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의 대안 정치세력 누가 적합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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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의 대안 정치세력 누가 적합한가?
  • 한덕현 기자
  • 승인 2003.09.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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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변화 움직임 맞물려 내년 총선 관점 대두
초선의원 중진화, 기성정치인 복귀, 신인 등장 등 주목

충북의 입장에서 16대 국회는 한마디로 ‘침체’로 상징된다. 중앙정치 무대에서의 역할이 과거에 비해 상대적으로 뒤졌다는 평가가 정설이다. 심한 경우 16대 국회에서 ‘충북은 없었다’라는 냉혹한 비판마저 받는다. 때문에 내년 4월 총선과 관련, 충북의 대안 정치세력에 대한 관심이 점차 고조되고 있다. 과연 누가 침체된 현 분위기를 견인할 것인가가 내년 17대 총선의 주요 화두가 될 조짐이다.

16대 국회에서 충북은 악재가 겹쳤다. 임기 초반 화려한 공직경력에다 집권당의 배경으로 역할이 기대됐던 민주당 이원성의원(충주)이 건강문제로 일찌감치 정치일선에서 멀어진데다 홍재형의원(청주 상당) 역시 지난 대선 과정에서의 매끄럽지 못한 처신으로 탄성을 잃었다. 결국 민주당은 이런 전후과정의 한계를 극복치 못하다가 최근 양길승파문에 도지부 당직자들이 연루되면서 그나마 재생(?)의 끈을 잃게 된 것.

한나라당도 16대 국회에선 도민들에게 확실한 이미지를 심는데 실패했다. 신경식의원(청원)을 정점으로 지난 대선까지만 해도 이회창 대세론에 편승, 분위기를 주도했으나 이후 이렇다 할 돌파구를 마련치 못하고 의원 개인별 각개약진의 활동에 머물고 있다. 특히 이회창후보 대선기획단장을 맡아 정치적 승부를 걸었던 신의원의 아쉬움은 더욱 클 수 밖에 없다. 이런 모양새는 곧바로 당내 분위기로 이어져 한나라당은 민주당 못지 않게 내년 총선을 걱정해야 할 판이다.

소수 정당으로 16대 임기 내내 방향 설정을 못하고 소위 관리형 의정활동으로 일관한 자민련은 향후 정치환경 변화에 따라선 절체절명의 상황도 맞을 수 있다. 이렇듯 충북의 경우 16대 국회는 과도기적 증후가 타 지역보다 특히 심했던 것으로 평가된다. 이 때문에 지역 정가에선 내년 총선의 대안 정치세력을 놓고 벌써부터 갖가지 전망을 내 놓는 등 지대한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이는 최근 민주당과 한나라당이 각각 신당문제와 세대교체로 심각한 내홍을 겪는 가운데 정치변화의 절박함이 증폭되면서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신당추진 갈등이 탄력 저하시켜
내년 총선과 관련, 충북의 대안으로 주목되는 정치세력은 대략 세가지로 분류된다. 정치신인과 초.재선의원, 그리고 재기 및 복귀를 노리는 기성정치인들이다. 우선 정치 신인들로, 이들은 신당논의에 편승해 한 때 분위기를 확산시키기도 했으나 신당논의가 민주당의 지루한 신.구갈등으로 이어지면서 아직 정치무대에 공식적으로 명함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대표적인 인물이 청주권의 박영호(40. 민주 중앙당당직자협의회장)와 유행렬씨(40. 충북정치개혁추진위 집행위원)이다. 만약 신당창당이 당초 계획대로 진행됐다면 이들의 행보도 빨라질 수 있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그러나 순수정치를 표방하는 이들의 정체성은 특정 계기가 마련될 경우 유권자에 얼마든지 어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여전히 주목된다. 청주 상당출마를 준비하고 있는 도의장 출신 김진호씨(한나라당 상당위원장)는 상향식 정치의 성사 여부로 관심의 대상이 됐고, 지역 정치권에 새롭게 가세한 윤의권씨(47. 충북 미래포럼 대표)는 성공적인 기업가의 정치입문이라는 점에서 오래전부터 세인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충북에서 초재선 의원들이 차기 국회의 대안 정치세력으로 지목되는 이유는 명료하다. 홍재형(청주 상당) 정우택(괴산 증평 진천 음성) 윤경식(청주 흥덕) 심규철의원(보은 옥천 영동)으로 대표되는 이들은 16대 국회에서 비록 선수(選數)의 한계로 큰 흐름을 만들어 내진 못했지만 그동안 원만한 의정활동을 펴 왔다는 점에서 기대되는 것이다. 만약 이들이 내년 총선에서 재선과 3선에 성공한다면 정치무대에서의 목소리는 그만큼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내년 총선의 전략을 바로 이런데서 찾을 공산이 크다.

노영민 최현호 김기영씨는 배수진
재기를 노리는 정치인과 한 시대를 풍미했던(?) 정치인들의 복귀움직임도 주목할만하다. 정치적으로 도내에서 민주당 개혁세력의 정점으로 활동한 노영민씨(47. 민주당 청주 흥덕지구당위원장)와 두번의 좌절후 최대 기회를 맞고 있는 최현호(47. 자민련 흥덕지구당위원장) 김기영씨(42. 전 노무현후보 청원선대본부장)가 정치재기를 노리는 대표적인 인물로, 만약 이들이 원내에 진출할 경우 그동안의 정치적 배경과 인맥에 힘입어 중앙정치권에서의 입지확보도 순조로울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들은 내년 총선을 위해 배수진을 친 상태여서 이래저래 유권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다.

최근 정치복귀와 관련, 지역정가에 여러 가지 억측을 양산하고 있는 정종택 충청대학장과 구천서 전의원의 행보 역시 17대 총선이 가까워지면서 변수로 등장했다. 현재 이들에 대한 평가는 엇갈리고 있지만 16대 국회에서 ‘충북의 정치실종’이라는 비판이 커지면서 이들의 ‘역할‘을 기대하는 주변의 움직임이 예사롭지 않다. 15대 국회에서 자민련 원내총무를 지낸 구 전의원(대한태권도협회 회장)은 이미 출마를 결심한 상태이고, 역대 정권에서 장관을 다섯 번이나 역임한 정학장은 정치환경의 변화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대안 정치세력에 대해 한 전문가는 이렇게 진단했다. “16대 국회에서 충북이 과거에 비해 제 목소리를 못낸 것은 분명하다. 정치의 정통성 여부를 떠나 이춘구 박준병 김종호 등을 잇는 소위 후세대가 나타나지 않는 것이다. 이는 심각한 문제다. 때문에 신인정치인이 됐건 기성정치인이 됐건 내년 총선에선 뭔가 색다른 대안이 나와야 할 것이다. 말보다는 확실한 색깔로 역할하는 그런 정치인을 도민들은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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