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 남상우-계투 이기용-마무리 이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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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발 남상우-계투 이기용-마무리 이대원
  • 이재표 기자
  • 승인 2009.04.29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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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프로야구 청주개막전(28~30일) 차례로 시구
유력인사 너도나도 등판 희망, 개인도 기회는 있어

   
▲ 선발 남상우
‘2009프로야구 청주시즌’이 개막됐다. 올 프로야구는 4월4일에 시작됐지만 청주연고팀이 없기 때문에 인근 대전에 연고를 둔 한화이글스의 청주홈경기 3연전이 4월28~30일까지 청주야구장에서 열린 것이다. 시즌 첫 상대는 LG트윈스였다.

한화 이글스는 올해 청주 홈경기를 모두 9차례 가질 예정인데, 이후 5월26~28일 삼성라이온즈, 7월31~8월2일 롯데 자이언츠를 상대로 각각 3연전을 더 펼칠 예정이다. 충청북도야구협회는 개막 첫날인 28일 청주와 진천지역의 소년소녀가장 100명을 초청해 무료 관람과 함께 간식 등을 제공하는 등 다양한 개막행사를 준비했다.

야구경기를 관람하는 묘미 가운데 하나는 ‘시구’다. 2009년 시즌의 경우 8개 팀이 팀 간 19게임씩 모두 532경기를 진행하는데, 프로야구에서 시구자로 어떤 인물이 등장하는가는 언론에 종종 등장하는 화젯거리다. 유명 여자연예인들이 마운드에 오를 경우 이들의 복장이나 투구 폼 등이 연예스포츠 부문의 빅뉴스가 되기도 한다. 일본에서는 최근 수영복 모델이 비키니를 입고 공을 던져 해외토픽으로 지구촌 언론에 등장하기도 했다.

감동을 던진 시구도 있다. 오래전 얘기지만 두 다리가 없이 미국으로 입양된 장애아 애덤 킹이 2001년 한국을 방문해 당시 7살의 나이로 ‘티타늄 다리’를 절뚝이며 개막전 시구를 한 장면은 아직도 야구팬들의 뇌리에 생생하게 남아있다.

   
▲ 계투 이기용
가장 식상한 것은 정치인들의 시구다. 2009년 프로야구 개막 전 가운데 하나인 SK와 한화전에서는 유인촌 문화관광부 장관이 시구를 했는데 시구가 끝난 뒤 양팀을 돌며 악수를 하느라 5분여가 흘렀고, 결국 관중들의 야유를 받으며 강판(?)을 당하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청주처럼 연간 한 자릿수 경기가 열리는 변두리 구장의 경우 유력인사들이 시구자로 줄을 서기 때문에 역시 관중들이 시구를 즐기는 묘미를 기대하기 어렵다. 실제로 청주 개막 3연전의 경우에도 28일 남상우 청주시장을 시작으로 29일 이기용 도교육감, 30일 이대원 도의회 의장이 이어 던졌다. 거물급 단체장들이 선발, 계투, 마무리까지 마운드를 책임진 3연전에서 또 다른 볼거리를 기대했던 관중들의 기대는 반감됐다.

청주시장 개막시구는 기정사실
첫날 남상우 청주시장의 선발 등판은 청주야구장을 사용하는 한화이글스 구단이 그동안 역대 청주시장에게 예우 차원에서 기회를 제공해온 것이었다. 규정은 없지만 이는 관례로 지금까지 예외가 없었다. 선출직 시장으로서는 7000석을 가득 채운 유권자 앞에서 정치인으로서 자신의 이미지를 부각시킬 수 있는 절호의 찬스다.

   
▲ 마무리 이대원
박철석 청주시 체육청소년과장은 “(남 시장이)유도 유단자이고 모든 운동을 좋아하지만 야구부가 있는 청주고 출신이라 그런지 특히 야구에 남다른 관심이 많더라”며 “지난 WBC대회 한일전이 있던 날에는 행사에 참석해서도 경기 진행 상황에 대해 관심을 보였을 정도였다”고 귀띔했다.

