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클럽 술값 215만원, '수사마무 청탁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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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클럽 술값 215만원, '수사마무 청탁 있었다'
  • 충청리뷰
  • 승인 2003.08.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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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진상조사 발표, 향토상품 45만원 상당 선물
'2차 아가씨는 객실서 돌려보냈다'

<오마이뉴스> 문재인 민정수석은 5일 청와대 기자실을 찾아와 진상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청와대 민정수석실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 7월 31일 <한국일보> 보도 이후 "2차 술자리에서 여종업원 없이 43만원 어치의 술을 마셨다"는 해명과 달리 양 실장은 윈저 17년산 7병과 맥주, 안주 등으로 총 215만원 어치의 접대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양 실장은 29일 오후3시경 오원배 충북 부지부장의 승용차로 귀경하는 길에 오씨로부터 국화베개 9개, 초정약수 3박스, 4kg들이 향토쌀 3포대 등 총 45만원 상당의 선물을 제공받았다

민정수석실은 "국화베개가 양 실장 부부과 대통령 가족 몫 등을 포함한 것이고 지역특산품 초정약수와 향토쌀도 순수한 의도의 선물로 보이나, 45만원의 선물 수령은 적절치 못한 행동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문제의 국화베개 9개중 2개는 양 실장이 집으로 가져가고, 나머지 7개는 대통령에게 보고하지 않고 관저창고에 보관되어 왔다고 한다.

양 실장은 지난 7월 31일까지만 해도 "저녁식사만 하고 귀경하려 했지만, 오씨 등이 하도 붙잡았고 방도 예약돼 있어 잠자고 올라왔다"고 해명했었다. 그러나 당일 청주로 내려갈 때 타고가던 관용차를 인터체인지에서 돌려보낸 점으로 미뤄 양 실장이 이미 1박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는 것이 민정수석실의 판단이다. 양 실장은 이 같은 사실을 은폐하고자 오원배 충북 부지부장과 입을 맞췄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양 실장은 그동안 "오 지부장이 술값을 냈다"고 진술했지만 술값도 K나이트클럽 사장 이원호씨와 한모씨가 분담한 사실이 밝혀졌다. 양 실장은 술을 마신 인원(12명)도 줄여서 진술하는 등 사태를 축소시키기에 급급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문 수석은 "양 실장이 당초 주장한 것처럼 (2차 술자리 비용) 43만원이 유지됐다면 아마 경질까지 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해 '청와대 참모의 거짓말'이 경질의 주된 원인이었음을 확인했다. 민정수석실은 "금품수수나 청탁을 받은 의혹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지만, 나이트클럽 사장 이원호씨가 양 실장에게 청탁한 정황을 확인했다.

민정수석실이 밝힌 당시 정황은 다음과 같다.

- 나이트클럽 룸에서 술을 마시던 중 업주 이원호가 양 실장에게 "최근 충북도경에서 우리 K나이트클럽만 타켓을 삼아 탈세했다고 조사하고 있느데, 경찰에서 경쟁업소는 가만 놔두고 우리만 죽이려고 하니 억울하다"는 취지의 하소연을 했고, 동석한 오원배도 이원호가 억울하다고 하니 한번 알아봐 달라는 취지로 말한 사실이 확인됨.

- 이에 대해 양 실장은 이원호에게 그런 사정이 있다는 사실을 알지못한 채 만난 것이어서 묵묵히 듣기만 하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고 하며, 참석자들의 진술도 일치함.

- 조사 결과, 양 실장이 검경에 이원호가 관련된 사건에 대해 청탁하거나 개입 또는 영향력을 행사한 사실은 없는 것으로 보임.

- 법무부와 경찰청 감사실도 자체조사 결과, 이원호가 관련된 형사사건의 수사과정에서 수사관계자들이 외부로부터 청탁을 받은 사실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보고해왔음.

민정수석실은 그러나 "충북지역 국민경선동우회원들과의 1차 술자리(식대 42만1000원)와 3차 포장마차 술자리는 큰 문제가 없었다"고 밝혔다.

양 실장과 동행한 여종업원은 화대를 선불로 받고 다음날 새벽2시경 리오관광호텔 객실까지 따라갔으나 양실장이 바로 돌려보냈다고 문 수석은 밝혔다. 이처럼 '민감한 부분'에 대해 기자들의 확인요청이 이어지자 문 수석은 "해당 종업원이 업소와 연락이 두절돼 직접 대면하지는 않았지만, 관리마담 백모 씨 등을 조사한 결과, 호텔까지 따라들어가지 않았음을 확인했다"고 답했다.

