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카’는 지고 ‘금품수수’ 다시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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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카’는 지고 ‘금품수수’ 다시 뜬다
  • 충청리뷰
  • 승인 2003.08.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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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나이트클럽 자금 정치권 유입의혹 여전… 제2폭로설 나돌아
이씨 탈세액 4억4000만원 축소의혹… 양 전실장 수사 개입여부 조사해야

청주지검 수사전담팀(팀장 추유엽차장검사)의 몰카 수사가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검찰은 19일 `몰카’ 제작에 관여한 혐의로 김도훈 검사를 긴급체포하고 청주교도소에 수감했다. 김검사는 몰카 관련 혐의점 이외에 공갈혐의로 긴급체포된 박모씨(46·여)가 한태수씨로부터 1억원을 갈취한 과정에 개입한 혐의점도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검찰은 19일 오후 경기도 광명시 모용역업체를 급습, 직원들로부터 몰카를 제작했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관련자 2명을 청주지검으로 연행했다. 용역업체 검거소식이 알려지자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돼 도피중이던 J볼링장 홍모씨(43)와 내연녀 장모씨(29·여)도 밤 9시께 청주지검에 자진출두해 `몰카’ 제작 의뢰사실을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씨는 J볼링장 매입과정에서 소송에 휘말려 원소유자였던 이원호씨와 불화를 겪은 것으로 드러났다. 따라서 재판과정에서 자신에게 유리한 증언을 이끌어내기 위한 압박수단으로 활용하기 위해 몰카 제작을 시도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홍씨는 용역업체에 `몰카’ 촬영을 의뢰한뒤 용역업체 직원 2명을 동원해 K나이트클럽 맞은편 M모텔에서 `몰카’를 찍고, 장씨는 양 전 실장 일행을 밀착해 근접 촬영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증거물인 몰카 테이프는 20일 오전까지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홍씨는 김검사의 요청에 따라 몰카촬영을 의뢰했다고 진술하고 있으나 김검사는 ‘몰카 지시를 한 적은 없다’며 부인하고 있다는 것.

한편 검찰은 비디오테이프를 SBS에 제보한 경위에 대해서는 수사진행 상황을 함구하고 있다. 이에대해 일부에서는 양 전실장 청주방문 사실을 언론에 제보하기 전에 서울에서 사전모임이 있었다는 설이 나돌고 있다. 모임 참석자들은 특정 고교·대학 동문들이며 이씨가 수사무마 청탁을 위해 청와대 관계자까지 끌어들인 것에 대해 공분했다는 것이다.

몰카 실행경로가 드러난 상태에서 남은 것은 김검사의 관련 여부와 언론사 제보경로라고 할 수 있다. SBS보도에 따르면 전화제보에 여성도 끼어있는 것으로 보아 홍씨와 내연녀를 용의선상 1순위로 볼 수 있지만 언론분야에 정통한 전혀 뜻밖의 인물이 개입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한편 김검사는 지난 18일 긴급체포된 박씨가 K나이트클럽 지분권자인 한태수씨로부터 1억원을 공갈갈취하는 과정에 개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검사는 한씨와 박씨간에 발생한 갈등사안에 대해 한씨를 불러‘실정법에 저촉될 수 있다’는 점을 상기시키고 1억원을 박씨에게 제공하게끔 유도했다는 것.

박씨는 검찰 출두과정에서 취재진에게‘김검사의 사주를 보지 않고 만났다가 이렇게 화를 당하게 됐다’고 말하는등 김검사에 대한 노골적인 반감을 드러내고 있다. 김검사는 ‘한씨에게 돈을 주라고 유도한 사실이 없다’고 전면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정황상 김검사가 한씨 주변의 위법 혐의점을 알고도 묵인한 의혹이 짙다. 이에대해 법조계 일부에서는 김검사와 한씨 사이에 일종의 플리바겐(pleabargain:범죄사실이나 정보를 확보하기 위해 제보자의 위법사실은 불문에 부치는 행위)이 이루어진 것이 아니냐고 분석하고 있다. 특히 K나이트클럽 회계자료를 압수수색해 자금흐름을 조사한 김검사가 자난해 대선 또는 민주당 경선 과정에서 비자금의 실체를 파악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충북지방경찰청 조사에서도 용처가 불분명한 자금이 정치권에 유입된 흔적을 포착한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K나이트클럽 지분권자인 한씨가 면책조건으로 K나이트클럽과 이씨의 정치자금 관련 정보를 제공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다.

특히 김검사가 이씨에 대한 수사에 과도한 집착을 보인 이유가 명백하게 밝혀져야 한다. 대검은 지난 17일 유성수 감찰부장을 비롯한 감찰반 5명을 청주지검에 파견, 김검사가 폭로한 ㄱ부장검사의 수사압력 여부와 이원호씨 비호의혹에 대해 조사를 벌였다. 20일 유감찰부장은 “김도훈 검사 관련 부분은 동전의 양면과 같다. 청주지검에서 진행중인 몰래카메라 수사상황을 지켜보면서 결정하겠다”며 “언론에서 제기한 의혹에 대해 공개적으로 감찰에 나섰으니 상세한 설명이 뒤따르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청주지검은 몰카 수사 이외에 의혹사안으로 불거진 양 전 실장의 금품수수 여부, K나이트클럽 조세포탈 혐의, 이씨의 대선 및 민주당 경선자금 제공의혹 등에 대해 추가로 밝혀야 할 것이다. 청주지검의 구속영장에 따르면 K나이트클럽의 세금포탈 액수는 4억4000만원으로 기재됐다. 하지만 경찰 수사과정에서 추정액으로 10억원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됐고 김검사가 언론에 폭로한 내용도 “탈세규모가 6억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나자 ㄱ부장검사가 방으로 찾아와 ‘천천히 하라’며 수사에 압력을 가했다”는 것이었다. 결국 K나이트클럽 장부를 압수수색해 면밀하게 조사해온 김검사와 경찰의 주장보다 수사전담팀이 확정한 탈세액이 축소된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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