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압력 폭로한 김도훈 검사
몰카 공갈사건 개입혐의 긴급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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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압력 폭로한 김도훈 검사
몰카 공갈사건 개입혐의 긴급체포
  • 충청리뷰
  • 승인 2003.08.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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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비호의혹·정치자금 수수설 등 밝혀야 할 사안 많아

양 전 실장 몰카사건이 수사 개시 19일만에 실체를 드러냈다. 하지만 수사과정에서 이씨의 수사무마 청탁과 검찰 비호설 등 다양한 의혹이 가지치기를 했다. 따라서 언론보도의 핵심도 이리저리 옮겨다니는 복잡한 양상으로 나타났다. 7월말 ‘충청리뷰’에 이은 ‘한국일보’의 폭로기사가 실리자 관심은 청와대 비서진의 도덕성과 기강해이 쪽으로 모아졌다. 일부 비서관이 가족들을 동반하고 지자체 헬기를 이용해 새만금간척사업장을 방문해 물의를 일으킨 직후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음날 양 전 실장의 청주방문 과정이 낱낱이 촬영된 비디오테이프가 SBS에 방영되자 초점은 몰카 촬영의 배후로 넘어갔다. 청와대도 ‘정치적 음모설’의 실체를 밝혀야 한다는 명분을 내세워 검찰수사를 의뢰했고 청주지검은 몰카 제작 경위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2일 밤 양 전 실장이 은밀하게 청주지검을 방문해 진정인 조사를 받았고 일요일인 3일부터 참고인 소환조사가 발빠르게 진행됐다. 청와대 알력다툼이나 민주당 세력갈등을 배경에 깔고 사태를 분석했다.

검찰수사와 동시에 청와대는 민정수석실 조사팀을 청주에 파견해 향응내역에 대한 직접조사를 벌였다. 하지만 5일 청와대의 진상조사 결과 발표는 또다른 의혹을 부추겼다. 술자리 참석자 가운데 노대통령의 부산상고 동기동창인 기업인 정화삼씨를 ‘개인 사생활 보호’를 이유로 발표에서 제외시켰던 것. 또한 경북 상주에 거주하며 K나이트클럽에 과일안주 납품을 해온 또다른 노대통령의 고교친구 이모씨의 존재도 언론에 알리지 않았다. 한나라당은 청와대의 축소은폐 의혹을 제기하며 정치공세에 나섰고 본격적인 정치적 이슈로 변했다.

이에대해 청와대는 양 전 실장이 선물로 받은 베개에 봉황무늬가 있었다고 보도한 일간지 기자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하는등 신경질적인 반응을 나타냈다. 이 시점에 노무현 대통령은 4개 신문사를 상대로 30억원대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하는 초유의 상황을 연출했다. 사실상 양 전 실장 사건에서 파생된 예기치않은 ‘해프닝’이라 할 수 있다.

한편 청주지검의 몰카 수사방향이 ‘정치적 음모론’에서 이원호씨 주변의 원한관계로 옮겨가면서 이씨 주변의 비리의혹이 언론에 드러나기 시작했다. 충북지방경찰청에서 수사중이던 윤락행위·조세포탈 혐의 수사와 내사 중단된 살인교사 혐의점이 집중부각됐다. 또한 이씨 관련 수사가 중단 또는 지연된 배경에 대해 청주지검내 ‘비호의혹’이 제기됐다. 사건의 핵심이 청와대 은폐의혹 정치공방에서 이씨와 검찰의 유착의혹으로 돌아서기 시작했다.

여기에 김도훈검사의 부장검사 수사압력 폭로기사가 보도되면서 몰카 사건은 검찰 비리사건으로 급선회했다. 충북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19개 단체)는 14일 성명을 통해 이씨 비호의혹을 받고있는 청주지검에 대한 대검 수사와 관련 검사의 수사진 배제를 요구했다. 언론보도와 여론확산을 의식한 대검찰청은 16일 수사압력 의혹을 받고 있던 청주지검 몰카 수사팀장을 교체하고 이씨 비호의혹에 대한 직접 감찰을 결정했다.

검찰과 이씨의 유착고리가 드러날 것인지 관심이 쏠린 가운데 15일부터 수사압력을 폭로한 김도훈검사가 몰카 용의선상에 올랐다는 충격적인 사실이 알려졌다. 김도훈 검사의 수사압력 폭로로 출렁거렸던 청주지검은 현직 검사의 몰카 개입 의혹이 불거지면서 태풍권에 접어들었다. 언론은 ‘부장검사-평검사의 진실게임’이란 제목으로 검검갈등 양상의 기사를 내보내기 시작했다.

과연 김검사의 폭로가 몰카 수사와 관련 자기방어 차원에서 이뤄진 것인지 소장검사의 정의감에서 비롯된 것인지 모호한 상황이 됐다. 하지만 19일 몰카를 직접 제작한 경기도 용역업체 직원이 검거되고 이들에게 의뢰한 홍모씨도 검찰에 자수했다. 홍씨는 조사과정에서 김검사로부터 지시받았다고 진술했으나 김검사는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김검사는 정보원으로 활용한 박모씨(46·여)의 공갈갈취 사건에도 개입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더 했다.

수사압력을 과감하게 폭로한 ‘양심(良心)’ 검사로 부각된 김도훈 검사는 졸지에 사건피의자와 부적절한 거래를 한 ‘양심(兩心)’ 검사로 몰린 상황이 됐다. 결국 몰카 사건 자체는 수사과욕에 사로잡힌 젊은 검사의 치기에서 비롯된 사건으로 마무리짓게 됐다. 더구나 사건개입 금품수수 의혹까지 받아 현직 검사가 구속수감되는 검찰 초유의 사태를 맞게 됐다. 하지만 20일 현재 김검사는 몰카 지시, 금품수수 혐의를 부인한 채 자신의 입장발표를 미루고 있다. 과연 두가지 얼굴의 가진 ‘파렴캄 검사로 퇴장할 지, 이씨 수사에 집착한 배경에 대해 제 2의 폭로가 뒤따를 지 두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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