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사진, 웃는 표정만 찍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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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사진, 웃는 표정만 찍지 마세요
  • 육성준 기자
  • 승인 2003.09.30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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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태어나  어른으로 성장하기까지 수도 없이 많은 사진을 찍지만 그 사진들 중 과연 울고 있는 사진이 얼마나 있을까? 아마도 엄마 품에서 어리광을 부리고 있는 사진이 대부분일 것이다. 또한 설령 있다 해도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요즘은 발달된 디지털 기술로 웃고 있지 않은 사진도 미소 띤 얼굴로 바꾸는 프로그램까지 나와 있는 추세이다. 일명 스티커 사진처럼 사람의 얼굴을 인위적으로 조작해 자연스러움이 없는 다른 얼굴로 만들어 내는 것은, 완벽을 추구하는 디지털 기술만큼이나 우리의 모습도 변해가고 있다는 현실을 말해준다.

아기를 키운 부모라면 누구나 한 번쯤 백일이나 돌을 기념해 사진을 찍은 경험을 가지고 있다. 사진관의 사각 틀 안에 앉게 하여 아이를 웃기려는 사진사와, 카메라 옆에서 덩달아 땀을 흘려가며 아기의 웃음을 유도해보려는 부모들의 모습은 아기 사진을 찍는 사진관에서 볼 수 있는 진풍경이다. 그것이 아기에게 얼마나 큰 정신적 스트레스인지 모르고 말이다.

종종 거리를 지나다 아기전문 사진관의 펼쳐놓은 광고성 앨범을 보면, 모두들 똑같이 방그레 웃고 있는 사진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또한‘어떤 배경에 어떤 종류의 액자, 어느 정도의 크기’등으로 값을 흥정하며 지나가는 사람들을 눈길을 잡는다.

그렇다고 해서 무조건 웃는 사진이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문제는 자연스러움이다. 얼마 전 소개했던 "아이 사진은 부모가 찍어라"에서 갓난아기 때의 아기들은 엄마의 심장소리나 목소리, 심지어 육감으로 엄마의 존재를 알고 안정을 찾는다고 했다.

대부분의 가정에는 디지털 카메라, 또는 옛 필름 사진기가 있을 것이다. 그것을 이용해 보도록 하자. 무조건 백일이다 돌이다 해서 사진관을 찾아가는 것보다는, 평상시 목욕을 하는 사진이나 자고 있는 모습, 젖을 먹고 있거나 아빠와 즐겁게 놀고 있는 사진 등, 집에서도 최고의 스튜디오를 만들어 낼 수 있다. 아기를 키우고 있는 부모들과 이제 예비 부모가 될 사람들이라면 한 번쯤 사진사가 되어 볼 준비를 해 보는 것도 좋다. 적어도 아이에게는 이 다음 성장했을 때 한 장 한 장의 앨범을 넘기며 색다른 추억에 잠기게 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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