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번식 성공 ‘칠만이’ 사랑 독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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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번식 성공 ‘칠만이’ 사랑 독차지
  • 홍강희 기자
  • 승인 2003.07.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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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새복원7년만의 쾌거로 붙여진 이름

지난 6월 4일 교원대 황새복원연구센터에는 새 식구가 생겼다. 바로 애지중지하게 키워 온 황새 한 쌍이 새끼를 낳은 것이다. 그것도 자연번식으로 성공해 의미를 더해 주었다. 암컷 4년생인 ‘청출’이와 수컷 12년생인 ‘자연’이 사이에서 태어난 새끼는 ‘칠만’이. 교원대가 지난 96년 황새복원연구센터를 짓고 황새복원에 나선지 7년만에 자연번식에 성공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이 보도가 나간 뒤 칠만이는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박시룡 교수는 “어미가 새끼를 낳고 먹이를 정상적으로 먹여야 자연번식에 성공한 것으로 본다. 작년에는 황새 3마리가 태어났으나 어미가 먹이를 주지 않아 이 중 1마리가 죽었고, 나머지도 위험해 사람이 먹여 길렀다. 그런데 이번에는 암·수 모두 칠만이에게 먹이를 잘 줘 태어날 때 80g이던 것이 30일 현재 3㎏이 조금 넘었다. 황새는 생후 50∼60일 되면 5㎏까지 크는데, 이 정도 되면 다 큰 것이다. 먹이는 암·수가 함께 줘야지 어느 한 쪽만 줘서는 연명할 수 없다”며 “어미가 새끼에게 먹이를 줘서 길러낸다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청주동물원 호랑이는 낳기만 하고 새끼에게 젖을 안물려 죽인 적이 있고, 금화조는 알을 낳고 안 품어 십자매가 대신 품는다”고 설명했다.

이런 것을 ‘사회적 각인’이라고 부르며, 황새는 그리 심한 편이 아니라는 것이 박교수 말이다. 이어 그는 “이번 자연번식 성공을 계기로 앞으로 황새 개체 수가 늘어날 것”이라고 전제한 뒤 “일본에서는 연구를 시작한 지 20년만에 자연번식에 성공했다. 이에 비하면 우리는 빠른 편”이라고 기뻐했다.

94년 마지막 황새 죽어
한편 천연기념물 제199호로 지정된 황새는 지난 1971년 충북 음성군 생극면에 마지막 한 쌍이 살았으나, 수컷이 밀렵군의 총에 희생된 뒤 암컷마저 농약중독과 수질오염에 괴로워하다 94년 과천 서울대공원에서 죽었다. 전세계적으로는 러시아 아무르 강변 습지대에서 번식하는 황새들이 500여 마리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황새는 우리와 매우 친숙했던 텃새로 우리의 농촌을 지켜주는 수호신이며 아이를 낳고 싶어하는 가정에 아이를 선사하는 ‘다산의 상짱이기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희귀종이기는 했지만, 환경지표생물로 가장 중요한 생태적 지위를 담당했다. 황새가 서식하는 곳은 주로 호수나 강 하구, 저수지 등의 습지대 주변이며 물고기나 개구리, 들쥐, 가재 등을 먹고 자란다. 황새는 한 가지 생물이 갑자기 늘어나 생태계의 균형을 깨는 일이 없도록 먹이 생물의 숫자와 생체량을 조절하고, 황새가 살 수 있는 건강한 습지는 녹조현상 등 부영양화로 수질이 더 이상 나빠지지 않게 하는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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