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결국 모두 갇혔다”
상태바
“우리는 결국 모두 갇혔다”
  • 박소영 기자
  • 승인 2003.10.02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부조리극 ‘두남자 스토리’ 올리는 청년극장

요즘 연극계가 바쁘다. 도내 연극단체들은 올 하반기 연합공연을 계획했으나 도 조례상 한작품에 도문진금을 모두 다 쓸수 없다는 이유로 무산돼, 하반기 공연준비에 비상이 걸린 것이다. 상당극회는 이미 지난달 내내 ‘늙은 창녀의 노러를 올렸고, 지금은 10월 23일에 진천에서 열릴 악극‘이수일과 심순애’를 맹연습중이다. 또 얼마전 시민극장이 배비장전을 무대에 올렸다.

그 다음 타자는 청년극장. 제 88회 정기공연작 ‘두남자 스토리’가 오는 10월 3일부터 27일까지 문화공간 너름새에서 오후 7시, 주말은 오후 4시·7시에서 열린다. 단 10월 23일은 쉰다. 

‘두남자 스토리’의 원제는 ‘스트립티즈’다. 또한 부조리극이라는 닉네임이 작품해설에 붙는다. 부조리극이란 일정한 조리가 없는 극으로, 반복되는 상황연출로 관객이 보기에 조금은 불편하게 느껴지는 연극을 말한다. 연출을 맡은 김상규씨는 “누구나 느낄수 있는 보편적 상황, 감성을 이끌어내 같이 호흡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극은 맨1 김서현씨, 맨 2에 방근성씨가 각각 미지의 어떤 힘에 이끌려 문하나와 의자 두 개만 있는 공간에서 갇힌 이유와 밖으로의 탈출을 두고 벌이는 두사람의 반대적인 시선과 행동에 초점을 맞춘다. 그러나 어느 한순간 문이 열려 이들은 탈출에 성공하지만, 다시 그 공간에 갇히는 엔딩장면을 보여주며 결국 ‘모두가 무언가 보이지 않은 힘에 갇혀있다’는 씁쓸한 결론을 낸다.

소심한 맨1 역할에 김서현씨는 “보이지 않은 힘이 권력이 될수고 있고, 종교일 수도 있지만, 작은 내 일상에 있는 억압과 억눌림으로 해석할 수도 있겠죠. 관객들 스스로가 답을 찾기를 바랍니다” 라고 말한다.

연극의 원 배경은 노동자계급과 지식인 계급이 공산주의라는 이데올로기에 묶여있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그렇다면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를 억누르는 권력은 무엇일까. 아마 갇혀진 공간이 매일 출근하는 회사일수도, 사회일수도, 가까운 가족일수도 있을 것이다. 또 오늘도 우리는 각기 자신만이 처한 방에서 만져지지 않는 억압과 억눌림에 대해 탈출할 것인지, 아님 수용할 것인지 고민하고 있을 지 모른다. 바로 맨 1과 맨 2 처럼. 

연출자 김상규씨는 “연극이 주는 재미를 최대한 살릴 것입니다. 남의 인생을 엿보는 것이 연극이지만, 현재 나를 돌아볼수 있는 기회를 선물할 것입니다” 라고 말했다. ‘두남자 스토리’는 배우로서만 활동했던 김상규씨의 첫 연출작이고, 또 청주를 잠시 떠나 영화판에서 활동하고 있는 두 주연배우들이 잠시 ‘귀향’하여 만든 연극이다. 이것이 또다른 두남자 스토리일수도. 좋은공연종합관람권 작으로 일반 5천원, 학생 2000원으로 할인 받을 수 있다. 공연문의 ( 269-1188 )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