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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수하게 속 풀어주는 충청도 ‘올갱이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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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수하게 속 풀어주는 충청도 ‘올갱이국’
  • 권혁상 기자
  • 승인 2008.12.30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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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해독 등 건강식품 급부상, 토종 다슬기 구입경쟁
충북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바다가 없는 곳이다. 어떠한 해산물도 음식재료로 쓸 수 없었던 충북, 내륙의 식단은 결코 화려하지 않았다. 하지만 산과 들,민물하천에서 나는 제한적인 먹거리를 통해 고유의 맛을 만들어냈다. 충북 고유의 전통음식을 찾아 제조과정과 맛의 원천을 알아본다. 또한 내륙에서 구한 식재료의 생육과 선별과정을 통해 건강한 먹거리 문화를 확산하고자 ‘바다없는 충북, 내륙의 참맛’ 시리즈를 기획하게 됐다.

취재진이 선정한 충북의 고유음식은 올갱이국, 산채 정식, 생선국수, 버섯전골, 애기족발, 도토리 냉면, 용봉탕, 붕어찜 등 8가지다. 이번 호에는 가장 서민적이며 충북의 대표음식인 ‘올갱이국’에 대해 알아본다. 취재과정의 사진은 청주 서문동 ‘상주올갱이집’(김순열 대표)의 협조를 받았다.

   
▲ ‘올갱이국’의 진수는 걸죽한 국물에 있다. 다슬기 삶은 속살을 껍질과 다시 넣어 재차 끓이면 최상의 육수를 맛볼 수 있다.
전라도 대사리, 강원도 꼴부리, 경상도 고디, 충청도 올갱이. 표준어 ‘다슬기’를 각 지방에선 이렇게 부른다. 하지만 음식으로서 다슬기를 이야기할 때 가장 친숙한 이름은 역시 ‘올갱이’다. 충북 일부에선 ‘베틀 올갱이’라고도 하는데 다슬기 껍질의 ‘비틀린’ 형태를 빗대 불린 말이다.

민물 다슬기는 전국의 하천에 고루 분포하고 있지만 특히 금강, 남한강 유역에 많이 서식하고 있다. 도내에서는 북부 제천, 충주, 단양부터 남부 옥천, 영동까지 대부분의 하천에 다슬기를 만날 수 있다. 또한 도내 전역에서 올갱이국을 맛볼 수 있고 채취시기인 봄여름에는 일반 가정의 식탁에도 심심찮게 오르게 된다.

충청도 올갱이국은 된장을 넣고 끓이는 게 보통이다. 된장을 푼 국물에 아욱이나 시금치, 부추를 넣고 끊이면 맛있는 올갱이국이 된다. 된장을 풀지 않고 다슬기 우린 물에 쌀가루와 들깻가루, 고춧가루를 갈아 넣고 끓이기도 한다. 다슬기 고유의 더 진한 맛을 원한다면 올갱이 전골이 제격이다.

국과 전골의 평가는 다슬기의 맛을 우려낸 육수에 달려있다. 소문난 올갱이 식당의 공통적으로 육수 제조 비법은 까고 남은 다슬기 껍질을 재활용하는 것이었다. 껍질을 버리지 않고 다슬기 삶은 물을 부어 3시간 정도 더 끓이면 다슬기 특유의 맛과 향을 최상으로 느낄 수 있다는 것. 육수만 제대로 우려내면 칼국수, 수제비 국물로도 손색이 없다.

국물이 필요없는 요리는 무침과 부침개(전)를 꼽을 수 있다. 다슬기 무침은 삶은 속살에 부추를 비롯한 야채를 넣고 초고추장이나 막장에 비벼내는 음식이다. 막걸리 안주감으로 일품이며 부침개는 밀가루전에 야채와 함께 역시 다슬기 속살을 함께 굽는 것이다. 어린이들에게는 다슬기 튀김도 거부감없이 먹을 수 있는 음식이다. 다슬기 매니아들은 라면을 끓일 때도 속살을 넣어 인스턴트 국물의 자극적인 맛을 약화시키기도 한다.

   
▲ 토종만을 쓴다는 ‘올갱이국’ 전문점에서는 해장국 6천원, 무침 2만원을 받고 있다. 그만큼 귀한 향토음식 먹거리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광주에서는 건강 보양식으로 ‘다슬기 토종닭 백숙’이 인기를 끌고 있다. 다슬기 육수에 토종닭을 넣고 압력솥에 푹 삶아 낸다. 그러면 육수가 닭살에 퍼져 푸른색을 띠면서 닭 특유의 비린내를 없애 준다는 것. 현재까지 다슬기를 식재료로 한 최상급 요리인 셈이다.