계투와 마무리로 각각 이기용 교육감과 이대원 도의회 의장이 등판하는 데는 충청북도야구협회의 입김이 작용했다. 박한석 충북도야구협회장은 “이기용 교육감의 경우 ‘교육계의 수장으로서 엘리트 체육에 보다 관심을 가져달라’는 의미에서 시구를 부탁드렸다. 이대원 도의장은 충북도야구협회의 상임고문이라 시구자로 추천했다”고 밝혔다. 이 교육감과 이 의장은 2009 개막전 시구가 첫 등판이다.

기업 홍보수단 활용, 구단추천 이벤트도
상대적으로 게임 수가 적은 청주경기는 흥행이 보장돼 있기 때문에 기업들에게는 군침이 도는 홍보의 공간일 수밖에 없다. 지난해 향토기업 시원소주는 물밑 로비 끝에 장덕수 사장의 개막 3연전 마무리 시구 등판을 성사시켰다. 시원소주는 경품으로 소주를 제공하고, 입장객들에게 꽁꽁 언 생수를 나눠주겠다는 조건으로 장 사장을 마운드에 올렸다. 시원소주는 또 등판당일 충주 성심학교 청각장애인 야구부에게 후원금 100만원을 전달했다.

한화이글스 구단이 이벤트로 시구자를 선정하는 경우도 있다. 지난해 이례적으로 청원군 오창읍 각리초에 다니는 정성하 학생을 시구자로 내세운 것이 대표적인 예다. 정 군은 SBS 오락프로그램인 ‘스타킹’에 핑거스타일로 연주를 하는 기타리스트로 소개돼 비상한 관심을 끌었던 인물이다.

한화이글스 마케팅팀 박선희 대리는 “정 군이 텔레비전에 소개된 뒤 블로그에 수만 명이 접속했다는 것을 알고 우리가 먼저 연락을 취했다. 다행히 정 군이 한화이글스의 열렬한 팬이어서 좋은 이벤트가 됐다. 전광판을 통해 정 군의 연주장면을 내보내 박수를 받았다”고 밝혔다.

청주야구장의 경우 시구기회는 한정돼 있지만 개인에게도 등판할 수 있는 길은 열려있다. 박선희 대리는 “개인도 한화이글스가 벌이고 있는 사랑의 릴레이에 참여하는 조건으로 시구가 가능하다. 구단 측과 유선 협의를 통해 일정을 조정하면 된다”고 말했다.  

청주야구장 많이 좋아졌네
등받이 좌석에 투구 스피드건까지

최신식 구장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청주야구장이 그래도 많이 좋아졌다. 청주시는 야구팬들의 흥미와 관심을 유도하기 위해 청주야구장 전광판 운용실에 스피드건을 설치하고, 투수들의 투구속도를 전광판으로 표출하는 시스템을 구축해 28일 개막전에서 처음 선을 보였다.

청주야구장은 1979년 개장한 뒤 30년이 흐르면서 프로야구팀의 제2홈구장이라고 부르기에는 너무 낙후된 시설로 외면을 받았으나 2007년 10월부터 50억원을 들여 시설개선 공사에 들어가 2008년 4월15일 새 단장 공사를 마무리했다.

가장 크게 달라진 것은 1만명에 이르는 좌석을 7420석으로 줄이는 대신 등받이를 갖춰 관중의 편의를 도모한 것. 조명등도 대폭 늘려 어둠침침한 구장이라는 오명도 벗게 됐다. 그러나 영원히 해결할 수 없는 숙제는 펜스까지의 거리다. 좌우 거리는 99m, 가운데도 110m에 불과해 펜스의 높이를 높인 대구구장과 함께 ‘투수들의 무덤’으로 손꼽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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