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타항공 이륙하니 저가상품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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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타항공 이륙하니 저가상품 뜬다
  • 이재표 기자
  • 승인 2009.06.17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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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제주 관광상품 10만 원대부터 쏟아져
최신형 보잉기, 날짜 잘 고르면 왕복 5만원

제주행 이스타항공 탑승기
청주에 본사를 둔 저가항공사인 한성항공이 17일부터 ‘항공운송사업 등록 취소 절차’에 들어간 가운데, 12일부터 청주-제주노선 운항에 들어간 이스타항공이 청주공항 활성화에 효자 노릇을 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국토해양부는 지난해 10월 운항 중단에 들어갔던 저가항공사인 한성항공에 대해 ‘부정기 항공운송사업 등록 취소’ 절차에 들어갔다. “한성항공의 운항 재개와 관련해 15일 현재까지 연락을 받은 것이 없다”면서 항공법상 6개월의 휴업기간이 끝난 직후인 17일부터 ‘20일 사업 일부 정지’ 조치에 들어간 것. 최후통첩기간이라 할 수 있는 이 기간에도 운항을 재개하지 못하면 결국 항공사로서 운명을 다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14일 오전 8시30분 청주공항을 이륙한 제주행 이스타항공에 탑승해 10만원대부터 쏟아지고 있는 관광상품의 일부를 직접 체험했다.

   
▲ 14일 오전 청주공항에서 이륙을 준비중인 이스타항공의 보잉기(위)와 15일 기내에서 승무원과 승객이 벌인 가위바위보게임(아래). 우주공간을 연상케 하는 기내 분위기가 이색적이다.
   

저가항공하면 떠오르는 것 가운데 하나가 좌석이 관광버스 스타일인 80석 미만의 프로펠러 비행기다. 이는 청주-제주노선을 운항했던 한성항공과 현재 제주노선을 운항중인 제주에어의 기종으로 인해 만들어진 편견이다. 참고로 양사의 프로펠러기는 모양은 비슷하지만 한성항공이 ‘ATR72’ 기종 중고비행기인 반면 제주항공은 ‘Q-400’ 새 비행기다.

그러나 12일부터 청주-제주노선 운항에 들어간 이스타항공의 기종은 보잉사에서 만든 신형 제트기로, 차세대 항공기라는 별칭이 붙었을 정도로 최대 판매실적을 자랑하는 ‘보잉737NG’ 기종이다. 이스타항공 청주본부 관계자는 “대형항공사와 같은 제트기인데다, 신형모델이기 때문에 이착륙 시에 승기감이 안정적이고 안전성면에서도 인정을 받고 있는 기종”이라고 설명했다.

좌석수도 131석, 149석, 189석 등 3종인데, 14일 오전 청주공항을 이륙한 기종은 149석이었으며, 단 한 석도 남김없이 꽉 채운채 물 찬 제비처럼 부드럽게 활주로를 박차고 하늘로 날아올랐다. 탑승객들의 평가는 하나 같이 “뜨고 내리는 과정이 오히려 부드럽다”는 것이었다.

1만9900원부터 ‘그때그때 달라요’
그렇다면 궁금해지는 것은 운항요금인데, 이에 대한 대답은 ‘그때그때 다르다’는 것이다. 현재 이스타항공은 취항기념으로 미끼요금 1만9900원부터 출발하고 있다. 물론 이 요금은 특정한 날짜, 제한된 좌석에 한해 적용되는 요금이다.

더욱 싼 요금을 적용받기 위해서는 회원가입과 인터넷 예매는 필수이고 최대 80~90일 전에 일찍 예매하는 것이 요령이다. 참고로 16일 현재 청주-제주노선의 경우  20일까지는 전석 매진이다. 22일 역시 매진. 나머지 평일 요금은 2만9900원, 26일 금요일 요금은 5만8900원으로 대형항공사 요금과 별 차이가 없다.  27일 토요일 요금은 4만4900만원으로 완전히 ‘탄력요금제’를 운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7월2일에는 1만9900원짜리가 남아있다. 

