 접어듦에 따라 이 문제는 다시 한 번 충주댐 담수호의 지명 개정 권한을 가진 충북도와 건설교통부의 판단에 맡겨질 공산이 커졌다.

그러나 무엇보다 충주댐 건설로 6개 면을 수몰시키고 20여 년 동안 최대의 피해를 입은 제천시가 청풍호란 이름을 되찾아 화려한 도약의 날개짓을 하기 위해서는 충주시민들의 반발을 넘어 충북도를 납득시킬 새로운 2%가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호수 명칭 문제를 공론화의 장으로까지 끌어올리는 데 성공한 만큼 이제는 공론의 무대에서 승기를 잡을 특단의 묘책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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