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리뷰는 어떻게 특종보도를 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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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리뷰는 어떻게 특종보도를 했나?
  • 충청리뷰
  • 승인 2003.08.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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첩보수집후 신빙성 있는 증언 확보
“양 실장의 청주행 자체가 보도가치 있다” 판단

양길승 청와대 제1 부속실장 사건을 둘러싸고 제기되는 잇딴 의혹들이 우리사회를 온통 뒤흔들고 있는 가운데, 이번 사건을 지난 7월 8일 전국 언론사 중에서 처음으로 특종보도한 충청리뷰와 충청리뷰 인터넷판 신문 ‘오마이 충북’이 주목의 대상으로 부상하고 있다. 아울러 충청리뷰와 오마이 충북이 이번 사건을 특종보도할 수 있었던 경위에 대해서도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이는 SBS가 충청리뷰의 특종보도이후 약 20 여 일만에 양 실장의 동정을 담은 ‘몰카’ 비디오와 함께 관련내용을 뒤늦게 보도한 이후 사건의 본질은 양 실장과 주변인들의 행적을 둘러싼 의혹에서 ‘누가 비디오를 찍어 무슨 목적으로 방송사에 제보했느냐’는 음모론쪽으로 굴절돼 집중되고 있는 것도 한 원인이 되고 있다. 이에 따라 충청리뷰는 당시 양 실장과 관련한 특종기사가 어떤 경위로 ‘오마이 충북’과 충청리뷰에 보도되게 됐는지를 상세히 알리기로 했다.

7월 5일 시중의 소문 확인
충청리뷰가 양실장의 청주행과 관련한 소문을 접한 것은 7월 5일쯤이다. 첩보 수준의 뒷소문 입수시점을 이렇게 추정하는 것은 본사 기자들의 취재수첩 등에 정확한 기록은 남아 있지 않지만 ‘첩보 수집-편집회의-취재돌입-사실확인-보도’가 이뤄지기까지 일련의 과정에 대한 기억은 생생하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충청리뷰와 오마이 충북이 양 실장 관련 첩보를 처음으로 접한 뒤 사실확인을 거쳐 보도하는데까지 사흘이 소요됐다. 오마이 충북이 관련 기사를 언론사중에서 처음으로 보도한 시점이 7월 8일이었던 만큼 첩보 입수 시점을 7월 5일로 역추정하는 것.

어쨌든 충청리뷰가 7월 5일 접한 첩보는 당시 청주 시내에서 막 나돌던 소문이었다.

당시 소문 내용은 ‘양길승 실장이 얼마 전 청주에 내려와 민주당 충북도지부 일부 당직자와 민주당 국민경선 때 노무현 후보를 위해 뛰었던 지지자들(경선동지회 소속 회원)과 술을 늦게까지 마시고 R호텔에서 1박한 뒤 상경했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이와 더불어 ‘양 실장이 무슨 목적으로 청주에 내려 왔는지 모르지만 술자리에 합석했던 지역의 인사들과 단순히 술만 마셨겠느냐’는, 당시로선 확인하기 어려운 여러 의혹도 나돌고 있었다. 최근 청와대의 발표로 확인 됐지만, 소위 향응 접대와 수사무마 청탁을 둘러싼 의혹도 당시 항간에 소문으로 떠돌고 있었던 게 사실이다. 다만 충청리뷰는 양 실장에게 거금의 금품까지 건네졌다는 설은 듣지 못했다.

물론 야당과 일부 언론의 보도로 제기된 이 의혹은 앞으로 검찰수사를 통해 밝혀져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여러 소문 돌았지만 확인 못해
당시 충청리뷰는 이런 첩보를 수집한 뒤 곧바로 주요 의제로 선정, 편집회의에 부쳤다. 그 결과 충청리뷰는 비정치적인 자리에 올라 있는 신분이자 대통령을 지근에서 모시는 위치의 권부 핵심 공직자가 ‘어떤 목적으로 청주에 왔을까’에 1차적인 문제의식을 갖게 됐다.