민정수석실은 양 실장이 2차 술자리에서 이원호 등으로부터 과다한 접대를 받고 오원배로부터 과다한 선물을 받은 것은 사실이나, 이원호가 사건연루자라는 사실을 몰랐고, 실제 청탁을 하거나 부정하게 영향력을 행사하지 않아 '억울한 측면이 있다'고 판단했다.

문 수석은 그러나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모시는 입장에서 처신에 조심해야 할 부속실장이 대선 동지들로부터 과다한 접대와 선물을 받고 부주의하게도 수사대상자와 장시간 어울린 것, 언론보도 후 접대내역을 제대로 밝히지 않은 점은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고 결론내렸다.

지난 7월 10일경 실시된 1차 조사가 부실한 이유에 대해서는 "1차 조사 때는 이원호의 청탁여부에만 관심을 뒀지, 누구와 얼마만큼 술을 먹었는지는 관심을 안 뒀다"고 답했다. 그러나 이씨의 청탁이 확인된 2차조사 결과로 미뤄 민정수석실이 1차조사에서는 양 실장의 진술에 과도하게 의존한 게 아니냐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문 수석은 "1차에서 청탁사실을 알았다면 보다 강도높은 조치를 했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표시했다.

문 수석은 그러나 "(2차 조사에서) 현지에서 접촉할 수 있는 사람들은 전부 만났고, 거의 90% 이상 조사했다"며 "몰카와 음모설 등으로 이번 사건이 본질에 비해 파문이 과다하게 확산되고 부풀려진 측면이 많다"고 덧붙였다. "노 대통령이 결국 언론보도 때문에 양 실장을 경질하는 게 아니냐?"는 질문에는 "정확한 사실확인 없이 언론에서 공격한다고 해서 책임을 물어서는 안된다는 게 대통령의 뜻이었다"며 "충분한 조사후 접대비용도 훨씬 많은 것으로 확인되지 않았나?"고 반문했다.

민정수석실은 향응 부분에 대한 조사를 마쳤지만, 검찰의 몰카 조사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어 5일 발표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몰카 부분에 대해서도 일부 조사를 벌인 민정수석실은 관련자료들을 검찰에 맡겼다.

문 수석은 "청와대 윤리강령이 현실에 비해 너무 지나치다고 생각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접대 상한선이 비현실적이라는 시각이 있어 개정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부속실장으로서 과다한 접대와 선물을 받고 부주의하게 수사대상자와  장시간 어울린 것은 부적절한 처신이었다는 비판을 면키 어려우며, 언론보도 후  접대받은 정도 등을 스스로 제대로 밝히지 않은 점도 공직자의 본분에 어긋나는 잘못"이라고 밝혔다.

청탁의혹과 관련, 청와대는 "클럽에서 이씨가 양 실장에게 `최근  충북도경에서 우리 키스 나이트클럽만 타깃삼아 탈세했다고 조사하고 있는데 우리만 죽이려  하니 억울하다'고 하소연했고, 오씨도 `억울하다고 하니 한번 알아봐 달라'는 취지로  말한 사실이 확인됐다"고 소개했다.

그러나 "양 실장은 듣기만 하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고 하며, 다른  참석자들의 진술도 일치하고, 조사 결과도 청탁.개입하거나 영향력을 행사한 사실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며 "법무부와 경찰청 감사관실도 자체 조사 결과 그같은 보고를 해왔다"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금품수수 의혹에 대해선 "양 실장이 청주 방문을 전후해 이씨로부터 금품을  받은 사실이 발견되지 않았다"며 "일부 언론에서 금품수수 의혹을 제기한 것은 오씨가 승용차에 약수와 베개상자 선물을 실어준것에 기인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선물과 관련, 오씨가 6월29일 귀경하는 양 실장에게 제공한 자신의 승용차에 국화베개 9개, 초정약수 3박스, 4kg 향토쌀 3포대를 실어보냈고, 국화베개엔 양 실장 부부몫외에 대통령 가족몫 7개도 포함됐으나 대통령에게 미처 보고하지  못한 채 관저 창고에 보관돼 있다고 덧붙였다.<오마이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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