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음반의 기획자인 조동언 명창은 “꼬마 송문선의 노래를 듣고, ‘진흙속의 진주’를 찾은 느낌이었어요. 독특한 음색에 반해 국악가수의 길을 걷도록 옆에서 잡아주었을 뿐이예요”라고 말했다. 이어 조동언 씨는 “대중들은 국악가수하면 어떻게 부를 것이라는 일종의 소리에 대한 편견이 있어요. 문선이의 노래는 어찌 보면 ‘가요스럽다’고 할까요. 오히려 힘을 빼고 부르는 연습을 줄곧 해왔어요. 다 익숙하고 편안하게 다가가기 위해서죠”라고 설명했다.
송문선 양은 조동언, 김수연, 김경숙 선생께 판소리와 가야금 병창, 경기민요를 차례로 사사받았다. 또한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무대에 섰다. 그녀의 홈페이지(http://www.moonsun.or.kr)의 메인 음악이기도 한 ‘배 띄어라’는 천 번 이상 불렀고, 다양한 국내무대 뿐만 아니라 2005년과 2006년엔 파리 소르본느 대학 초청공연에도 참여해 호평을 받았다. 그래서일까 그녀는 지역에서는 이미 유명인사다. 앳된 외모와 독특한 음색으로 국악가수로 일찌감치 자리매김했다. 홈페이지에는 공연을 본 사람들의 소감이 올려져 있는 데 ‘청아한 목소리’에 반했다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
정작 그녀는 이번 앨범에 대해 “저보다 노래 잘하는 사람도 참 많은 데 운이 좋았던 것 같아요. 오랜 시간 준비한 만큼 또 기다린 만큼 좋은 결과를 바래요”라며 수줍게 답한다. 무대 뒤에서는 여전히 ‘소녀’ 티를 벗지 못하는 그녀지만 무대 위에서만큼 오랜 연습의 시간을 반증하듯 농익은 카리스마를 내뿜는다.
이번 앨범이 눈에 띠는 이유는 또 하나 우리에게 익숙한 국악가요 외에 4곡의 창작곡이 수록돼 있다는 점이다. 도종환 시 함현상 작곡의 <담쟁이>, 황진이 시 이용탁 작곡의 <인연>, 황진이 시 이병욱 작곡의 <그릴 수 없는 사랑>과 제주민요를 임상규 씨가 편곡한 <너영나영>등이다. 6월 달부터 음반 반주 작업에 들어갔고, 8월 중순부터는 본격적인 노래 녹음을 시작한다. 해금에 이동훈, 색소폰 안태건, 프로듀서 임상규 씨 등이 참여해 완성도 높은 음반에 매달리고 있다고.
이제 내년이면 스무살이 되는 송문선은 뜻밖에 “대학에선 노래연기를 전공하고 싶다”고 밝힌다. “국악뮤지컬인 마당극을 학문적으로 배우고 싶어요.” 그녀의 국악에 대한 욕심과 실험이 관객에게 통할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