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마당에 충북에서 대권을 넘본다면…
정우택 구천서씨의 행보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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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마당에 충북에서 대권을 넘본다면…
정우택 구천서씨의 행보 주목
  • 한덕현 기자
  • 승인 2003.08.07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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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이 말하는 ‘큰 일’의 의미… “3선 성공하면 대권 꿈 키울수도”

정치인에게 요구되는 덕목중의 하나는 흡입력이다. 똑같이 만났는데도 상대방에게 특별히 ‘어필‘하지 못하면 정치인으로선 단명할 수 밖에 없다. 이런 맥락에서 자민련 정우택의원(괴산 진천 음성)과 구천서 전의원의 최근 행보가 관심을 끈다. 현재 자민련의 간판으로 인정받는 정의원은 일찌감치 차세대 주자군으로 부상했다. 2선에다 당내 ‘논리(論理)’로 통할 정도로 실력을 인정받음으로써 외견상 그의 정치적 로드맵엔 파란 불이 켜졌다. 당의 개혁 전도사로 활동하며 주가를 한층 높인 정의원은 심대평 충남지사와 함께 오래전부터 자민련의 차기 수장감으로 떠 올랐다. 다만 앞으로의 3선 여부가 주목되고 있는데, 위기에 처한 당적의 난맥상을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본인에겐 절체절명의 과제로 등장한 것이다. 그동안 끊임없이 탈당설에 휘말리면서도 정치적 판단을 흐리지 않은 것도 유권자들에게 좋은 이미지로 남았다.

“정치인은 당연히 정점을 의식해야”

그의 운신과 관련, 최근 특별히 관심 끄는 부분이 하나 있다. 증평군 독립의 일등공신인 정의원은 처음엔 증평군수 선거에 자체 후보를 내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탈락한 후보들이 등을 돌릴 경우를 우려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소위 정심(鄭心)에 대한 후보자들의 구애가 본격화되면서 자체후보를 내는 정면승부 쪽으로 가닥을 잡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를 지지하는 한 지역인사의 말이다. “물론 특정 후보를 밀 경우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또한 자민련이 지금처럼 앞으로도 기를 못 쓴다면 그에겐 당적관계도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솔직히 말해 당을 바꿔야 하는 상황을 배제할 수 없는 것이다. 이런 전후관계를 고려하면 증평군수 선거에 관여하지 않는 것이 상책이겠지만 이런 소극적인 정치로는 오히려 발목을 잡히게 된다. 분명한 소신으로 승부를 내야 내년 총선에 유리하다. 기회주의적인 처신으론 절대 큰 일을 못한다.” 그는 ‘큰 일’의 의미에 대해 “만약 3선에 성공한다면 대권의 꿈을 키울 수도 있지 않으냐”고 반문했다.

이와 관련 아주 흥미를 끄는 발언이 하나 있다. 지난해 대통령 선거 바로 전에 정의원이 기자간담회를 통해 밝힌 얘기다. 정의원은 이 자리에서 “앞으로 모든 일이 잘 풀리면 차기엔 (대권에) 도전하고 싶다”는 취지의 말을 남겼다. 당시 이 자리에 참석했던 한 당직자는 “정의원의 말이 결코 허황된 것이 아니다. 현재 그의 정치적 위상을 생각한다면 충분히 가능한 얘기다. 그만한 정치적 배경도 갖고 있다. 문제는 도민들이 이를 어떻게 받아들이냐는 것이다. 김종호의원이 한나라당 시절 대권도전 의사를 비쳤을 때 지역의 반응은 극히 냉소적이었다. 감히 넘볼 것을 넘봐야 한다는 패배주의적 발로였던 것이다. 이런 시각이라면 노무현대통령도 불가능했을 것이다. 정의원은 충분한 자질을 갖췄고, 도민들은 오히려 그가 정치바람에 흔들리지 않도록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정의원은 재작년 해양수산부 장관 시절 충청리뷰와의 인터뷰에서도 “정치인이라면 당연히 정점을 의식할 수도 있다”고 말해 대권도전의 속내를 우회적으로 밝혔다.

구천서씨, 전문가 영입 선거체제 구축

정치재개를 위해 요즘 지역구 활동에 급피치를 올리는 구천서 전의원의 행보도 예사롭지 않다. 그는 최근 사석에서 “꼭 하고 싶은 일이 있는데 아직 나를 잘 몰라준다”는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지금까지 구 전의원은 분구가 예상되는 청주 흥덕구를 노릴 것이라는 설이 파다했다. 그러나 최근 지난 16대 총선에서 홍재형의원에게 고배를 마셨던 청주 상당쪽으로 방향이 결정됐다는 얘기가 나돌면서 정가의 민감한 반응을 사고 있다. 그의 측근들도 지금까지와는 달리 상당론(?)에 비중을 싣는 분위기다. 한 관계자는 “앞으로 정당문제가 걸림돌이 되겠지만 상당에 출마하는게 정치적으로 훨씬 명분있다. 만약 흥덕을 노릴 경우 당장 상당에서 안 되니까 흥덕에 기웃거린다는 여론상의 역풍을 맞게 될 것이다. 그럴바에 차라리 홍의원과 정면 승부를 벌이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판단이 선다. 결과론이겠지만 만약 승리한다면 3선이 가져다 주는 일차적 이미지도 크겠지만 거목(?)을 눌렀다는 상징적 효과도 엄청날 것이다. 그가 정치적으로 비약하는데 이보다 더 좋은 여건은 없다”고 내다봤다.

구천서 전의원은 얼마전 30대의 김장호라는 새로운 인물을 영입해 내년 총선체제를 본격적으로 다지고 있다. 청주 출신인 그는 자민련 중앙당에서 환경노동위 전문위원으로 활동하며 노사문제에 특히 밝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월 28일자로 자민련을 명퇴한 그는 구 전의원 선거 때마다 청주에 내려 와 캠프에서 활동했다. 현재 서울에서 기획을 담당하고 있는 그에 대해 자민련 중앙당 관계자는 “책임감이 강하고 정치적 소신이 분명했다”고 말했다.

구천서 전의원 역시 최근 주변에 ‘큰 뜻’을 전파하고 있다. 물론 대권 도전의사다. 현재 대한태권도협회장으로서의 역동적 활동과 사람을 불러 모으는 정치적 흡인력을 결합시키는 발상에서 비롯되고 있다. 그는 태권도협회장 선거 때도 당초의 절대적 불리여론을 되엎고 당선돼 세인의 주목을 받았다. 한 측근은 “지난 두 번의 선거(16대 총선과 2002년 지방선거를 의미)에서 사생할 문제로 많은 시련을 겪었지만 정치인으로서 큰 흠이 없다. 이젠 유권자들도 그의 실체를 정확하게 이해해줄 필요가 있다. 자민련 원내총무 당시 느꼈겠지만 그는 정치인으로서 많은 장점을 갖췄고 내년 총선에선 이에 대한 정당한 평가를 받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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