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퀴 빠져 사고 날지도 몰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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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퀴 빠져 사고 날지도 몰라요”
  • 남기중 기자
  • 승인 2008.08.13 13: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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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크리트 도로에 아스콘 확포장 노면 높이 달라 운전자 ‘아찔’
36번 국도, 충주국도유지관리소 ‘공기단축 위해 불가피’ 핑계

청주와 충주를 잇는 36번 국도가 잘못된 확포장 공사로 인해 오히려 운전자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어 불만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 도로는 콘크리트로 포장된 왕복 4차로로 차량들이 고속으로 질주하는 도내 주요 간선도로중의 하나다. 이 때문에 철제 중앙분리대와 폭 2m에 가까운 갓길도 설치해 사고에 대비하고 있다.

하지만 중앙분리대 쪽 일부 도로와 갓길이 기존 콘크리트가 아닌 아스콘으로 덧씌워진 데다 도로 높이도 크게는 5cm 이상 차이가 난다는 것이다.

   

특히 백마령터널~보천 구간의 상태가 심해 2차로와 갓길의 높이 차이로 핸들이 심하게 흔들리거나 뒤틀리는 경우가 심심찮게 발생해 자칫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운전자 최 모씨(42·충주시 교현동)는 “갑자기 바퀴가 무언가에 끼인 듯한 느낌이 오더니 순간적으로 핸들을 조작할 수 없었다. 간신히 차를 세우고 확인해 보니 노면의 높이 차이 때문임을 알았다. 그 뒤로는 이 구간을 지날 때 각별히 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갓길과 2차로의 연결 부위 뿐 아니라 중앙분리대 부근도 이같은 곳이 많아 일부 운전자들이 고개운전 하듯 운행하고 있어 또 다른 사고 요인이 되기도 한다

최 씨는 “높이가 다른 노면도 문제지만 이를 피하려는 운전자들의 갑작스런 핸들조작으로 또다른 사고 위험에 노출되고 있다. 콘크리트와 다른 아스콘 포장의 특성 때문에 노면의 높이가 달라진 것으로 보이는데 해당 기관의 조속한 조치가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 단차가 심한 2차선 길어깨쪽 아스팔트 포장 부분을 피해 1차선 쪽에 바짝 붙어 고개 운행을 하고 있다.
중앙분리대 설치로 인한 확포장이 원인
이 구간의 이같은 문제의 원인은 중앙분리대를 설치하면서 도로를 확포장 하는 데에서 비롯됐다.
중앙선 침범으로 인한 크고 작은 사고가 잦아 중앙분리대를 설치했으며 이 과정에서 분리대 폭 만큼 도로를 확포장해야 했다는 것이다.

충주국도유지건설사무소 관계자는 “갓길을 절개해 확포장 공사를 한 것은 중앙분리대 설치 때문이다. 중앙분리대 설치되기 전에는 야간 운행시 교행하는 차량의 라이트 때문에 운전자의 시야를 방해했었다. 또 마주 오는 차량 간 중앙선 침범으로 대형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해 사망사고가 잇따랐다”고 말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국도유지건설사무소는 중앙분리대를 설치하게 된 것이다. 교행차량의 라이트의 불빛을 가리고, 중앙선을 침범해 발생하는 대형사고를 막기 위해 설치한 중앙분리대 때문에 도로 2차선 갓길 쪽을 확포장을 해야만 했다.

충주국도유지건설사무소 관계자는 “백마령터널부터 보천 구간은 노면의 높이 차이가 1㎝ 미만으로 크지 않다”면서 “오히려 백마령터널 기준 청주방향 주유소 앞이 단차가 1.5㎝로 커서 그쪽 먼저 보수공사를 실시하였다”고 말했다.

하지만, 백마령너털~보천구간의 콘크리트 노면 2차선 길어깨쪽을 연결하는 아스팔트로 포장된 노면과의 단차가 국도유지건설사무소의 주장보다 심각했다. 구간별로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3㎝ 이상의 단차를 보이는 구간도 있었다.

이 관계자는 “노면의 단차로 운전자의 생명을 위협한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지만, 예산관계 때문에 보수가 늦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또, “운전자를 위해 해마다 보수공사에 대한 예산안을 올리고 있지만 반영이 제대로 되고 있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아스콘 포장이 결정적 실수
결정적인 것은 부등침하(하중 때문에 경사지게 침하되는 현상)에 약한 아스콘으로 포장하는 바람에 2차로와 갓길의 높이가 달라지게 됐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아스콘으로 포장한 갓길이 서서히 내려 앉았고 기존 도로와 높이의 차이가 발생하게 됐다는 것이다.

충주국도유지건설사무소는 36번 국도의 중앙분리대 설치 공사를 지난 1998년부터 2004년까지 10㎞~20㎞씩 구간을 나눠 시공해 온 것으로 확인됐다.
만일 도로 확포장 부분을 기존 도로처럼 콘크리트로 포장햇다면 지금과 같은 문제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이에 대해 국도유지건설사무소 측은 공기를 단축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었다고 설명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기존 노면과 같이 콘크리트로 갓길을 확포장 했으면 지금까지 70%정도 밖에 공사를 못했을 것”라고 말했다.

이유는 콘크리트로 공사를 하면 양생(콘크리트가 완전히 굳을 때까지 적당한 수분을 유지하고 충격을 받거나 얼지 아니하도록 보호하는 일)이 늦어진다는 것이다. 도로 공사는 통행을 막아가며 해야한다. 콘크리트로 공사를 할 경우 통행금지를 2주간해야 되기 때문에 공사 진행상 어려움이 있다고 것. 또, 통행금지 기간이 길수록 운행자의 불편도 길어지기 때문에 콘크리트 보수공사를 꺼린다는 것이다.

하지만, 아스팔트로 할 경우에는 시공과 동시에 바로 운행이 가능해 콘크리트에 비해 양생이 훨씬 빠른 장점이 있다. 아스팔트 포장은 콘크리트 포장에 비해 보수는 빈번하나 보수작업 용이하고, 콘크리트 포장은 보수는 빈번하지 않지만 보수작업이 어려워 대부분 아스팔트 포장을 선호한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국도유지건설사무소는 중앙분리대 설치로 중앙선을 침범해 정면충돌하는 대형사로를 막는 큰 효과를 거뒀지만, 갓길 아스팔트 확포장으로 생긴 노면 단차로 또 다른 위험 요소가 되고 있어 이에 대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이 구간의 보수공사 예산안이 반영된다 하더라도 콘크리트가 아닌 아스팔트 포장을 할 것이 분명해 보이기 때문에 아스팔트 포장의 특성상 얼마 지나지 않아 같은 문제가 다시 불거질 것이 불 보듯 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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