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입자 수는 '쥐꼬리' 장학금은 '소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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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입자 수는 '쥐꼬리' 장학금은 '소꼬리'
  • 뉴시스
  • 승인 2007.11.14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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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도 90명 전입에 1억2150만원 지출

제천시가 제천지역 외지 전입 대학생들에게 연간 1억원이 넘는 장학금을 퍼붓고 있지만 실제 전입자 수는 턱없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시가 시 예산으로 특정 대학의 장학금만 만들어 준 꼴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제천시에 따르면 시는 2005년부터 세명대와 대원과학대학 등 이 지역 대학 재학생들을 대상으로 제천 전입 대학생들에게 50만원의 장학금을 지급하는 인구증가시책을 추진하고 있다.

첫해인 2005년에는 4850만원의 예산으로 97명에게 장학금을 지급했다. 이중 외지 전입 대학생은 32명이었으며 나머지는 제천거주 재학생이었다.

1억2150만원이 지급된 지난해에도 243명의 수혜자 중 외지 전입 대학생은 90명에 불과했다. 이중 13명은 장학금만 받고 다시 외지로 주소를 옮겼다.

1억원이 넘는 예산을 썼지만 유입된 인구는 70여명에 불과한 것이다.

이 때문에 인구유입은 효과를 발휘하지 못한 채 특정대학을 위한 장학금만 조성해준 셈이 돼 버렸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또 장학금 수혜를 위해 일시적, 전략적으로 주소를 옮기는 주민등록법 위반 행위를 조장하고 있다는 비판까지 제기되고 있다.

전입유도 효과가 미미한데도 시는 올해 장학금 지급규모를 더 늘렸다. 올해는 343명에게 모두 1억7150만원의 장학금을 지급한다는 것이 시의 계획이다.

장학금 제도가 제 취지를 발휘하지 못하자 시는 전입자와 제천지역 거주자의 장학금 수혜 비율을 7대3으로 정하고 6개월 내 전출자에 대한 장학금 환수제도를 조례로 마련했지만 실효성은 의문이다.

비율에 따르면 올해의 경우 240명의 전입이 이뤄져야 하지만 지난 2년간의 선례에 비춰 비현실적인데다 경제력이 없는 재학생들에 대한 장학금 환수는 사실상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모든 장학금 지급 권한을 해당 대학에 위임하고 있는 것도 문제다. 시는 대학에 보조금 형태로 일괄 장학금을 지급할 뿐 모든 집행은 대학이 하고 있다. 장학금 지급 후 시는 지급 내역만 제출받는다.

대학의 한 관계자는 "시에서 받은 보조금은 장학금과 재학생 해외 배낭여행 비용으로 지원했다"면서 "전입 학생 수가 부족해 그동안 제천지역 거주학생 중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을 위주로 장학금을 지급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전입 학생 장학금 제도가 널리 알려져 올해부터는 제천으로 전입하는 외지 대학생들이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시는 인구증가시책 중 하나인 임신축하금으로 올들어 4380만원(146명)을 썼으며, 출산 후 12개월간 지급되는 출산장려금은 2억3000만원(2131명)을 지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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