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송화가 말을 걸어와 시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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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송화가 말을 걸어와 시를 썼다”
  • 박소영 기자
  • 승인 2008.07.02 18: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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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종환 시인 첫 동시집 ‘누가 더 놀랐을까’
   
 
  ▲ 도종환 시인  
 
도종환 시인(54)이 첫 동시집 ‘누가 더 놀랐을까’(실천문학사)를 펴냈다. 도종환 시인이 보은 구구산방에서 보낸 몇 해 동안의 감성이 이번엔 동시로 옮겨졌다. 도 시인은 “노인들끼리 농사를 지으며 살아가는 적막하고 궁벽한 산골에서 때론 즐겁고 때론 쓸쓸해서 동시를 썼다”며 말한다.

고추밭을 매다가/ 엄마얏! 지렁이/ 명아주 뿌리에 끌려 나와/몸부림치는 지렁이//배춧잎을 솎아주다/ 엄마야. 벌레 좀 봐!/ 고갱이에 누워 자다/ 몸을 꼬는 배추벌레// 지렁이랑 나랑/누가 더 놀랐을까/ 배추벌레랑 나랑/ 누가 더 놀랐을까(‘누가 더 놀랐을까’전문)

이번 동시집 ‘누가 더 놀랐을까’는 제1부 ‘채송화는 작은 꽃’, 2부 ‘병아리 싸움’, 3부 ‘도라지꽃밭’, 4부 ‘아기 울음소리’로 나눠진다. 시집은 농촌 아이들의 일상을 작가 특유의 따뜻한 시선으로 그려낸다.

이에 대해 시인 이안은 “도종환의 동시쓰기는 일시적 시류에 따른 것이 아니라 어린이와 동시를 향해 오랫동안 관심과 애정을 쏟아온 결과다”라며 “어린이의 눈높이에서 자연과 대상을 바라보며 생명을 가진 것들 중에 작고 여리고 힘없는 것들에 대한 애정과 연민을 진솔하게 표현하고 있다”고 평했다. 그의 동시의 자질은 ‘자연’이며 그것을 통해 ‘인간(어린이, 어른, 개별적 자아)’을 재인식하게 만드는 것이 미덕이라고.

   
▲ '누가 더 놀랐을까' 책 표지
도 시인은 “닭과 병아리를 키우고, 산토끼 다람쥐와 친구가 돼 자연스럽게 동시를 쓰게 됐다”며 ”생각나무 꽃 진달래, 채송화, 나리꽃과 함께 지내다보니 동시가 나를 찾아왔는지도 모르겠다”고 서문에서 밝힌다. 또 “아이들이 신나게 놀다 들어와 자기 전에 한 두 편씩만 이 동시를 읽어준다면 그것만으로도 고맙겠다”고 말한다.

도 시인은 그동안 ‘접시꽃 당신’ ‘해인으로 가는 길’등의 시집과 산문집 ‘그대 언제 이 숲에 오시렵니까’, 동화책 ‘바다유리’ ‘나무야 안녕’등을 펴냈다. 그림은 일러스트레이터 이은희씨가 그렸다. 128쪽, 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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