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원군, ‘장길산’ 촬영장 건립 꿈 이룰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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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원군, ‘장길산’ 촬영장 건립 꿈 이룰까
  • 홍강희 기자
  • 승인 2003.10.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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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의 문화재단지에 30억 투자해 오픈세트장 유치 계획
군의회 통과여부 주목, 현재 찬반 양론 팽팽

청원군이 사업비 30억원을 투자, 문의면 문화재단지내에 SBS ‘장길산’ 촬영장 건립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대하드라마 ‘장길산’은 10여년에 걸쳐 한국일보에 연재되면서 인기를 끌었던 소설가 황석영씨 작품.
황씨는 조선시대 의적 두목 장길산을 주인공으로 해서 민중들의 힘없는 삶을 밀도있게 그려 해방이후 최고의 소설이라는 평을 받았다.

청원군, “청남대 관람객, 볼거리 제공”

드라마 촬영장을 건립해 군은 급증하고 있는 청남대 관람객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하고 문의지역 경제활성화를 꾀하는 한편 촬영장 관람객을 초정약수 등 군내 문화관광유적지로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윤석만 청원군 문화공보과장은 “국비를 받아 문화재단지내에 조선시대 중기의 저잣거리를 만들려던 차에 SBS방송에서 드라마 촬영장 건립을 제의해왔다. 전통가옥 한 채 짓는데 5억원 가량 드는 것을 감안하면 이익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군은 문화재단지내에 있는 기존의 민가와 양반가, 관가 등의 시설을 적극 활용할 수 있어 세트장 건립비 10억원을 절약할 수 있다는 계산도 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이규상 계장은”드라마 스탭 150명이 촬영장에서 1년 반 동안 숙식하면 관광객들이 몰려올 것이고, 이렇게 되면 문의를 대내외에 알릴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 군의회의 통과가 남아있는데, 지난 6일 감독과 SBS드라마 본부장이 내려와 의원들을 상대로한 설명회를 가졌다”고 밝혔다. 문화재단지에 설치 예정인 시설로는 사대부촌과 양반촌, 중인촌, 관청, 동헌, 옛 장터 등. 군에서는 앞으로 입장료와 농산물판매, 기타 수입으로 40억원 가량을 예상하고 군의 브랜드 가치가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사후관리 안되면 예산만 ‘꿀꺽’

현재 관건은 군의회의 통과 여부인데 담당 상임위인 내무위원회에서는 찬반 양론이 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종설의원(내무위·옥산)은 “의원들이 다른 지역의 드라마 촬영장 현장답사를 다녀왔다. 나는 부천 ‘야인시대’ 촬영장을 둘러봤다.

그런데 부천시에서 행정적인 절차를 마치는데도 1년이 걸렸다고 하는데 청원군은 시간이 너무 촉박하고 준비가 안돼 있다. 촬영 예정이 올해 말이나 내년 1월이고, 문화재단지에서 입장료와 주차료를 받으려면 조례도 제정해야 하는데 시간이 너무 없다”며 “부천은 민간위탁으로 운영하고 문경 ‘왕건’ 촬영장은 성공사례로 꼽히고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한의원은 현 상태의 문화재단지 모습으로는 입장료나 주차료를 받지 못할 처지라서 군비를 투자, 관광지로 확대한다는 계획은 이해가 되나 사후관리를 어떻게 잘 할 것인가가 문제라고 강조했다. 또 문의면 주민들의 여론이 문화재단지가 살아야 지역경제가 활성화된다며 촬영장 설치를 적극 원하고 있고, 건립비 30억원 중 수자원공사에서 금강유역지원사업비 10억원을 내놓는다는 것도 의원들의 결정에 어느 정도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일부 의원들중에는 지역과 연관성이 없는 촬영장을 유치해놓고 사후관리가 안되면 결국 몇십억원을 날려버리는 꼴이 될 것이라며 반대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한편 드라마 ‘장길산’은 내년 6월초부터 80부작을 매주 토·일요일 방송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연출은 드라마 ‘형제의 강’ ‘덕이’ ‘야인시대’를 만들었던 장형일씨가 맡고, ‘옛날의 금잔디’ ‘형제의 강’ ‘오남매’ 등을 쓴 이희우씨가 극본을 담당한다. 촬영장 건립 여부는 이번 주 중 군의회에서 결정된다.

드라마촬영 오픈세트장 건립 ‘붐’
전국 4군데, 문경의 ‘왕건’ 촬영장은 성공케이스로 꼽혀

현재 전국적으로 드라마촬영 오픈세트장이 건립된 곳은 4군데다. 모두 역사물의 성격을 띠고 있다. KBS ‘왕건’ 촬영장이 충북 제천시 금성면과 경북 문경시 문경새재내에, 또 SBS ‘대망’ 촬영장이 제천시 청풍면 청풍문화재단지, SBS ‘야인시대’ 촬영장이 경기 부천시 원미구에 설치돼 있다.

이 세트장을 건립하기 위해 지자체가 들인 돈은 대체로 10∼30억 정도이나 부천시는 ‘야인시대’ 촬영장에 건축비와 기타 잡비를 포함해 70억원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입은 2000년 만든 제천의 ‘왕건’ 촬영장이 현재까지 18억원, 2001년 건립된 ‘대망’ 촬영장은 21억원, 그리고 지난해 만든 ‘야인시대’ 촬영장이 26억원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반해 지난 2000년 건립된 문경 ‘왕건’ 촬영장은 62억원이나 벌어들였다. 이 곳은 문경새재라는 도립공원을 끼고 있어 관광객이 끊이지 않는 장점이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수익을 낼 수 있는 요인은 입장료와 주차료. 주변에 관광지를 끼고 있는 곳은 입장료 수입이 있으나 제천 금성면의 ‘왕건’ 촬영장은 주차료만 받아 다른 데보다 수입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제천시 관계자는 “‘대망’ 촬영장은 청풍문화재단지에 상승효과를 주고 ‘왕건’ 촬영장은 주변의 아름다운 경치와 어울려 관광객들이 꾸준히 찾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에 대한 불만도 만만치 않다. 방송국측에서 지자체간에 경쟁심을 불러 일으켜 촬영장을 만들게 하는데 여기에 따른 비용이 너무 많이 든다는 것이다. 모씨는 “지자체에서는 홍보효과와 주민들이 원한다는 이유로 방송국과 손잡고 야외세트장을 만든다. 하지만 출혈이 너무 크다. 엄밀히 말하면 세트제작비는 프로그램제작비에 포함돼 방송측이 부담해야 하는 것 아닌가. 혹 지자체가 촬영장을 유치한다고 해도 비용을 낮출 필요가 있다”며 지자체가 너도 나도 나서지만 손익계산을 확실하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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