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문화계 스타를 내지 못하는 이유
박소영 문화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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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문화계 스타를 내지 못하는 이유
박소영 문화부기자
  • 박소영 기자
  • 승인 2008.04.17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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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예술계가 여전히 매력적이면서도 허약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많다. 일단 합의체계를 갖추지 못하고 있다. 예술단체와 지자체, 그리고 예술단체간에도 하나의 문제를 놓고 바라보는 입장차가 크다.

그런데 이러한 차이를 놓고 부딪힐만한 공간이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다보니 서로 간 오해가 쌓이거나 같이 중간자적인 입장에 있는 사람들을 만나면 불신과 반목의 이야기를 쏟아놓을 수밖에. 이러한 간극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일단 부딪혀야 한다. 생각이 다르면 외면하고, 노선이 다르다고 멀리하는 태도는 버려야한다. 늦더라도, 천천히 합의하는 것, 한 테이블에서 진득하게 얘기해보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에겐 서로의 이야기를 들어준 여유가 아직 없는 걸까. 문제는 이러한 얘기들이 자칫하면 지역 문화예술계의 밥그릇 싸움으로 비춰진다는 것이다. 그래서 예술가들은 말하기 싫어서 안하고, 또 말 나올까봐 회피하는 형국이다.

지역예술계 사실 먹을 만한 ‘밥그릇’도 없다. 예술단체들은 행사를 기획하고, 예산을 받으면 매년 횟수를 더해 치른다. 자구책은 없다. 다만 적은 예산에만 의존할 뿐이다. 그래서 축제 기획자들은 대개 예술단체 회원이거나 사무국 직원일 경우가 많다.

이러한 예술인들이 기획한 축제나 행사들은 아쉬운 점이 많다. 축제가 원칙적으로 새로운 볼거리와 정보, 재미를 줘야 하지만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다. 가령 체험행사의 경우 대개 이런 식이다. 포크 아트 그리기, 페이스 페인팅, 탁본 찍기, 토우 만들기 등등. 명절 때가 되면 어김없이 연날리기, 투호던지기, 윷놀이 등이 등장한다. 게다가 아이들과 함께 보는 가족영화 상영도 빠지지 않는 메뉴다.

문화 그리고 체험이 보여줄 수 있는 파격적인 새로움과 즐거움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일까. 또한 예술가 축제를 지향하면서도 여전히 대중축제를 표방한다. 지금 열리고 있는 청주예술제만 해도 주제가 ‘샘’이지만 ‘샘’과 관련한 기획행사는 찾아볼 수 없다. 해마다 새로운 타이틀만 내걸 뿐이지 내용은 달라지지 않고 있다.

어쩌면 예술 단체들이 행사 내용 보다 테이프 끊는 것에 신경 써야 하는 데는 구조적인 문제도 있다. 지자체 단체장, 국회의원, 도의원, 시의원에게 ‘잘 보여야’ 예산도 많아지고, 없었던 예산도 늘어나기 때문이다. 시장님 한마디에 문화공간이 생겼다가 사라질 수 있으며, 도지사 공약을 이행하는 과정 속에서 장르 간 싸움으로 번질 번 하기도 했다. 결국 도지사는 어떤 문화 공약도 이행하지 않고 있다.

지역의 문화공간과 정책에 관한 부분이 그 분야의 전문가가 아닌, 또한 어떠한 지역민의 합의도 없이 문화 권력자와 또한 몇몇 정치가들에게 의해 좌지우지 되는 것을 언제까지 지켜볼 것인가. 예술인들은 문제에 대해 논의구조를 갖고, 밖으로 끌어내는 노력을 해야 한다.

한편, 안타깝게도 지자체 공무원들이 스스로 세우는 정책은 없다. 서울의 정책만을 답습할 뿐이다. 지역문화는 과거뿐만 아니라 현재의 문화도 기록해야 한다. 그런데 지금 지역문화를 견인할 정책이 없다면 앞으로 무엇을 기대할 수 있을까.

한마디로 지역엔 스타가 없다. 스타 작가도, 단체도 프로그램도 나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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