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예의 뿌리를 만날 수 있는 기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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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예의 뿌리를 만날 수 있는 기회입니다"
  • 박소영 기자
  • 승인 2003.10.07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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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엔날레 전통전승공예관 '갓일'시연행사

 장인정신으로 작품을 일생의 업으로 해 온 전통공예인들에게서 우리는 공예의 뿌리를 찾아 볼 수 있다. 대를 이어온 끈질긴 작업의 유산들인 전통공예품들은 우리에게 경이로움마저 선사한다.

그래서 전통전승공예관에서 열리는 국가 중요 무형문화재인 장인들의 시연행사는 그 의의가 깊다. 긴 세월 축척된 노하우를 지켜볼수 있고, 또한함께 느낄 수 있는 귀중한 시간이다. 흔치 않은 기회임에 분명하다.

오는 8일 시연행사는 무형문화재 제 4호로 지정된 정춘모씨의 '갓일' 제작 이다.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2시까지다.

'갓'은 조선초 만들어져 1930년대까지 사용했던 관모다. 지금은 갓을 쓰는 사람들은 정말 일부 특정층이지만, 우리 할아버지 세대들만 해도 갓은 익숙한 물건이다.

갓을 제작하는 과정은 크게 세가지로 구분된다. 갓대우 부문을 말총으로 엮는 '총모자장' 대올을 실날처럼 떠서 차양부분을 얽어내는 '양태장',총모자와 양태를 조립하면서 명주를 입히고 옻칠해 완제품을 만들어 내는 입자장이 그것으로, 서로 분업을 거쳐서 하나의 갓이 완성된다.

양태장, 입장장, 총모자장은 이미 고인이 됐고, 1980년에 고정생, 오송죽이 추가로 지정됐으나 작고했다. 현재 보유자는 오직 김인, 정춘모씨 뿐이다. 이렇듯 갓일의 장인이 급격히 사라져가니, 갓또한 얼마 지나지 않아 먼 시대의 유물처럼 남겨질지도 모르는 일.

제작공정은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말총과 쇠꼬리털의 길이가 비슷한 것을 분류하고, 일골 위 정면에 창호지를 바르고 아교칠을 하고 말려 날줄과 사잇줄이 흐트러지지 않게 붙인다. 그 다음 일골을 세워 말총 8줄을 16가닥이 되게 겹쳐서 한 묶음으로 하여 4묶음을 정자로 엮어 붙인다. 처음 날줄이 64가닥이 된다. 64가닥에 64가닥을 더해 128줄이 되고, 이어 같은 배수씩 합해 결국 도합 512줄을 만든다. 다 절인 총모자는 골에서 빼고 난 다음, 이를 뒤집어 먹칠을 해 완성한다. 그 다음 입방으로 보내져 입자장의 손으로 최종 완성된다. 숙련된 솜씨로 총모자 하나를 만드는데 5일에서 10일이 소요되는데, 노쇠가 심한 오늘날에는 보통 20일이 넘게 걸린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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