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관료 출신이 과연 ‘만능’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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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관료 출신이 과연 ‘만능’인가?
  • 한덕현 기자
  • 승인 2003.06.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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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자치 효율성 논란 민선3기 계속된 ‘화두’

지방선거를 통해 자치단체장에 오를 확률은 공직출신한테 가장 높다. 민선 1기 때부터 ‘행정은 행정을 아는 사람이 해야한다’는 일종의 자발적(?) 당위론을 공유했기 때문이다. 충북에서도 극히 일부를 제외하곤 대부분 시.군 자치단체장은 행정관료 출신들이 도맡다시피 했다. 자치의 효율성을 위해 관료출신이 좋다거나 아니면 비관료출신이 바람직하다는 논란은 민선 1기때부터 끊임없이 제기됐지만 아직 이에 대한 구체적 평가는 나오지 않고 있다. 다만 일반 주민들이 피부로 느끼는 체감지수가 이 효율성을 따지는 절대적인 기준이 됐다.

 민선 자치행정은 과거 관선시대와는 분명히 다르다. 주어지는 일보다는 스스로 창출하는 역할이 강조되다보니 당연히 발상전환이 절실하고, 이를 충족시키려면 행정 식견 못지않게 순발력과 추진력, 리더십 등이 총체적으로 요구되는 것이다. 아무래도 체제 순응적인 관료출신이 자치단체장을 맡는 경우와 전통적인 행정에 낯선 비관료출신이 행정을 책임지는 경우는 여러 가지로 다를 수 있다. 그래서 그 효율성에 대한 평가가 민선 3기에선 본격적으로 내려질 수 밖에 없다.

비관료 출신 “그래도 색깔 있었다”
충북에서 비관료 출신들이 선거를 통해 자치단체장에 오른 사례는 극히 드물다. 대부분은 관료출신들이 현직 경력을 배경으로 재선, 3선한 경우에 해당된다. 민선 1기부터 3기에 이르기까지 비관료 출신으로 시.군 지자체장을 지낸 사람은 김현수 전 청주시장과 엄태영제천시장, 변종석 오효진 전현직 청원군수, 김경회 진천군수에 불과하다. 김현수씨는 국회의원을 지낸 정치인이었고, 엄태영씨는 자동차 세일즈맨을 거쳐 지방의회 의원을 지낸 독특한 경력을 가졌다. 변종석씨는 지역 축구협회장 등 사회활동을 통해 두각을 나타낸 경우이고 언론인 출신 오효진씨는 DJ정권에서 잠깐 정부대변인(지금의 국정홍보처장)을 지낸 것 외에는 행정경력이 없었다. 김경회씨는 원래 교사출신으로 정당생활과 지방의원을 거쳐 자치단체장에까지 오르게 됐다.

이들에 대한 평가는 극명하게 엇갈린다. 관료 출신에겐 기대할 수 없는 차별화된 행정을 보였다는 호평이 있는 반면, 서툰 아마추어리즘이 결국 행정의 난맥상만을 초래했다는 냉혹한 비판도 제기된다. 특히 임기 내내 의회와 마찰을 빚었던 김현수 전 청주시장과 스파텔문제로 아직도 수감중인 변종석 전 청원군수에 대한 평가는 사람들의 시각에 따라 큰 차이를 보인다. 지역의 한 인사는 “이들이 중간중간 문제를 일으킨 것은 비판받아 마땅하지만 그 열정은 높이 살만 하다”고 말했다. 이들의 장점에 대해 그는 ‘김현수=추진력’ ‘변종석=열정’의 등식으로 매치시켰다. 김 전시장은 지금도 사석에서 우회도로 등 청주시가 추진하는 각종 정책사업이 자신의 임기 때 결정된 것이라고 애써 강조한다. 변 전군수의 경우는 새벽출장과 농민들과의 동고동락으로 상징되는 ‘열정’이 공무원 사회에서 여전히 회자되고 있다.

나비축제로 전국적인 명성을 얻은 함평군의 이석형군수는 비관료 출신의 대표적 성공사례로 꼽힌다. 이군수는 원래 KBS PD 출신으로, 38세에 전국 최연소 지자체장이 된 인물이다. 방송사 시절에 자연다큐멘터리를 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아니었다면 나비축제는 애초부터 불가능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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