결국 다슬기는 어떤 음식에도 무난하게 어울릴 수 있는 먹거리라고 할 수 있다. 또한 한방적으로 간해독에 탁월한 효험이 있다고 알려져 약용의 다슬기 엑기스를 찾는 경우도 많다.

동의보감·본초강목·신약본초 등 각종 한방서에는 다슬기의 효능에 대해 간의 열과 눈의 충혈을 완화하고 위통과 소화불량에 좋다고 기록돼 있다. ‘동의학사전’에 적힌 다슬기의 약성에 대한 설명은 다음과 같다. “열을 내리고 갈증을 멎게 하며 독을 풀고 오줌을 잘 누게 한다. 당뇨병, 활당, 붓는데, 눈병, 복수가 찬데, 헌데, 장출혈, 연주창, 버짐 등에 쓴다. 껍질을 버리고 살을 끓여 먹거나 가루내어 먹는다. 또는 태워서 가루내어 먹기도 한다. 외용으로 쓸 때는 즙을 내어 바르거나 짓찧어 붙인다”

다슬기 육수에서 우러나는 푸른색 색소가 약리작용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다슬기는 간장에 좋은 음식이라고 전해져 “올갱이 한 말만 먹으면 어지간한 간장병은 낫는다”는 말이 민간에 전해져 오기도 한다.

다슬기 손질법

1) 다슬기를 깨끗이 씻는다.

2) 3시간 이상 물에 담궈 해금을 뺀다.

3) 물을 버리고 다슬기의 살이 바깥으로 나오도록 30분 정도 그대로 둔다.

4) 삶으려는 다슬기의 양보다 조금 적은 양의 물을 끓인다.

5) 끓는 물에 다슬기를 넣는다.

6) 다시 한번 팔팔 끓은 후 2-3분만 더 끓이면 삶기 끝.

7) 삶은 물을 따로 보관하고 다슬기의 살을 이쑤시게, 혹은 바늘로 뺀다.

1) 다슬기를 깨끗이 씻는다. 2) 3시간 이상 물에 담궈 해금을 뺀다.3) 물을 버리고 다슬기의 살이 바깥으로 나오도록 30분 정도 그대로 둔다. 4) 삶으려는 다슬기의 양보다 조금 적은 양의 물을 끓인다. 5) 끓는 물에 다슬기를 넣는다. 6) 다시 한번 팔팔 끓은 후 2-3분만 더 끓이면 삶기 끝. 7) 삶은 물을 따로 보관하고 다슬기의 살을 이쑤시게, 혹은 바늘로 뺀다.

토종 ‘다슬기’ 귀하신 몸 '등극'

다슬기의 약리효과와 무난한 맛 덕분에 식재료 소비량이 날로 늘어나고 있다. 과거에는 전문식당에서 다슬이를 잡을 수 없는 겨울철에는 2~3개월씩 문을 닫기도 했다. 하지만 냉동저장고를 이용하면서 사시사철 다슬기의 맛을 볼 수 있게 됐다. 소비량이 크게 늘어나면서 국내 채취량으로 태부족해 중국·북한산 수입이 급격하게 늘고 있다. 연간 국내소비량 3000t가운데 2000t을 수입해 해마다 300억원을 쓰고 있다.

수입 다슬기는 속살만 냉동상태로 들어와 육수를 우려내기엔 적합하지 않지만 토종 다슬기의 반값에 살 수 있어 요식업주들이 유혹을 떨치기 힘들다. 현재 토종 다슬기는 kg당 1200~1300원을 호가하고 있다. 따라서 수입 다슬기와 토종 다슬기를 섞어서 사용하는 음식점이 많다는 지적이다.

또한 국립수산과학원 내수면생태연구소는 지난해 전국 15곳에 다슬기양식장을 기술지원해 연간 약 4000만 마리의 치패를 생산한다고 밝혔다. 다슬기의 양식 산업화에 시동을 걸었지만 가두리 양식은 성공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충북도 내수면연구소측은 “치패를 0.7cm 정도까지 키우는 먹이는 양식농가에서 자가 생산하지만 상품성이 있는 1cm이상 키우기 위한 사료는 아직 개발되지 못했다. 그러다보니 자연하천에 치패를 방류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생존율은 40~50%정도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도내에서는 괴산군이 지역특화사업으로 칠성면에 ‘다슬기 해장국 마을’을 조성해 매년 치폐 15만 마리를 지원받고 있다. 또한 영동군은 다슬기 서식채취를 활성화하기 위해 주민 어업계를 통해 일정 하천 수계의 채취권을 보장하고 있다. / 기획특집부

*이 기사는 2006년에 지역신문발전위원회 지역신문 발전기금을 지원받아 취재 게재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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