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곳에서의 이틀째를 맞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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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곳에서의 이틀째를 맞으며...
  • 김태종
  • 승인 2007.11.16 23: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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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한 생각, 즈믄네온 열 다섯.
낯선 땅에서 이틀 밤을 지내고 나서
'내가 여기를 왜 왔는지'를 먼저 생각합니다.
힘없고 순하게 살아온 벗들을 위로하고
예순 가까이 되는 나이까지 사는 동안 굳어진 눈에
넓은 세상을 조금 담으면서
지금까지 삶에 시달려 온 세월을 누그려뜨려보자는 마음이
바탕에 있었습니다.

일행 여덟 명,
함께 지내면서 가만히 지켜보니
몸은 여기 와서 돌아다니는데
의식은 한국 땅에서 자기 사는 영역을 전혀 벗어나지 못한 채
그 사이를 헤매고 있는 것을 봅니다.

내일이면 돌아가는데
'내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생각합니다.
결국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나 자신을 가다듬는 일 말고는 아무 것도 없음,
필리핀에 와서 '호세 리잘'이라는 이름 하나를 가슴에 새겼습니다.

조금 더 보고 느끼며 다니다가 돌아가서
역시 내 걸음을 걸어야지 하며
동트기 전의 새벽 하늘을 내다봅니다.

날마다 좋은 날!!!
- 들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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