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고령사회 노인 머물 곳을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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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고령사회 노인 머물 곳을 찾는다
  • 경철수 기자
  • 승인 2007.12.19 2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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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고령화 율 12.2%... 전국 평균 1.3배
부족한 시설…시립 노인병원 건립 ‘희소식’
   
 
  ▲ 충북이 고령사회에서 초 고령사회로의 진입을 눈 앞에 두고 있는 가운데 각종 노인복지시설에 대한 시설확충이 뜨거운 감자가 되고 있다.  
 
충북이 고령화 사회에 진입한 것을 반영이나 하듯 최근 도내에 노인전문병원이 잇따라 들어서고 있다. 노인 복지혜택을 위해 바람직한 시설이란 의견에서부터 지역 주민에게 전혀 이득이 없는 기피시설에 불과하다는 주장까지 의견이 분분하다. 충북도에 따르면 지난달 말 충북의 인구는 150만 3756명. 이중 18만 3737명이 만 65세를 넘은 노령 인구다. 고령화 율이 12.2%를 기록한 것이다. 이는 2년 전 같은 기간 충북 인구 148만 8803명의 11.3%에 해당하는 16만 8776명 보다 0.9%가 증가한 것이다.

더욱이 전국 고령화율 9.5%의 1.3배에 해당하는 수치다. 통계청에 따르면 한국 234개 시·군·구 가운데 26.9%가 만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20%를 넘는 초 고령 사회로 분류됐다. 고령화 율이 14%에 임박해 고령 사회로 진입한 광역자치단체도 4개나 됐다. 충남과 경북, 전남·북이 바로 이에 해당한다. 유엔은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율이 7∼14% 미만인 사회를 고령화 사회, 14∼20% 미만인 사회를 고령 사회, 20% 이상인 사회를 초 고령 사회로 분류했다.

노인 보호시설도 증가 추세
이런 세태를 반영이나 하듯 충북에는 인가받은 노인요양 시설만 52개소. 이 시설을 도내 2322명의 노인이 이용하고 있다. 하지만 충북의 65세 노인인구 18만 3658명의 1.3%에 불과한 수치다. 무연고 노인을 위한 복지시설이 아직도 부족함을 엿볼 수 있다. 충북은 이미 고령화 사회에 진입했다. 12개 시·군 중 고령화 율이 비교적 낮은 청주시도 인구 63만 1629명 중 65세 노인인구가 4만 5650명으로 7.2%에 해당한다. 고령화 율이 가장 높은 곳은 괴산군으로 인구 3만 7112명 중 26.2%에 해당하는 9728명이 노령인구다. 이미 초 고령 사회에 들어선 것이다.

이는 보은군도 마찬가지. 인구 3만 5594명 가운데 노령인구가 9022명으로 25.3%를 차지하고 있다. 초 고령 사회에 진입한 것은 영동군과 단양군도 마찬가지. 영동은 인구 5만 190명 가운데 22.6%에 해당하는 1만 1323명이 노령인구다. 단양도 3만 2560명 중 20.1%(6535명)가 노령인구로 집계됐다. 고령 사회에 접어든 시·군도 적잖다. 청원군이 인구 14만 2056명 중 14.1%(1만 9991명)가 노령인구고 옥천이 5만 4714명 중 19.8%(1만 821명)가 고령 인구다. 진천도 인구 6만 340명 중 14.6%(8826명), 증평도 인구 3만 959명 중 12.3%(3809명)가 고령 인구다. 음성도 인구 8만 7891명 중 14.8%(1만 3034명)가 노령인구로 나타났다.

충북은 이미 고령화 사회를 넘어 초 고령 사회로 접어든 것이다. 청주를 비롯한 충주 제천의 3개시도 고령화 사회에 들어섰다. 충주는 인구 2만 4626명 중 13.2%(2만 6913명), 제천은 인구 13만 6085명 중 13.3%(1만 8083명)가 고령인구다. 즉 충북은 12개 시·군 중 이미 4개 군이 초 고령 사회에 들어섰고 4개 군이 고령 사회에 진입했다. 또한 나머지 3개시와 1개 군이 고령화 사회를 맞고 있다.

