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중앙 연수원, 팔렸나 안 팔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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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중앙 연수원, 팔렸나 안 팔렸나
  • 한덕현 기자
  • 승인 2003.08.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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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권도협회 인수설의 전말

천안 목천의 한나라당 중앙연수원은 당으로선 애물단지다.

규모가 워낙 크다보니 한달 전기세만 1000만원대에 달하고 관리직원 20여명의 인건비도 만만치 않다. 지난 97년 대선 때 이 연수원이 크게 구설수에 오른적이 있다.

한나라당이 연수원을 담보로 500억원의 사채를 융통해 금권선거를 기도한다고 당시 야당인 국민회의가 폭로하고 나선 것이다. 이는 곧바로 정치권에 태풍으로 몰아쳤고 양당간의 소모적 정쟁으로 이어졌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은 당이 진 빚과 사무처 요원들의 월급을 마련하기 위해 사채시장에서 기업어음을 할인하려 한 것 뿐이라며 반박했지만 결과적으로 한나라당은 득표에 큰 손해를 봤다. 당시 중앙선관위가 밝힌 연수원의 재산가치는 580여억원에 달했다. 한나라당 연수원은 12만평의 부지에 모두 10개 동의 건물이 들어 서 있다. 97년 대선을 전후해 당시 사무총장이던 신경식의원(청원)의 주도로 몇차례 경매에 부쳐지기도 했으나 무산됐다. 한나라당 입장에선 연수원 매각은 여전히 숙원인 셈이다. 당의 자금경색 해소에 특별한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이 연수원이 은밀히 매각됐다는 소문이 지역에 나돌면서 그 매입자로 대한태권도협회(이하 대태협)가 지목돼 민감한 반응을 샀다.
소문은 대태협이 이곳을 사 세계태권도대학을 짓기로 했다는 것으로, 거래가가 400~500억원대라는 구체적 얘기까지 제기됐다. 지역의 일부 태권도인들도 이런 소식을 접한 것으로 확인됐는데 대태협 회장 구천서 전의원과 결부돼 많은 억측들을 만들어 냈다. 그러나 취재 결과 이런 사실은 확인할 수 없었다. 대태협 총무담당자는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부인했다. 그는 “대한태권도협회와는 전혀 무관하고 유사단체와 관련된 것으로 안다. 정확하게는 모르지만 무슨 세계태권도대학 설립추진위원회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단체 역시 확인되지 않았다. 문제의 연수원 매각설은 얼마전 한나라당 박주천 사무총장이 기자간담회에서 발설하는 바람에 일부 언론에 단신으로 보도되기도 했는데 대태협측은 “그 보도 자체가 오보”라고 강변했다.

그러나 지역정가 일부에선 한나라당 연수원 매각과 구천서 전의원의 한나라당 입당을 연결짓는 구상을 내놔 그 저의를 궁금케 했다.
한나라당 숙원인 연수원 매각이 성사될 경우 어쨌든 그 당사자는 일등공신이 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한나라당 도지부 관계자는 “태권도 단체에서 접근한다는 말은 들었지만 구체적 내용은 모른다. 만약 그게 사실이라면 구천서씨에 대한 당내 평가는 달라질 수 있다. 그렇지만 구천서씨의 한나라당 입당엔 걸림돌이 많다. 중앙당이 이런 무리수를 두겠냐”고 반문했다.

한나라당 중앙당 실무자는 “윗선에서 어떤 거래가 이루어지는지는 몰라도 자신들은 전혀 모르는 일”이라고 말했다. 구 전의원의 한 측근은 “우리나라에 태권도 관련 단체가 한두곳이 아니다. 대태협 매입설은 아마 와전됐을 것이다. 전혀 그런 언급이 없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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