이처럼 탄력요금제를 운용하다보니 이를 적절히 이용한 여행상품은 1박2일을 기준으로 10만원대부터 쏟아져 나오고 있다. 관광지 입장료와 식사일체를 제공하는 2박3일 상품도 25~30만원에서 고를 수 있다.

청주시내 R여행사 관계자는 “이스타항공의 경우 제주시내 일부 호텔들과 에어텔 패키지 계약을 맺고 렌터카와도 제휴돼 있다. 운항요금과 호텔비, 렌터카 비용 등에서 30~40%까지 절감할 수 있다 보니 초저가 상품을 내놓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날 1박2일 골프상품으로 제주에 온 오 모(44·남)씨도 “항공편, 숙박, 라운딩 2회 그린피를 모두 포함한 비용이 30만원에 불과해 공짜라는 생각마저 든다”며 “개인적으로 이 정도 여행을 하려면 최소한 50만원은 잡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국내선 기내서비스 ‘거기서 거기’
기종과 가격은 그렇다 치고 요금이 싼 만큼 대형항공사에 비해 기내 서비스가 떨어지는 것은 아닐까? 결론부터 내리면 국내선 기내서비스는 어차피 ‘거기서 거기’라는 것이다. 실제로 운항시간이 꼭 1시간인 청주-제주노선에서 제공되는 기내서비스는 항공사 공히 1차례 이뤄지는 음료(물·주스·차류)제공이 전부다. 외국의 저가항공사들이 음료수를 유료(약 5000원선)로 제공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굳이 차이가 있다면 신문이나 잡지 등 ‘읽을거리’의 제공 여부다. 대형항공사들의 경우 당연히 읽을거리를 제공하지만 저가항공사들은 회사마다 다르다. 이스타항공, 진에어 등은 이를 제공하지 않지만 제주항공은 기내지를 제공한다. 에어부산은 부산-제주 구간에는 제공하지 않는 반면, 김포-부산은 신문을 제공한다. 

오히려 이 시점에서 이스타항공을 타면 취항기념으로 이뤄지는 각종 이벤트를 제공받을 수 있다. 그 중에 하나가 추첨을 통해 주어지는 가족사진 촬영권이다. 음료서비스를 제공할 때 종이컵 밑바닥에 별모양이 있는 컵을 잡는 사람에게 12만원 상당의 사진 촬영권을 제공하는 것. 이날 촬영권을 받은 이 모(41·여)씨는 “가족들과 함께 한라산을 등반하기 위해서 제주도에 가는 길인데 뜻하지 않은 선물을 받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이스타항공은 또 기내에서 스튜어디스가 사진을 찍어주고 고객의 이메일로 전송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저가항공사의 고객서비스와 관련해서는 한국소비자원이 지난 4월 만족도를 조사한 공신력 있는 결과가 나와 있다. 4월6일~16일까지 현재 운항중인 4개 항공사 고객 4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이스타항공은 67점으로 최고점을 받았다. 이어 진에어 65.6점, 에어부산 64.7점, 제주항공 62.3점 순이었다.

군산 거점 이스타, 국제선은 청주가 발판
연내 상하이 노선…향후 도쿄행도 검토중

이스타항공이 청주를 거점으로 국제선 취항에 나설 방침이어서 향후 청주공항 활성화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스타항공 양해구 대표는 최근 기자간담회를 통해 “9월 초 5호기를 들여와 10월부터 시범적으로 국제선 전세기를 운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양 대표는 또 “국제선 시범 운항은 청주-상하이 노선이 긍정적으로 검토되고 있으며 장기적으로 청주-도쿄 노선도 검토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스타항공은 전북 군산에 본사를 두고 있으나 국토의 중심에 위치한데다, 세종시 건설 등으로 국제선 취항의 여건이 성숙되고 있는 청주공항을 국제선 거점공항으로 삼겠다는 전략을 세워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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