하지만 이런 노인들이 노년을 안락하게 보낼 수 있는 시설은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노인요양시설이 가장 많은 곳은 청주시로 100명을 수용하고 있는 청원노인요양원을 비롯해 9개소가 분포하고 있다. 다음으로 청원군이 초정노인요양병원(100명)을 비롯한 8개소에 346명을 수용하고 있다. 이어 충주시가 7개소(212명), 옥천군 7개소(228명), 괴산군 6개소(150명), 보은군 3개소(180명), 제천시 2개소(110명), 영동 2개소(99명), 음성군 2개소(400명), 단양군 1개소(10명) 등이다.

노인 전문병원 짓기 열풍
무료 시립노인병원서 실버타운까지
이해관계 갈등... 필요시설 ‘대세론’

하지만 고령화 사회에 접어든 일선 군 단위엔 변변한 노인 병원 하나 없는 곳도 있다. 증평의 경우 인구 3만에 고령화율 12.3%에 이르지만 시장 수요를 고려한 사업자들이 입점을 꺼리고 있다. 특히 가까운 청주시와 음성군을 이용한다는 이유에서지만 의료의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다. 심지어 초 고령 사회에 들어선 괴산과 보은도 노인 전문 병원이 없긴 마찬가지. 문제는 시장 수요를 고려한 노인 전문병원의 편중이다.

고령화 율이 가장 낮은 청주시에는 참사랑, 하나노인, 도립 노인전문병원은 물론 최근 청주 영운동에 소망노인 병원까지 들어섰다. 또 청주 상당 월오동과 흥덕구 장성동에 각 대규모 실버타운과 시립 노인전문병원이 들어설 예정이다. 노인전문병원의 분포를 보면 청주 4개, 제천·충주 각 3개씩, 청원·단양·영동·진천·옥천·음성에 각 1개소씩이 자리하고 있다. 지역적 편중은 물론 고령화 사회에 대비한 체계적인 복지정책이 수립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내년 1월부터 시행되는 노인요양보험제 정착과 노인 의료비 지원, 돌봄이 서비스의 활성화 등 세심한 배려와 관심이 필요할 때다. 청주시는 내년 2월 청주시 장성동 48번지에 국·시비 131억 원을 들여 연건축면적 4980.71㎡(1509평)의 지하 1층, 지상 3층 165병상 규모의 시립노인전문병원을 착공 할 예정이다. 내년 말 준공될 이 병원은 노인성질환과 각종 재활 서비스에 대해 무료 또는 치료비 일부를 시가 보조해 줘 노인들에 대한 부담을 최소화 한다는 방침이다. 노인전문병원은 청주 월오동에도 들어선다. 이미 (주)화촌이 청주시의 인·허가를 받아 청주시 상당구 월오동 산 42 일원에 200억 원 가량을 들여 15만 6077㎡(4만 7213평) 규모로 실버타운을 건립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 노인시설은 지역주민과의 이해관계에 얽혀 건립 추진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바로 노인요양시설과 전문병원의 삼위일체라 불리는 장례식장의 입점이다. 월오동 주민대책위는 주민보상 차원에서 따낸 목련공원 장례식장 재정수익 위협과 지하수 고갈 등을 이유로 반대를 하고 나섰다. 장성동 주민들도 장례식장에 대한 입점을 꺼리긴 마찬가지. 하지만 최근 이들 사업주체와 주민 간에 이견을 좁히면서 공사 진행에 탄력을 받고 있다.

사회학 전문가들은 “의학 발달에 따라 평균 수명이 증가했다. 하지만 가정경제의 어려움으로 맞벌이 부부가 증가했고 핵가족화에 따른 홀로 사는 노인과 갈 곳 잃은 노인이 증가하고 있다”며 “이런 노인을 수용할 각종 사회복지시설을 늘려야 할 것이다. 그것이 장기적으로 가정의 평화도 지키고 노인학대 등 또 다른 사회문제를 줄일 수 있는 방안이다”고 말했다.

청주시와 노인 학대예방센터 한 관계자는 “이제 더 이상 부모 부양을 자식들에게 부담을 지을 수 없는 세상이 왔다”며 “경제적인 여유가 있어 직접 모시고 살 수 있으며 좋겠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갈 곳 잃은 노인의 행복한 노년을 준비해 줄 요양시설과 전문병원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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