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물 맛에 새우젓은 필수, 매운 양념은 선택
속 풀 일이 많은 연말연시에 온 몸이 원하는 음식이 해장국이다. 증상에 따라 구미에 당기는 해장국도 가지가진데, 입맛도 없고 속까지 울렁거리는 중증에는 기름기 있는 뼈다귀나 선지해장국은 적절하지 않다. 간사한 혀가 원할지라도 속에서 받쳐주지 않기 때문.
▲ 전주식 콩나물해장국 |
이 집의 메뉴는 콩나물해장국과 북어해장국, 된장찌개와 청국장이 전부인데, 콩나물해장국에도 북어가 들어가고 북어해장국에도 콩나물이 들어가니 큰 차이는 없다. 어느 재료가 우세한가하는 미묘한 차이만 있을 뿐이다.
▲ 새우젓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 |
‘매운 양념을 넣는 것이 나으냐?’ 물어보니 “취향대로 하라”는 다소 무뚝뚝한 대답이 돌아온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어리석은 질문이었다. 속이 견딜만하면 맵게 만들어 입맛을 살리고 그마저 힘들면 국물만 떠먹어도 그 시원함에 눈물이 난다.
▲ 서문동 해장국 골목에 있다 |
손맛이 느껴지는 할머니는 두 분이 음식을 만들며 서빙을 하고 바삐 움직이는데 누가 주인이고 종업원인지, 정말 전주가 고향인지, 개업한지 얼마나 됐는지 궁금하지만 물어보지 않았다.
30년 전 식당을 연상케 하는 인테리어로 짐작컨대 오래된 곳이 분명하고 고향은 전주든 아니든 국물 맛이 제대로이니 그만이다. 주의사항은 점심시간을 피해가라는 것. 섣불리 찾아갔다가는 발길을 되돌려야 한다.
이 동네 해장국 값이 공히 올랐다. 전주해장국의 모든 메뉴는 6000원.
(전화: 256-0527)
저작권자 © 충청리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