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좋은 거야 알지만 도로가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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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좋은 거야 알지만 도로가 문제···’
  • 홍강희 기자
  • 승인 2009.02.24 21: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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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시, 무심천~미호천 자전거도로 16.5km 준공
'자치단체장들이 자전거타야 시민불편 알 것’
‘자전거를 타자.’ 저탄소 녹색성장과 고유가시대에 맞는 교통수단은 자전거다. 충북도는 저탄소 녹색성장을 위해 1주일에 2일은 자동차 대신 자전거나 버스, 혹은 걸어다니자는 제안을 했다. 이런 제안이 아니더라도 자전거가 좋다는 사실은 모두 다 안다. 연료가 필요 없고, 주차 걱정 안하며, 건강에 좋은 자전거. 문제는 자전거를 타기 위한 도로시설이다.

청주시는 지난해 11월 무심천~미호천 자전거도로 준공식을 가졌다. 지난 2003년 착공, 총 50억3300만원의 사업비를 들인 무심천 장평교~미호천 환경사업소 자전거도로 16.5km가 이 날 개통한 것. 이에 따라 시민들은 무심천에서 미호천까지 자전거를 타고 갈 수 있게 됐다.

환경론자들의 반대가 있기는 하지만 무심천 자전거도로는 시민들에게 작은 행복을 준다. 보행자와 자전거 겸용도로가 시내에 있지만, 그나마 안전하게 자전거를 탈 수 있는 곳은 이 곳이 유일하다. 주택가는 이미 주차장화 돼있고 아파트 단지도 수시로 자동차가 들락날락거려 자전거를 탈 환경이 되지 못한다. 

   
무심천 하상 자전거도로는 청주시민들이 그나마 안전하게 자전거를 탈 수 있는 곳이나 여러가지 문제점들이 눈에 띈다.

무심천뚝방길-하상도로 잇는 계단 급경사
지난 22일 일요일 오후 무심천 인라인스케이트장 앞. 봄이 오기에는 아직 이른 2월의 날씨 때문인지 자전거타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았다. 그래도 아이들을 앞세우고 모처럼 자전거를 타러 나온 가족들이 간간이 눈에 띄었다. 하지만 청주시내에서 안전하게 자전거를 타기에는 장애물이 너무 많다는 게 시민들의 말이다.

우선 하상도로의 자전거도로는 너무 좁아 바로 옆 인도에서 걷고 있는 보행자들과 부딪치기 일쑤다. 그래서 자전거 타는 사람들은 경계선을 곧잘 넘어 다닌다. 그리고 무심천 뚝방길에서 자전거를 끌면서 하상도로로 내려갈 수 있도록 한 계단은 보기에도 아찔하다. 경사가 너무 급해 자전거를 끌고 오르내리기에는 너무 위험해 보인다.

지난 22일 일요일 오후 무심천 인라인스케이트장 앞. 봄이 오기에는 아직 이른 2월의 날씨 때문인지 자전거타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았다. 그래도 아이들을 앞세우고 모처럼 자전거를 타러 나온 가족들이 간간이 눈에 띄었다.

하지만 청주시내에서 안전하게 자전거를 타기에는 장애물이 너무 많다는 게 시민들의 말이다. 우선 하상도로의 자전거도로는 너무 좁아 바로 옆 인도에서 걷고 있는 보행자들과 부딪치기 일쑤다. 그래서 자전거 타는 사람들은 경계선을 곧잘 넘어 다닌다. 그리고 무심천 뚝방길에서 자전거를 끌면서 하상도로로 내려갈 수 있도록 한 계단은 보기에도 아찔하다. 경사가 너무 급해 자전거를 끌고 오르내리기에는 너무 위험해 보인다.

   
무심천 뚝방길과 하상도로를 잇는 계단. 가운데 푸른색으로 자전거도로 표시를 해놓았지만, 경사가 급해 이용자가 거의 없다.

 최효승 도시·건축·에코뮤지엄연구소장(청주대 건축학과 명예교수)은 “경사로 계단 가운데의 자전거 표시는 자전거를 끌고 내려 갈 수 있다는 것이지 안전하게 자전거를 끌고 오르내릴 수 있는 곳은 아니다. 그래서 무심천 매 다리 사이 구간에 한 두 개씩 만든 자전거와 보행자를 위한 램프(완만한 경사로)를 더 만드는 것이 바람직하다. 현재의 계단은 대부분 하상자전거도로가 만들어진 후 가운데 경사진 부분에 자전거표시를 해놓은 것이다. 램프까지 멀리 돌아가기 싫은 사람들이 급경사의 불편을 감수하고 이용할 수도 있는 것이지만, 새로 연장하는 구간에는 옛날부터 있던 하상경작지에 오르내리던 경운기 길을 포장해 자전거램프로 이용토록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최 소장은 이어 “건강관리를 위해 레저스포츠를 즐기는 사람을 위한 자전거도로도 좋지만, 자전거도로는 생활자전거도시를 만드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가 돼야한다”고 강조하면서 “자동차의 위험에서 완전히 해방된 안전한 학교길, 시장길, 출근길이 될 수 있는 무심천 하상도로의 작은 문제들을 고쳐나가는 일이 청주를 우리나라에서 가장 공기 맑은 도시로 만드는 지름길“이라고 주장했다.

