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예작가들의 멘토가 되어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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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예작가들의 멘토가 되어드리겠습니다”
  • 박소영 기자
  • 승인 2008.07.02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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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공예관 매니저프로그램 통해 ‘스타작가’키운다
전시, 창작, 판매, 마케팅 등 체계적인 지원 약속

지역 공예인 가운데 ‘스타작가’가 탄생할 수 있을까. 청주시가 최근 전국의 자치단체 중 처음으로 공예인을 위한 매니저프로그램을 운영하겠다고 나섰다. 청주시에 따르면 공예산업을 육성하고 지역 공예인들의 창작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전시, 판매, 마케팅 등 공예 관련 정책을 추진키로 했다는 것.

   
▲ 사진) 한국공예관이 매니저프로그램 통해 지역작가들의 경쟁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전시, 창작, 판매, 마케팅 등 체계적인 지원 약속할 뿐만 아니라 2009년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때 ‘충북공예관’을 개설한다. 사진은 한국공예관 1층 아트샵 모습.

청주시는 “한국공예관과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운영시스템을 통해 지역 공예인들의 경쟁력 강화 및 작가지원 중심으로 사업방향을 틀겠다”고 밝혔다. 먼저 전시분야로는 한국공예관에서 개최하고 있는 ‘충북의 젊은작가 초대전’을 기존의 연 3회 개최에서 5회 이상 확대시행하고, 지역작가들이 참여하는 각종 기획전과 특별전을 연다는 것. 일단 오는 8월에 지역작가 30여명이 참여하는 특별전을 계획하고 있다.

또 2010년 2월 캐나다 벤쿠버 동계올림픽 기간 중에 개최하는 ‘한-캐나다 공예특별전’에 충북지역 작가들이 대거 참여하는 해외 교류전시를 추진할 예정이다. 그리고 지역 작가들이 서울 등 타 지역에서 개인전을 개최할 경우에도 기획, 운영, 홍보활동 등 각종 컨설팅을 무료지원한다는 것.

작가의 경쟁력 키운다
한마디로 이번 정책은 한국공예관이 작가들을 위해 ‘멘토’가 되겠다는 선언이다. 보도자료부터, 전시 사진, 판매까지 전시 일련의 활동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대해 지역 공예인들의 반응은 일단 호의적이다. 공예인 A모씨는 “작가들이 작품 활동에서부터 전시, 판매, 홍보 등 모든 일을 도맡아 해야 하기 때문에 작업환경이 매우 열악한 것이 현실이다. 이번 기회에 취약한 부분을 적극적으로 도움 받고 싶다”고 밝혔다.

한국공예관 변광섭 공예산업팀장은 “공예인들이 작품에만 매진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매니저제도를 도입했다. 작가들이 경쟁력을 확보하면 공예산업 활성화와 공예비엔날레 개최도시 이미지 제고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또 창작분야에서는 지역의 우수 작가 작품을 공모 및 심사를 통해 한국공예관에서 영구소장토록 하는 한편, 공예비엔날레와 연계해 해외 주요 작가 및 공방 결연사업, 지역작가 워크숍 등을 벌인다. 이와 함께 충북 공예스튜디오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지도(map)를 제작하고, 이러한 사업을 홍보하기 위해 공예인들을 위해 홍보물 제작과 더불어 해외 주요 공예기관 단체와의 네트워크 구축 등 다양한 홍보마케팅 사업도 전개한다는 것.

실제 담당자 수 너무 적어
한국공예관이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현재 충북지역에는 금속, 도자, 목칠, 섬유, 전통공예, 생활공예 등 200여명의 공예작가들이 활동하고 있다. 또 청주대학교를 비롯한 5개 대학의 공예관련 학과에서 매년 200여명의 졸업생을 배출하고 있으며, 50여개의 평생교육기관에서 1500명의 시민이 도자 한지 규방 등 다양한 공예교육을 받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청주가 공예도시로 브랜드화되기에는 아직 넘어야 하는 산이 많다. 이번 매니저 프로그램의 경우만해도 한국공예관이 실제 운영을 맡는데, 이 일의 담당자 수는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힌다. 200여명의 작가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기에는 인력이 많이 부족하다는 것. 이에 지역 공예인 Y씨는 “작가들을 위한 교육도 필요한 반면, 그만큼 매니저들의 자질과 실력도 중요하다. 작가와 행정담당자들이 정기적인 교류를 통해 ‘윈-윈(win-win)’전략을 짜야 한다”고 의견을 피력했다. 이어 그는 “작가들은 제 고집대로 수십년을 산 사람들이다. 교육보다는 도움을 주는 방향이 맞다”며 “한국공예관이 전국적으로 이름을 알리고, 좋은 작업환경을 만들어 간다면 외부작가들이 청주로 올 것이다”고 덧붙였다.

그러기 위해서는 공예관과 지역작가와의 소원한 관계가 풀어져야 한다는 것. 또 다른 공예인 K씨는 “공예인 때문에 기관이 존재한다는 생각을 갖고 헌신적으로 뛰어야 한다”며 “이번 정책이 생색내기용으로 끝나지 않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에 안승현 한국공예관 큐레이터는 “작가들에게 마케팅이 필요한 것은 시대의 흐름이다. 또한 공예관이 지금까지 추진해왔던 일들을 이번에 정책화한 것이다”며 “서로 상생하기 위해서는 먼저 이해와 신뢰가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화가 K씨는 “지자체가 추진하는 작가마케팅은 순수회화파트도 전무하다”며 “이번 정책이 효과를 거둬야 마케팅 지원의 사례로 남을 것이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또한 청주시한국공예관은 공예인들을 위해 시설도 적극 개방한다. 비즈니스룸, 공예정보자료실, 사진스튜디오, 다목적실 등을 작가들이 창작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문을 열 계획이다. 무엇보다 2009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기간 중에 충북공예관을 신설해 이러한 결과물들을 보여줄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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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상품 어떻게 팔 것인가?
인사동에 이어 가경동에 한국공예관 아트샵 오픈

   
▲ 지난 비엔날레 때 아트상품 판매장인 '아트 앤 데코하우스'의 모습.

이번 매니저 프로그램의 큰 골자는 작가는 작품에 매진하고, 한국공예관은 판매 및 판로개척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든든한 후원자가 되기에는 재력과 공간이 필요충분조건이다. 한국공예관은 현재 1층 아트샵을 통해 지역작가 및 전국단위 공예작가의 작품을 판매하고 있다.

그리고 2006년엔 인사동에 직영매장을 열었고, 최근 가경동에 또 다른 매장을 준비 중이다. 한국공예관 관계자는 “고속터미널 옆 5층짜리 건물을 한 건설업자가 기부채납형태로 지었다. 처음엔 직지홍보관 등이 논의됐지만 수익성을 낼 수 있다는 강점 때문에 한국공예관 아트샵이 이곳에 입점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가경동 매장은 접근성이 좋아 작품 홍보 및 수익을 내기에도 효과적이라는 것. 이러한 판매장을 토대로 한국공예관은 해마다 충북공예페어를 개최해 작가와 소비자 간의 가교 역할을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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