충청리뷰는 당시 떠돌던 많은 의혹들의 실체적 진실이 설령 확인되지 않더라도-실제로 충청리뷰는 당시 취재결과에서 이런 소문들을 확인하는 데 실패했다- 양 실장의 청주행 사실 자체가 충분한 보도가치가 있다고 판단했다.

충청리뷰는 당시 가동할 수 있는 취재인력을 총동원, 즉시 사실확인 작업에 착수했으며 이 과정에서 매우 신빙성 있는 증언을 접하게 되면서 취재가 급진전됐다. 충청리뷰는 확인된 기초적인 정보들을 근거로 양 실장과 술자리를 같이 했던 것으로 드러난 인사들과 주변 인물들을 대상으로 사실관계 확인에 들어갔고, 어렵지 않게 다른 사실들을 추가 파악하게 됐다.
이런 점에서 충청리뷰는 SBS를 비롯한 타 언론처럼 누군가 계획적이고 자발적 의지를 갖고 접근한 익명의 제보자로부터 관련 사실을 파악하게 된 것이 아니었다는 사실을 확언할 수 있다. 또 SBS 등은 충청리뷰에 앞서 양실장 관련 사실을 최소한 하루 먼저 알고 있었던 것 같다.

결론적으로 SBS에 제보전화를 했다는 묘령의 여인을 충청리뷰는 알지 못한다. 다만 충청리뷰는 취재과정에서 매우 신빙성 있는 증언자를 만날 수 있었는데, 그가 누구인지에 대해선 취재원 보호차원에서 밝힐 수 없음을 알린다.

뒤늦게 첩보 수집-가장 먼저 보도
어쨌든 7월 8일 특종기사는 확인할 수 없는 많은 의혹들을 배제한 채 매우 기초적인 사실들에 입각해 엄격히 진실보도 위주로 작성됐다. 당시로선 다른 소문들을 확인없이 보도할 수는 없다고 판단한 때문이다. 또 한가지. 취재과정에서 노무현 대통령의 부산상고 동기인 정화삼씨의 참석설도 나돌았으나 당사자들이 한결같이 부인하는 바람에 당시로선 확신할 길이 없었다. 그런 점에서 충청리뷰는 아쉬움을 느끼고 있다.

충청리뷰와 오마이충북의 특종보도는 결과적으로 큰 주목을 끌지 못했다. 다만 최근 밝혀졌듯 청와대는 본보 보도이후 자체진상조사에 나서 양 실장을 주의조치하는 선에서 그쳤다는 점만 확인됐다.

지금 시중과 언론계에서는 그럼 ‘왜 충청리뷰만 양 실장 관련기사를 보도했는지에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있는 듯 하다. 충청리뷰는 당시 취재과정에서 타 언론사 상당수가 관련 사실(또는 소문)을 알고 있었다는 정황을 포착할 수 있었다. 앞서 밝혔듯 충청리뷰가 첩보를 접한 시점은 7월 5일쯤이지만, 이에 이틀 앞선 7월 3일 정보기관 등에서는 양 실장과 관련한 동향을 상부에 보고한 것(동아일보 8월 4일자 보도내용)으로 알려지고 있고, 동일선상에서 상당수 언론사들도 이 시점에 즈음해 관련 첩보를 수집했던 것으로 보여진다.

다만 타 언론사들이 당시 어떤 이유로 이런 사실을 보도하지 않았는지는 우리로선 논평할 처지에 있지 않다. 보도가치가 없다고 보았는지, 기초적인 사실관계 확인에 나섰지만 실패했는지, 아니면 아예 취재조차 나서지 않았는지, 관련사실을 확인하고도 다른 고려사항이 있어서 보도를 하지 않았는지 등을 우리로선 전혀 알 수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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