지난해 도내 일부 자치단체장들은 고유가시대에 맞춰 자전거 출퇴근을 주민들에게 공표했다. 정우택 지사는 지사관사에서 도청까지 300m 거리를 100일 동안 자전거로 출근했다. 보은·옥천군수도 관용차대신 자전거 출퇴근을 약속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자전거를 타는 단체장은 없다. 당시 자전거를 탔다고 하더라도 관사에서 청사까지 안전한 길만 다녀 시민들의 고충을 알기에는 역부족이다. 결국 이는 고유가시대에 이벤트용으로 기획된 행사에 불과했던 것이다. 자가용으로 편하게 이동하는 자치단체장 눈에 자전거도로의 문제점이 보일리 만무하다.

충북도는 또 지난해 5월 매월 둘째주 금요일에 운영하는 ‘차 없는 날’을 ‘자전거타는 날’로 지정하고 근거리 공무출장 때 업무용 자전거를 타고 갈 수 있도록 한다고 발표했으나, 후속조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말뿐인 행정임이 입증된 셈이다.

   

“자전거위한 신호등 설치하라”
최 소장은 2000년대 들어 자전거타는 학생과 일반인들을 모집해 청주시내 자전거도로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있다. 이들은 직접 자전거를 타고 시내를 돌아다닌다. 올해도 날씨가 따뜻해지는 3월이 되면 자전거도시만들기 조사단을 꾸려 본격적인 조사에 들어간다는 것.

그는 “자전거를 타고 조사한 결과 자전거도로에 전주가 버티고 서 있거나, 상가에서 내놓은 물건들이 쌓여 있는 곳이 많았다. 또 산남3지구 계룡리슈빌 아파트 입구 사거리에는 자전거 횡단도가 있어 안전하게 건널 수 있으나 역시 전주 때문에 여간 불편한 게 아니다. 주유소에서도 도로에 입간판을 내놓는 경우가 많아 위험하다. 서원학원 앞 뚝방길에서 하상도로로 내려가는 계단도 너무 경사가 져서 위험하고, 내려온 뒤 곡선다리 뒤의 자연석은 울퉁불퉁해서 자전거가 다닐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무심서로 쪽 제1운천교 좌우에는 자전거도로가 설치돼 있다. 그러나 자전거를 타고 이 다리를 건너기에는 너무 위험하다. 다리 앞 사거리에는 자동차정차금지구역 표시가 돼있지만, 자전거가 직진할 수 있는 틈을 주지 않아 자전거는 마냥 기다려야 한다. 이 때문에 자전거 신호등을 따로 설치하거나 파란불 일 때 자전거가 건너도록 우회전 차량의 진입을 막아야 한다는 게 최 소장 말이다. 청주시내 신호등 맨 아래칸에 자전거 신호등을 따로 설치한다면 자전거 타는 사람들이 보다 안전하게 건널 수 있을 것이다.

   
들쭉날쭉 자연석 모양을 낸 돌다리는 보기는 좋으나, 자전거가 건널 수 없어 불편하다.

청주시는 지난해 무심천~장평교 자전거도로 준공에 이어 올해는 자전거전용 횡단보도를 설치하고 요철부분 정비, 보도턱 낮추기, 자전거 거치대 설치 등의 편의시설 확충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편의시설 확충은 필요하지만, 시는 지난 2004년 1월 건설과 안에 만들었던 ‘자전거시설담당’을 2007년 7월 조직개편하면서 없앴다. 자전거시설을 담당하는 계가 생겨 좋은 평가를 받았으나 3년여 만에 없애고 만 것이다.

시 관계자는 “전체적인 도로유지·보수를 위해 도로관리계로 명칭을 변경했다. 업무는 그대로 하고 있다”고 말했으나, 시민들은 청주시의 자전거정책이 몇 년 반짝하고 마는 일회성이 되는 게 아니냐고 우려하고 있다. 저탄소 녹색성장을 위한 자전거타기도 말만 요란한 정책이 될까 벌써부터 걱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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